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인류학자 - 뇌신경과의사가 만난 일곱 명의 기묘한 환자들
올리버 색스 지음, 이은선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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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아의 형성에 전두엽이 관여한다는 것을 알았다. 전두엽이 손상되면 멍하게 되고 즉각적인 자극에만 반응하며 과거와 현재의 연관관계를 잇지 못하고 그때 그때의 자극에만 반응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걸 읽다가 문득 `엄마, 내 전두엽이 손상을 입었나 봐요`란 글을 쓰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내 상태도 전두엽 손상 환자와 다를바가 없으며 그건 나 뿐만아니라 지금의 모든 사람들의 모습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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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하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18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이대우 옮김 / 열린책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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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드디어, 다 읽은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
이 책은 세워둘 수 있을 정도의 두께감을 자랑하고 있다. 게다가 그런 책이 두 권이다.
저 두께만으로도 읽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질 정도이다.
내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까라마조프씨네 형제 중 첫째인 드미뜨리 표도로비치 까라마조프때문이다. 
도스토는 책 시작에서 우리의 주인공으로 알렉세이 표도로비치 까라마조프를 언급하고 있다. 
물론 도스토가 말하고자 하는 바(사실 나는 잘은 모르겠고 책이 끝난 후 뒷쪽에 방대한 양의 논문과도 같은 책해설에 실린바에 의하면)에 따르자면 알렉세이가 주인공이라는 것에 토를 달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드미뜨리표도로비치까라마조프라는 인물이 굉장히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욕망의 결정체이면서도 순수함이 존재하고 또한 섬세하고 가녀리고 자존심이 있다.
그에 반해 이반은 뭔가 구린 사람같고 알렉세이는 너무나 천사다. 
하지만 끝에 가서 이반은 정말로 불쌍해졌다.
나는 도스토가 이 책을 어떤식으로 썼는지 몹시도 궁금하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방대한 양의 책을 쓸 수가 있는지 어떻게 하면 인물의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가서 정말로 완벽한 하나의 존재로 창조해낼 수 있는지 말이다.
특히나 스메르자꼬프같은 인물은 정말이지 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이 책은 각각의 장과 에피소드들이 마치 단편처럼 엮여 있다.특히 조시마 장로에 대한 부분은 뭐 다른 이야기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예전에 읽었던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란 제목의 책에서는 조시마장로의 이야기가 빠져서 편집되어 있었다. 물론 두께도 이책의 절반 정도로 두 권이었다.
도스토의 책을 읽으면 무감각해있는 나에게 도스토가 채찍질을 가하고 있는 것 같다. 
 인간으로서의 욕망에 대해 한번 더 곰곰이 생각해보라고 말이다. 과연 인간이 어떤 존재인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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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마지막 의식
이언 매큐언 지음, 박경희 엮음 / Media2.0(미디어 2.0)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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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 번째로 읽은 이언 맥큐언의 책이었다.
책을 읽으며 느낀 건 이건 진짜 남자가 쓴 책이다, 라는 것이었는데 여자 작가가 쓴 책과
남자 작가가 쓴 책은 사실상 어느 정도로는 구별이 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구별을 넘어서 정말 원초적으로 남자가 쓴 글이었다.
절반은 좋았고 절반은 별로 였다. 여태 읽었던 이언 맥큐언의 책들 처럼. 딱 절반.

2.
˝여름의 마지막 날˝이 제일 좋았다.
제레미 아이언스가 출연한 <로리타>의 장면이 생각난다.
아마도 험버트가 로리타를 처음 만나는 장면.
여름의 태양이 뜨겁고 로리타는 하얀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스프링 쿨러의 물줄기
사이로 다리를 흔들며 잡지를 읽고 있었다.
물론 제인은 로리타처럼 가녀리고 창백하고 작지 않다.
뚱뚱하기 때문에 인도풍 블라우스도 걸치지 못한다.
킁킁거리며 웃어 식사 시간에 사람들은 그녀의 시선을 외면한다.
하지만 여름의 태양은 뜨겁고 그들은 보트를 가지고 있었다.
모든 것은 어느 순간 다가와서 문득 사라져 버리는 것이고.
여름의 마지막 날이었으니까.

3.
˝가장 무도회˝에서 미나가 피루엣을 도는 부분을 읽었다.
나도 가끔 집에서 피루엣을 돌며 집안을 왔다갔다하곤 한다.

4.
두 번째로 좋았던 건 ˝첫사랑, 마지막 의식˝이었다.
여기도 큰 시궁창 쥐가 있다.
그 쥐를 잡고 장어를 강가에 풀어주고 나면
그렇게 한다면.
아직 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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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쇼 - 2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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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440페이지에 달하는 장편 소설을 이틀만에 다 읽었다.
재미있다. 무척 재미있다. 김영하는 달변가이다.
예전에 김영하의 단편집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를 샀던 적이 있었는데 다 읽지도 못했다. 
그리고 서점에 선 채로 <오빠가 돌아왔다>를 읽었는데 그것도 좋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무튼 나는 어느 쪽이냐면 재미있는 소설보다는 마음을 움직이는 소설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다.
내가 정말 정말 좋아하는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소설에 대해 누군가는 “재미없어.”라고 말했고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들에 대해 “그냥 주인공들이 자기들 얘기 찌끄려 놓은 거잖아.”라고 했듯이.
책에 대한 취향이란 너무나 다양한 것. 
하지만 취향에 맞지 않은 책이라고 해도 객관적인 재미란 것은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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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이별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6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 북하우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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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읽는 챈들러의 책이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필립 말로는 하루키의 주인공 같다.
필립 말로는 정말 멋지다. 내가 그렇게 무심한 듯 시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난 후 제목의 번역이 조금 잘못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원제인 더 롱 굿바이는 책의 내용상으로 볼 때 작별 인사가 너무 길었다.
그러니까 작별인사를 하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것 같다.
물론 말로가 헤리와 오랜 시간 이별해 있었으니까 기나긴 이별이라고 해도 되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것보다는 말로가 헤리에게 작별인사를 할 수 있게 되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뜻이 더 정확한 것 같다.
그래서 제목을 붙여 보자면, 음, 오랫동안 할 수 없었던 인사? 이상한데........... 안녕을 말하기 까지.
이것도 웃기고, 그냥 롱굿바이라고 해도 웃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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