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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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체만을 목표로 하는 혁명은 주인만 바꾸는 것으로 끝날 뿐 본질적 사회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한다는 것.
대중이 살아 깨어 있으면서 지도자들을 감시,비판하고 질타할 수 있을 때에만 혁명은 성공한다는 것 등이 이 작품의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앞부분 내용 중에 돼지들이 우유와 사과를 자기들만의 몫으로 빼돌리는 장면이 나오는 데 바로 이 대목이 혁명의 부패가 시작되는 전환점이라는 말도 하고 있다.-153쪽
(....)
현대 독자에게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오웰이 소비에트의 소멸을 예견하고 있었는가 아닌가라는 문제이기보다는 그가 작품을 통해 제기한 일련의 문제와 주제들이다.
혁명의 배반이라는 큰 테마안에서 오웰은 우리가 뽑아내거나
재구성할 수 있는 많은 문제들을 생각할 거리로 던지고 있다.
인간의 모든 혁명은 <반드시> 그것의 당초 약속을 배반하게 되는가?
모든 혁명의 성과는 권력에 주린 지배 엘리트 돼지들의 손에 반드시 장악되는가?
권력의 타락은 인간 사회의 불가피한 조건인가?
이런 질문들에 대해서는 누구나 결정론적 해답을 시도할 수
없다.
그러나 지배권력에 대한 불신이 강했던 오웰은 혁명이라는 것의 운명에 대해서도 다분히 결정론에 가까울 정도의 비관적인 관점과 태도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혁명이 스스로를 배반하게 되어 있다면 어떤 혁명도 이미 가치가 아니며 애당초 시도될 이유도 없다.
역사상 많은 정치적 사회적 혁명들이 타락하고 이 타락이 인간 사회의 운명적 조건 같아 보이는 상황을 만들어 놓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로부터 <모든 혁명은 반드시 타락한다>라는 결론을 끌어낼 수 있을까?
다행히도, 오웰의 비관적 태도는 비관만으로 끝나지 않고 권력의 타락을 막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통찰도 동반하고 있다.
작품에서 동물들의 무지와 무기력함이 권력의 타락함을 방조한다는 것이다.
독재와 파시즘은 지배집단 혼자만의 산물은 아니다.
권력에 맹종하고 아부하는 순간 모든 사회는 이미 파시즘과 전체주의로 돌입한다.-156쪽

동물농장은 현재진행형이다.
분명히 현재의 책임은
(권력에 맹종하고 아부하는 놈들은
두말할 것도 없지만)
˝무지˝와 ˝무기력함˝으로 중무장한
우리 대중에게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근자의 발언들을 듣고 있노라면
˝민중이라는 개돼지˝가
˝상위1%인간˝에 비해 그~~렇게 무식하지만은 않더라
게다가,
그들의 넘치는 의욕에 비하니
˝무기력˝하게 보일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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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8-29 1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군가 나서주겠지?˝하는 일말의 기대심리도 무기력한 사회 분위기의 원인이죠. 그래서 안철수 신드롬이 생겨요. 크게 실망하면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뒤돌아서서 비난합니다.

북프리쿠키 2016-08-29 20:57   좋아요 0 | URL
댓글에 댓글달기로 달아야 되는데 이제 배웠네요^^; 아래 고민에 대한 싸이러스님의 고견 부탁드리께요~

북프리쿠키 2016-08-29 14: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또한 행동하지 않는 수많은 군중들 중 한명 입니다.ㅠ 리뷰를 쓰면서 가급적이면 정치색을 띠지 말자는 다짐을 해왔는데 ˝어떤 책이든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자체가 정치적 태도인 것이다˝란 오웰의 글을 읽고 갈팡질팡입니다ㅎ 특히나 ˝지난 10년을 통틀어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정치적인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일이었다˝라는 문장 또한 공감이 갔습니다. 싸이러스님의 생각은 어떤지요?

cyrus 2016-08-29 23:00   좋아요 1 | URL
참으로 어려운 질문인데요. ㅎㅎㅎ 저도 북프리쿠키님과 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있고, 행동보다는 말만 많은 소시민입니다.

어떤 책이든, 어떤 글이든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오웰의 말에 공감합니다. 그리고 예술과 정치의 관계성을 부정하는 의견이 정치적 태도일 수 있는 이유가 그러한 입장이 어떤 정치적 논제를 애써 외면하려는 세력이 변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어요. 정치적 색채를 띠지 않으려는 입장은 중립으로 보긴 하지만, 결국 어떤 입장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보는 것 또한 정치적 의견입니다.

정치적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일.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어려워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오웰이 생각하는 ‘예술’의 의미가 모호합니다. 시적으로 표현하는 건지 아니면 반대론자들을 제 편으로 끌어들이는 수사를 뜻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북프리쿠키 2016-08-30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초에 제가 결정해야 될 문제라 늘 고민만 했습니다.
사실 뭐~독후감이나 긁적이는 저에겐 지극히 해당사항 없는 고민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편향은 글을 쓸때도, 책을 고르거나 읽을 때도, 누군가의 리뷰를 접할 때도 더러 광신도처럼 우리의 눈과 귀를 멀게 해버리는 측면이 있어요.

때론 정치적 성향을 표출하는 우리나라 작가들이 스스로 만든 이념의 울타리안에 갇혀 더 이상 예전의 생동감있는 필력을 잃어버려 독자들에게 외면받는 일도 많았구요.
비록 저와 같은 정치적 성향을 가진 작가라도
지나치면 불쾌해지기도 한답니다.

오랫동안 화두가 되어 온 담론에 명쾌한 결론이 없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거 같기도 하구..성급하게 들이대서 죄송하구요.
묵직한 질문에 다시 한번 생각을 하게끔 해주신 싸이러스님의 답변에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