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우리는 지나치게 겉모습을 보고 행복을 판단하며,
가장 있을 것 같지 않은 곳에 행복이 있다고 상상하여,
있을 수 없는 곳에서 그것을 찾는다.
쾌활함은 아주 모호한 행복의 표시일 뿐이다.
쾌활한 인간은 흔히 타인을 속이려고 애쓰며, 자기 마음을 딴 데로 돌리려고 애쓰는 불행한 인간일 뿐이다. 모임에서 아주 잘 웃고 활달하며 기분이 청명한 사람은 거의가 다 자기 집에서는 우울하고 잔소리가 많다. 그리하여 그들의 하인은 주인이 사교장에 모인 사람들에게 제공한 즐거움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진정한 만족은 명랑하지도, 흥겹거나 쾌활하지도 않다.
사람들은 몹시도 달콤한 그 감정을 소중히 여겨, 그 감정을 맛보면서 생각하고 음미하면서도 그것이 증발해버리지나 않을까 두려워한다.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은 거의 말을 하지 않으며 웃지도 않는다.
이를테면 그는 행복을 그의 가슴속으로 껴안는다.
떠들썩한 놀이와 기쁨뒤에는 싫증과 권태가 숨어있다.
반면 우울은 즐거움의 벗이다.
연민과 우울은 가장 달콤한 즐거움을 동반한다.
엄청난 기쁨은 웃음보다는 눈물을 자아낸다.

(.........)

세상 사람들은 온통 가면을 쓰고 살고 있다.
거의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지 않기에, 자신에게로 돌아가야 할 때에도 그는 항상 자기 자신에게 낯설고 편하지 못하다.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문제는 그에게 아무 의미가 없으며, 오로지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가 하는 것만이 문제이다.]- <에밀> p.419~410쪽





나는 행복하다. 행복하다. 행복하다....수많은 익명의 사람들에게 나의 행복함을 보여주려는 그 행위, 그 욕망은 다자이오사무. <인간실격> 주인공 요조의 ‘익살‘을 떠올리게 하는군요

[사람은 주먹을 꽉 쥔 채 웃을 수는 없는 법이다]
-<인간실격 p.10>

[정말이지 산뜻하고 깨끗하고 밝고 명랑한 불신이 인간의 삶에는 충만한 것으로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저는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있다는 사실 따위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저도 익살로 아침부터 밤까지 인간을 속이고 있으니까요]-<인간실격-p.27>

다자이 문학의 한 특징이 되고 있는 요설체 - 쉬지 않고 떠들어대는 -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로부터의수기>를 연상한다. 물론 전후관계는 반대가 되겠지만요

[나는 하다못해 나 자신 앞에서만큼은 완전히 솔직해질 수 있을까? 곁들여 지적하자면 하이네는 믿을 만한 자서전이란 거의 있을 수 없다고, 인간이란 스스로 자신에 대한 거짓말을 늘어놓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 예를 들어 루소는 저 고백록에서 틀림없이 자신에 대한 거짓말을 늘어놓았고 심지어 허영심에 사로잡힌 나머지 머리까지 굴려가며 거짓말을 늘어놓았다는 것이다.
나는 하이네의 생각이 옳다고 확신한다]-<지하로부터의수기.민음사>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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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0 15: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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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4 20: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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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1 00: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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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3 10: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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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0 16: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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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4 20: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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