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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은 뒤에 네가 해야 할 일들 - 엄마가 딸에게 남기는 삶의 처방전 ㅣ 에프 그래픽 컬렉션
수지 홉킨스 지음, 할리 베이트먼 그림,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전에 tv에서 연세 좀 있으신 할아버지에 가까운 아저씨께서 자신의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저는 어떻게 살라구요’하시며 슬프게 우시던 모습이 생각이 났다 효심 때문일 수도 있고 자신의 안위 때문일 수도 있고 연세가 그렇게 많으셔도 부모님의 그늘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이 책의 작가님도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가 무섭고 걱정이 되어 엄마를 찾아가 엄마가 돌아가신 다음 따를 수 있는 지침서를 써 달라고 부탁해서 탄생한 책이다
지침서라는 어쩌면 진지하고 죽음이라는 어두울 수 있는 이야기를 일러스트와 엄마만의 사랑과 딸에 대한 애정이 담긴 유머러스한 글로 채워져 있어 정겹다
본문의 글은 엄마가 딸에게 말하듯 다정하다
그런데 엄마가 돌아가신 다음날부터 파히타? 레시피를 알려주며 음식을 해먹으라는 건 너무 무리하다싶다 하지만 엄마는 말씀 하신다
그러고 나면 네가 마치 천재 화가쯤 된 기분이 들면서
울고 싶던 마음도 조금은 담담해질 거야”
-내가 죽은 뒤에 네가 해야 할 일들_D+1일.파히타 만들기 p9
요리가 아직 이르다면 위스키 한잔 하라는 말도 잊지 않고 해 주신다
중간 중간 레시피가 나오는데 따라서 해먹을 수 있을 만큼 친절히 설명해준다 한국음식이 아니라는 건 살짝 아쉽지만 브라우니, 파이, 스튜를 사먹기 보다 레시피 따라 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우리엄마도 특별한 날이거나 기분이 좋이 않을 때 다퉜을 때 화해의 표시로 항상 맛있는 음식을 해주시곤 하셨다 비록 엄마가 떠나신 후엔 직접 해주시지는 못하지만 엄마표 레시피로 자신만을 위해 음식을 맛있게 해먹으며 기분 전환해보는 것도 좋다 슬플 때 먹는 맛있는 음식은 나에게 위로와 사랑이기 때문이다
지금 너에게 필요한 건 그게 아니잖니.
집에서 손수 만든 브라우니라는 얘기만 들어도
절로 얼굴에 환하게 빛이 날, 그런 사람을 찾으렴.
-내가 죽은 뒤에 네가 해야 할 일들_D+15일.브라우니 만들기 p26
이 책에서 엄마는 경험에서 나오는 삶의 지침을 때론 유머러스하게 때론 다정하게~ 가득 모아서 나에게 풀어주는 듯하다 엄마가 하라고 하는 일들은 어려운 일들이 아니다 개털을 빗겨주고 대청소를 하고 무슨 얘기든 들어주는 친구를 만나고 롤러스케이트를 타면서 슬픔이나 분노의 감정을 떨쳐내는 것이다 딸이 슬픔에 빠져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는 걸 엄마는 원치 않는다 엄마가 딸에게 다독이며 쉬운 일부터 시작해서 점차 나이를 먹으면서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르는 사소한 일까지 설명을 해준다
내가 재미있게 봤던 곳은 D+400일. 내 빈자리 채우기에서 엄마 대여 서비스 이다 엄마가 없으면 내일을 진심으로 기뻐해줄 사람도 맛있는 음식을 해줄 사람도 나를 위해 잔소리해줄 사람도 무조건 적인 사랑을 해줄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이것을 재미있는 일러스트로 풀어내어서 공감하면서 봤다
네가 만나는 사람, 네게 맞는 사람이니? 라며 반려자를 찾을 때도 명심할 엄마만의 기준을 알려준다 그럼에도 결혼을 두려워하는 딸에게 D+1,000일. 위험 감수하기 로 엄마만의 결혼에 대한 생각도 알려준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고 딸이 힘든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을 담은 글은 딸이 점점 성장해가면서 아니 나이 들어가도 끝이 없이 계속된다
죽는 날까지 꼭 피해야 할 것들! DUCK-IT LIST도 인상적이였다 이렇게만 할 수 있어도 좋은 삶이겠다 싶다
잘 챙겨 먹고 다니는 거지?
키슈 좀 먹어 보렴.
-내가 죽은 뒤에 네가 해야 할 일들_D+6,000일. 키슈 만들기 p26
난 다른 좋은 글보다 엄마의 이 말이 딸에 대한 사랑이 느껴 진다
마지막으로 삶의 처방전이 필요하신 분들 이책 꼭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