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년 이후 본격적인 친일의 행보를 걸어 온
그의 인생에 대한 분노가 글을 읽으면서 점점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가슴이 아프네요.
물론 ‘친일행위‘란 두 말할 것도 없이 단죄해야 할 중죄이건만, (더군다나 영향력 있는 글을 쓰는 작가로서) 과연 무력한 식민지인의 개개인에 모든 책임을 씌우는 프레임만이 정답일까요.
역사는 한줄로 쓰이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인생들이 뒤엉켜 있음을, 대다수 민중에게 휘몰아치는 일제의 간교한 민족말살정책의 총칼 앞에서 우리 개개인은 그 속셈을 인지나 했을까요.

서글프고 아픈 역사의 뒤켠에서
우린 서로 탓하고 미워하고 이간질 했습니다.
우리 팔다리에 실을 매어 인형극 놀이를 했던 일본의 간악함을 생각하면, 이광수 라는 자의 변절이 너무도 안타깝고 아깝습니다.

유관순 누나의 훈장 추서에 대비되는 그의 인생이
문학의 크기에 비해 더 초라하게 느껴지는
3.1절 100주년 아침입니다.








인생은 즐거우려면 즐거울 수가 있는 것이라, 아무 목적과 꾀도 없이 가만히 마주 보고 앉았기만 하면 인생은 서로서로 사랑스럽고 즐거울 것이라.
여자의 몸이나 남자의 몸이나 내지 천지의 모든 만물이 다 가만히 보기만 하면 그 새에 친밀한 교통이 생기고 따뜻한 사랑이생기고 달큼한 쾌미가 생기는 것이라. 쓸데없이 지혜를 놀리고입을 놀리고 손을 놀림으로 모처럼 일러 놓은 아름다운 쾌락을말 못 되게 깨트리는 것이라 하였다. - 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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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02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3-03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3-03 1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꽃핑키 2019-03-03 0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3월 책 모임 책 뭘 읽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민음사 전집중에 저런 책도 있었군요? ㅋㅋㅋ 저도 쿠키님 따라 읽게 잘 보이는 데 꺼내 놔야겠습니다 ㅋㅋ

북프리쿠키 2019-03-03 13:14   좋아요 0 | URL
자꾸 나쓰메소세키의 글맛과 비교가 됩니다. 문학사적 관점에서 졸렬한 문장이라고 평가받는 이광수가 훨씬 더 잘 쓰는듯 ^^;

2019-03-20 15:3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