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그저 마음 깊은 그 사람과
나란히 봄들을 바라보아라

멀리는 산 벚꽃들 은근히
꿈꾸듯 졸음에서 깨어나고
들녘마다 풀꽃들 소근소근 속삭이며 피어나며

하늘 땅 햇살 바람이
서로서로 손잡고 도는 봄들에 두 발 내리면
어느새 사랑은 고백하지 않아도
꽃 향에 녹아
사랑은 그의 가슴속으로 스며들리라

사랑하면 봄보다 먼저 온몸에 꽃을 피워내면서
서로 끌어안지 않고는 못 배기는
꽃술로 얽히리니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무겁게 말문을 닫고
영혼 깊어지는 그 사람과 나란히 서서
출렁이는 생명의 출항
파도치는 봄의 들판을
고요히 바라보기만 하라


봄의 금기 사항 / 신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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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3-15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쁘고 따스한 시예요.
봄의 금기 사항이라... 침묵하고, 하늘만 바라보고 싶네요.
아... 이젠 노란 꽃들이 그리워요.

lo초우ve 2011-03-16 17:26   좋아요 0 | URL
매화꽃이 예쁘게 피었더라구요^^
곧 노오란 개나리꽃도 피지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