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머더 레이코 형사 시리즈 6
혼다 데쓰야 지음, 이로미 옮김 / 자음과모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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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시리즈의 새로운 에피소드 <블루 머더>는 '레이코 형사 시리즈'이다. 형사 시리즈물엔 드물게 여형사가 주인공이고 게다가 지금까지 7편의 시리즈가 나온 것도 대단한 일이다. 매번 레이코 형사 시리즈는 끔찍한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는 레이코 형사팀이 등장한다. 이번 <블루 머더>도 5편의 레이코 형사 시리즈 만큼 미스터리로의 재미를 줄 것이라고 믿는다. 

발렌타인 데이가 가까워 오던 날 레이코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한 건물에서 변사체가 발견되었다는 것인데 77세의 노인으로 고독사로 보였다. 그런데 변사체를 검시하고 보니 얼굴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만큼 구타를 당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노인의 신분을 확인하고 보니 조직폭력단 니와타 조직의 두목이었던 가와무라였다. 감옥에서 나온지 엿새만에 살해당한 것이다. 가와무라와 비슷한 변사체가 또 발견된다. 이번엔 전직 폭주족으로 32세의 이이지마였다. 계속 수사를 하던 중 레이코는 '블루 머더'에 대해 알게 된다. '푸른 살인자'라는 블루 머더는 푸른 가면을 쓰고 무차별적인 폭행을 하는데 목숨이 끊어진 피해자도 곤죽이 될 정도로 온몸의 뼈를 전부 부러뜨린 다음 가방에 넣어 시체를 처리한다고 한다. 이런 블루 머더에 대해서는 소문으로 전해지고 실제 목격한 남자는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괴담같은 '블루 머더'의 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있었다. 세 번째 피해자는 중국 잔류 일본인으로 33세의 하야시였다. 중학 시절 폭주 그룹에 다감했지만 스무 살에 탈퇴했다. 이 연쇄살인 사건들을 조사하다보니 범인이 의외의 인물이었다. 이번 <블루 머더>는 전작들에 비해 스토리가 스피디하고 흡입력 있는 편은 아니었다.     



레이코 형사 시리즈를 좋아하고 지금까지 나온 5권의 레이코 시리즈를 다 읽었고 그 매력에 빠져 신간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는데 2018년에 시리즈 6편과 7편이 동시에 출간되었다. 그런데 예전의 느낌과 많이 달랐다. 우선 시리즈의 표지가 달랐고 출판사가 달랐고 번역자가 다르다. 번역서인 경우 어떻게 번역하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아주 다르다. 아마 처음 레이코 시리즈를 접할 때의 책과 많이 다르기 때문에 지금의 신간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처음 레이코 시리즈를 읽을 때의 잔인함하고 끔찍한 범죄 현장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너무 밋밋한 디자인의 신간이 스토리의 흥미진진함을 반감시키고 밤새 읽었던 레이코 시리즈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런데 번역자가 달라졌다고 해서 번역에 큰 변화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전 시리즈의 번역을 비교해 보아도 단어 한두 개의 차이였다. 문장 전체로 보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책은 읽는 것이기 때문에 시각적인 영향도 많이 받는데 그 시각적인 효과를 전혀 주지 않아 살인사건이 너무 정직하고 모범적인 느낌이었다. 레이코 시리즈를 너무 좋아했는데 앞으로 남은 시리즈는 어떤 느낌일지 기대보다는 실망이 앞서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먼저다. '레이코 시리즈'가 완전히 다른 소설을 읽는 듯한 이 낯선 느낌이 오래가지 않기를 바라며 실망하지 않게 해 주길. 


그리고 레이코에게 제발 로맨스를 '강요'하지 않기를 바란다. 레이코 시리즈 신간이 나와 시리즈를 다시 읽고 있는데 그만큼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결혼 적령기에 유통기한이라도 있듯 33세가 되어 남아 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는 분위기를 풍긴다. 그래서인지 1편 '스트로베리 나이트'에서 약간의 썸을 탔던 기쿠타를 다시 등장시키고 약혼녀와 결혼을 앞둔 기쿠타와 다시 만난 레이코의 미묘한 감정이 그려지는데 이런 류의 로맨스는 없는 것보다 못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말에 로맨스의 종말을 보여주어 다행이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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