[eBook]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 스토리콜렉터 7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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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에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를 너무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심신상실자의 행위는 이를 벌하지 않는다, 심신미약자의 행위는 그 형을 감경한다는 일본 형법 제39조에 대한 허점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며 읽었던 책이었는데 후속작이 출시되었다.


사실 전작에 비해서는 기대를 너무 해서 그런지 조금 실망하긴 했다.


내용도 뭔가 전작에 비해서는 알맹이가 조금 빠진 것 같기도 했지만, 묘사력은 더 잔인하고 더 적나라하게 마지막 결말까지 읽게 만들었다.


책 제목에 귀환이라는 말대로 전편에 이어진 살인이 찾아왔다.


전편은 한노시라는 한정되어있는 공간에서 이루어진 개구리 남자의 살인이었지만 이번에는 여러 도시에서 일어나는 살인에 대해서 우리의 천하무적 주인공 고테가와가 와타세를 혼자서 열심히 험담을 하면서 추적해간다.


나는 이상하게 이번 책에서는 고테가와 혼자서 계속 꿍얼꿍얼하면서 와타세를 험담하면서도 따라다니는 게 너무 웃겼다.


전편의 반전에서 머리를 띵하고 맞은 충격이 너무 커서 이번 편은 꼭 범인을 내가 먼저 밝혀야 한다는 사명감이 너무 컸는지 내가 생각했던 범인이 마지막에 밝혀져서 나 혼자 왠지 뿌듯했다.


이번 속편도 당연히 일본 형법 제39조에 대한 허점이 이어졌다. 정신질환자를 책임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벌하지 않는 게 정말 옳은 일일까?


물론 책임능력이 없는 건 이해는 하다만 어찌 되었든 살인은 하게 된다면 그건 환자이기 전에 잔혹한 범죄자로 보고 처리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 형법은 악용하는 사례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정신병원에 수감되어있다가 완치되었다고 다시 세상에 내보냈다가 다시 재범을 저지르는 일도 있을 것이다.


정신병이라는 거 자체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오류를 범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나오다시피 살인자가 정신병원의 사랑 변호사랑 짜고 잔인하게 저지른 살인의 죗값을 그런 식으로 무마하려고 했듯이 말이다.


피해자 유족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사랑하는 사람이 하루아침에 어이없게 내 곁을 떠나갔는데 어이없게 저런 식으로 끝이 난다면무 어이가 없어서 분통이 터져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게 될 것만 같다.


개구리 남자의 행동이 당연히 정당화될 순 없지만, 그래도 한편으로 개구리 남자가 왜 태어났는지를 생각해보면 뭔가 모르게 참 씁쓸하다.


와타세가 고테가와에게 살인자의 심리와 악의에 질려버렸냐고 하니 고테가와는 그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와타세는 말한다. 사람이니까 그런 짓을 하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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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강남
주원규 지음 / 네오픽션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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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도 나왔다시피 대한민국의 핫플레이스라고 하는 강남에서의 일이다.


펜트하우스에서 열 명의 남녀의 시신이 나뒹구는 추잡한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강남 중심가에 로펌 Y라는 변호사 회사가 있다. 민규는 거기 소속되어 있다.


상류층 멤버십 고객들이 더러운 일들을 만들어내면 더럽지 않게 깔끔하게 처리해주는 설계자이다.


도박 빚이 많은 비리 경찰 재명도 있고, 그 외 강남의 돈으로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사람들, 그렇게 해서 움직이는 사람들도 있다.


범인 따윈 중요하지 않다. 동기도 중요하지 않다. 그저 돈에 따라 움직인다.


처음에는 다른 추리소설들을 읽을 때처럼 범인은 누구일까, 왜 이런 짓을 한 거지?라는 궁금증에 이야기를 읽어 내려갔지만


나중에는 애초에 궁금했던 범인, 동기 따위는 다 버려두고 돈으로 굴러가는 더럽고도 어이없는 강남의 설계를 경악하면서 읽어내려갔다.


재명은 민규에게 이런 말을 한다. 강남처럼 더럽게 인간적인 곳이 또 어디 있다고 이런 식으로 나오느냐고.


돈에 대한 양면성이 참 대단하다. 한쪽은 정말 행복하고 아름다운 면이 있는 반면에 한쪽은 정말 더럽고 추악한 면이다.


쾌락 또한 그러하다. 원래 쾌락의 뜻은 유쾌하고 즐거움, 또는 그런 느낌이라고 한다. 


즉, 감성의 만족, 욕망의 충족에서 오는 유쾌하고 즐거운 감정인데 이것을 돈에 추악한 면과 만나서 느끼게 되고 갈망하게 되면

정말 소름 끼치게 무서운 인간의 어두운 본능이 탄생되는 것 같다.


여기 강남에서는 럭키스트라이크라는 담배가 시도 때도 없이 나온다. 다른 담배는 입에 물지 않는다. 무조건 럭키스트라이크였다.


럭키스트라이크에 뜻을 찾아보니 큰 횡재, 운이 좋다는 뜻이 나왔다. 뜻을 찾아보고 왠지 나는 조금 슬펐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세상에 더러운 횡재라도 운 좋게 붙잡고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의 추악한 면을 담배와 함께 다 태워버렸으면 좋겠다고.


강남뿐만 아니라 전국, 아니 전 세계 어느 곳이든 이런 일은 허다하게 많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무섭고도 슬프다.


민규는 재명에게 묻는다. 억울하지 않냐고


재명은 이렇게 대답한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여긴 강남이라고


도대체 어쩔 수 없는 그런 강남은 도대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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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강아지의 시간
보스턴 테란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시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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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두 마리의 강아지와 공감하면서 살고 있다. 그렇기에 강아지가 인간에게 주는 무한한 사랑이 무엇인지 안다.

그래서 나는 어떤 강아지, 기브의 시간에 더 깊이 빠져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빠 기브는 상처 입은 떠돌이 개로 어느 한 도시 모텔 주인인 애나를 만나서 육체적, 정신적 상처를 치료받으며 한 가정을 꾸리고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다 자신이 좋아하는 곳에서 어둠이 없는 최후의 잠에 들었다.

나는 아빠 기브가 최후의 잠에 들었을 때 나도 모르게 우리 애들을 쳐다보고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지만 언젠가는 나에게도 현실이 될 일이기에 .... 그리고 결심했다.

우리 애들이 최후의 잠에 들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 사랑해주기로.

아빠 기브가 가고 어떤 강아지인 기브의 시간이 흘러간다.

기브는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던 중 이언과 젬이라는 형제를 만나 기브를 훔쳐 도망가는 바람에

원치 않았지만 기브의 여행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나 같으면 경찰에 신고해서 당장 잡아다가 감방에 처넣었을 것 같은데 애나는 처음에는 분노하고 나중에는 용서 아닌 용서를 하고

기브가 무사히 커가길 기도를 한다.

이언과 젬은 가정폭력 피해자들이다. 

젬은 폭력의 아픔을 알지만 폭력의 굴레에서 이상하게도 못 빠져나오고 똑같은 길을 걷고 있는 안타까운 아이다.

이언은 폭력의 아픔을 사랑으로 이겨내려고 발버둥 치는 아이다.

그런 아이들과 여행이 시작되었고, 루시를 만나게 되고, 그리고 딘 히콕을 만나 마지막까지 위로를 해주고 사랑을 나눠주는 멋진 이야기다.

기브가 애정표현을 하고 위로를 해주는 장면들은 내가 강아지를 키워서 그런지 상세하게 상상이 절로 되어서

더 책에 몰입할 수 있었고 덩달아 나도 기브에서 사랑받고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다.

기브의 시간을 함께 하는 동안 기브가 애정표현을 하는 장면마다 그리고 감동받는 장면마다

우리 애들을 자연스레 쳐다보았는데 그럴 때마다 까만 눈동자들이 내 눈과 마주치며 나에게 ˝사랑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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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밤의 이야기꾼들
전건우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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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 없이 읽기 시작했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깜짝 놀랐다.

밤에 잠들기 전에 틈틈이 읽었다. 이상하게도 글을 읽기 시작하면 나는 목련 폐가에 앉아서 열심히 듣고 있는 기분이 절로 났다.

나는 원래 무서운 이야기나 괴담 이야기를 좋아한다. 무서운 이야기만 있는 건 줄 알았는데 .. 방심했다.

무서운 베이스가 깔려있지만 알고 보면 슬픈 이야기도 있었다. 나도 모르게 슬프기도 하고 해서 마음이 찡한 것도 있었다.

폐가에 여럿이 모여서 자신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첨엔 나도 주인공처럼 이게 뭐야 하는 심정이었지만 점점 그 사람들에 이야기에 빠져들어있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높고 날카로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여자의 ˝과부들˝이라는 집안의 물건을 훔쳐 가는 난쟁이들의 이야기였다.

그 난쟁이들은 평소에는 절대 사람 눈에 띄지 않다가 람 눈에 보이게 되면 그 사람을, 오로지 그 사람만을 위한 착한 일을 해준다고 한다.

두 번째 이야기는 정신과 의사의 ˝도플갱어˝라는 성형중독 여자의 이야기였다.

세 번째 이야기는 큰 특징은 없지만 옅은 광기의 냄새가 묻어나는 남자의 ˝홈, 스위트 홈˝이라는 치열한 집 지키기 이야기였다.

인간이 무언가에 미치게 집착을 하게 되면 정말 정말 무서운 것 같다.

네 번째 이야기는 소름 끼치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여자의 ˝웃는 여자˝라고 무서운 이야기에 자주 등장했던 빨간 마스크 이야기였다.

빨간 마스크의 어렸을 때 이야기, 빨간 마스크가 이 세상에 태어나게 된 이야기인데 ..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생각하는 건데

단 한 명이라도 이 소녀에게 따뜻한 마음을 알려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들었다.

다섯 번째 이야기는 무뚝뚝하고 목소리가 탁한 남자의 ˝눈의 여왕˝이라는 무섭고도 슬픈 저주 이야기였다.

무서움에 겁먹은 인간들의 이기적인 집단의 광기가 어쩌면 귀신의 저주보다 더 무서운 게 아닐까 싶다.

마지막 이야기는 주인공 정우의 ˝그날 밤의 폭우˝라는 주인공이 살면서 마음속 깊이 꽁꽁 숨겨놓았던 따뜻하고도 슬픈 이야기였다.

누구나 마음속에 꽁꽁 숨겨놓고 모른척하는 이야기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그것이 좋은 이야기든 나쁜 이야기든 말이다.

정우는 자기의 이야기를 마치며 딱지처럼 내려앉은 기억을 떼어내는 일에는 고통이 뒤따른다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는데

왠지 나도 모르게 토닥토닥해주면서 엉엉 같이 울어주고 싶었다.

밤의 이야기꾼들 모임의 사회자를  맡고 있는 노인은 이런 말을 한다.

이곳에서 이야기는 생명력을 얻는다고,

그리고 밤의 이야기꾼들이 진행되는 동안 이야기 속에 존재들은 아주 잠시 동안 실체를 얻어 이 세상에 오게 된다고.

나도 밤의 이야기꾼들에 초대받아 나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면 나는 어렸을 때부터 나를 지켜주었던.. 지금은 하늘나라에서 즐거운 여생을

보내고 있을 나의 히어로인 우리 할머니 이야기를 전해주고 그리운 우리 할머니의 따뜻한 손길을 잠시나마 다시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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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유정천 가족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4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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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일본문화가 많이 녹아있다. 그래서그런지 초반에는 책에 집중이 안되었다.

중간중간에 한자도 있고 모르는 단어도 있었고, 그냥 지레짐작으로 대충 읽은단어도 있었지만 책 읽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초반엔 재미없네 읽다가 어느순간 시모가모 가문을 응원하면서 책에 집중하고 있었다

텐구와 너구리와 인간사회가 같이 나오는 책이다.

처음엔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있었다. 인간은 일년에 한번 너구리를 잡아먹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구리는 인간으로 둔갑하고 인간사회에서 논다.

시모가모 형제들의 아빠는 어이없게 금요구락부에게 냄비요리로 잡아먹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시모가모 형제들은 아빠의 죽음을 슬퍼하지만 인간을 원망하진 않았다.

하물며 자기 아빠를 먹은 인간이자 텐구인 벤텐이랑도 이야기하며 지낸다.

나 같았으면 엄청 원망하고 또 원망하고 찾아가서 복수하고 싶고 그럴 텐데 말이다.

중간에 야사부로가 이런 말을 한다 ˝너구리로 사는 이상 냄비요리가 될 가능성은 늘 있어. 그때는 웃으며 냄비 속으로들어갈 각오야.˝

왠지 모르게 이 말이 참 와닿았다. 나도 바보의 피를 이어받아 그냥 사사건건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고 책을 읽게 되었고 푹 빠졌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바보의 피를 이어받은 시모가모 가문을 응원하고 또 응원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시모가모 형제들의 아빠 소이치로는 너구리냄비요리가 될 때도 지금까지 하고 싶은 일은 모두 했고,

한 마리 너구리로써 할 일은 제대로 한 셈이니  잡아먹히는 것에 대한 원망이나 두려움이 없이

오히려 자기가 맛이 없을까 신경 쓰고 있는 장면이 있었는데 참 인상 깊었다.

내가 너구리냄비요리처럼 잡아먹힐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만약에 내게 저런 입장이 찾아온다면

소이치로처럼 멋지게 최후를 맞이할 수 있을 정도로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는지 뒤돌아보게 되었고, 그렇게 꼭 살고 싶어졌다.

˝재밌는 건 좋은 거야.˝라고 소이치로는 말했다.

처음엔 이건 뭔 도대체 뭔 내용의 책이야 하면서 읽다가,

소이치로에게 그리고 시모가모 형제들에게 간단하면서도 큰 뭔가를 배우며 흐뭇하게 웃으며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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