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일 시인이라면
박별 지음 / 새한국문학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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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별 시인의 시세계는 처녀작이라는 게 의아할 만큼 웅숭깊다. 

자연, 인생, 가족, 추억, 아픔, 사랑, 시, 사회.... 

인생의 연륜만큼이나 폭넓으면서도 깊이 있는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어쩌면 작품 내용의 폭과 깊이를 담보하기에는 산문이라는 형식이 더 어울리겠지만, 

박별 시인의 시들은 내용적 깊이의 탁월함에 더하여 시적 운율미와 시어의 함축성까지 모범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시란 모름지기 노래다. 

김소월의 시가 탁월한 운율미와 음악성으로 사랑받듯, 

김소월을 시적 지향점으로 삼고 있는 박별 시인의 시 또한 그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현대적 감각이 가미된 시 제목들을 보면 시인의 시적 센스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따뜻한 감성과 산뜻한 시어들의 조합. 

문학적 깊이와 음악적 운율미의 결합. 

박별 시인의 다음 시집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달빛 향해 가지 끝 쭉쭉 세우는 나무
매일 밤 첫날밤처럼 다소곳한 떨림
바람이 기웃거려도 아랑곳없다
겨울나무 은밀한 사랑
외길 달빛 받아 속으론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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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길 산티아고
이선우 지음 / 정은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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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의 <순례자>가 출간된 이후 스페인의 산티아고길은 전 세계인의 대중적인 순례길이 되었다. 예수의 12사도 중 하나인 야고보(산티아고) 성인이 걸었던 길을 따라가는 코스는 단조롭기 그지없다. 그 길에서 어떤 이는 고통을 경험하고, 어떤 이는 인생을 성찰하고, 또 누군가는 깨달음을 얻는다. 한국에서도 매년 수만 명이 산티아고로 순례를 떠난다. 그냥 걷기 여행일 수도 있고, 종교적 의미를 찾아 떠나는 순례인 경우도 있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답을 찾아 떠나는 젊은이, 가족 간의 화합을 도모하고자 함께 떠나는 가족여행..... 여행이든 순례든 그 목적과 형태는 다양하다. 산티아고길을 다녀온 후 혹은 걷는 중에 많은 사람들이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긴다. 개인 블로그에도 산티아고길 순례의 기록은 넘쳐난다. 그중 몇몇은 순례의 여정을 묶어 책으로 내기도 한다. '산티아고'를 키워드로 검색하면 당장에 수십 종의 도서가 뜬다. 아름다운 풍경, 여유로운 사람들, 함께 걷는 순례자들.... 글을 읽어 보지 않아도 사진만으로도 떠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글을 읽어 보면 대개 성당과 유적지 등의 소개와, 걷기 여행의 고통과 극복의 희열에 대한 감상이 주를 이룬다. <치유의 길 산티아고>의 저자는 내면의 아픔을 안고 순례를 떠난다. 그 고통이 얼마나 컸으면 '조용한 죽음'을 생각했을까? 영어 한마디 못하는데 하물며 스페인어는.... 스마트폰 앱 같은 문명의 이기를 다루는 데는 더군다나 젬병이다. 그런데도 고통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자, 나아가 자신의 사명을 찾고자 무작정 순례길에 오른다. 하루하루 좌충우돌의 연속이다. 손짓발짓을 동원해 길을 묻고, 차편을 묻고, 숙소를 예약하고.... 그 과정에서 사람의 따뜻함을 경험한다. 함께 걷는 순례자들뿐만 아니라, 다정한 현지인들까지... 무너졌던 인간에 대한 신뢰를 차차 회복해 간다. 매일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를 바치며 자신의 인생의 의미와 앞으로의 사명을 찾고자 갈구한다. 그 길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도중에 세 번이나 크게 다쳐 병원에 실려가기를 거듭하면서도 마침내 산티아고길 순례를 완성한다. 마지막에 순례를 마친 감격이 가시기도 전에 진한 허무감이 밀려온다. 만사가 무기력한 허무를 회복을 위한 쉼으로 받아들이는 저자는 순례에서 돌아와서야 비로소 큰 깨달음을 얻는다. 고통의 길, 치유의 길, 영혼의 길! 그 길의 끝에서 얻은 깨달음은 그의 인생을 어떤 색깔로 변화시킬까? 그냥 뻔한 사건의 나열이 아니어서 좋았다. 보통사람이라면 누구나, 누구에게도 드러내 보이고 싶지 않은 고통 하나쯤 품고 있을 터.... <치유의 길 산티아고>는 고통에 대한 묵상과 통찰로 스스로 그 아픔을 치유해 낸 승리의 기록이다. 언젠가 나도 그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분명 이 책이 그 여행의 이정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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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놀이다 -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 영어 놀이법
김수지 지음 / 정은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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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든 순간 우선 시원한 표지디자인이 맘에 들었다.

 

아이의 얼굴 표정과 포즈가 꼭 열한 살 우리 아들 같아 더 끌렸다.

 

뱃속에 있을 때부터 Curious George나 해리포터 같은 영어책을 읽어주어서 그런지 아이는 영어에 대해 거부감이 전혀 없다.

오히려 아빠한테 먼저 다가와 철자퀴즈를 내달라며 조른다. ㅎㅎ

 

영어놀이는 아이가 외국어인 영어를 학습으로 접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놀이로 접하는 것이라 부담도 없고 스트레스도 없다.

 

외국어라는 개념이 없을 때 자연스럽게 놀이로 접해서인지 가요를 부르고 랩을 하는 것처럼 영어로 뭐라뭐라 중얼거리는 아들을 보면 영어놀이의 효과를 실감한다.

 

이 책을 읽으며 영어놀이의 효과와 필요성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왜 어린아이들에게 글자를 먼저 가르치면 안 되는지, 스킨십이 영어놀이와 창의성 사회성 발달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주제에 따라 다양한 영어놀이들을 소개하고, 책 말미에 연령별 난이도별 영어놀이 색인을 실어 필요한 내용을 금방 찾아볼 수 있게 한 것도 친절하게 느껴졌다.

 

영어놀이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는 엄마들,

 

영어놀이를 하고 있지만 잘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엄마들에게

 

엄마표 영어놀이의 알찬 지침서가 되어 줄 것 같다.

 

 

지금의 내 영어 수준의 밑거름은 학교 교육으로 익힌 틀에 갇힌 영어가 아니라, 놀이와 생활 속에서 몸으로 부딪치면서 익힌 유연하고 풍부하고 생활력 있는 영어다. 생활력 있는 살아 숨 쉬는 영어라야 비로소 언어로 기능할 수 있고, 거기에 교육과 독서가 더해져 확장성 있는 영어가 될 수 있다. 머리로 익힌 것은 쉽게 휘발되지만, 놀이로 몸으로 익힌 것은 필요한 순간 바로 튀어나온다. (‘생활력 없는 영어는 필요 없다’ 중에서)

놀면서 배우면 쉽게 될 일을 공부로만 접근하니 오히려 어렵고 힘들어진다. 아이들이 놀면 어디 덧나는가? 우리 아이가 달라지는 것을 보고 싶다면 아빠, 엄마가 영어 놀이를 공부해야 한다. 아이들에게는 공부를 강요할 게 아니라 같이 영어 놀이를 해 줘라. (중략)
G라는 아이는 쑥스러움이 많았다. 예쁘게 꾸미는 데는 관심이 많았는데 공부는 젬병이었다. 너무 사랑스러워 가르치기로 했는데, 곧 그 아이가 공부를 싫어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냥 영어로 게임도 하고 노래도 부르면서 놀아 줬다. 그러자 먼저 찾아와 놀아 달라고 할 정도로 아이는 영어에 푹 빠졌다.
이게 영어 놀이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놀이는 시간 낭비가 아니라 삶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다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놀이다. 영어 놀이가 영어 습득의 지름길이다. 더 늦기 전에 영어로 놀아라. 아이들이 꼭 성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성공을 원하는가? 영어로 놀아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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