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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임금님의 도서관 - 일본 소학관 아동출판문화상 수상작 ㅣ 픽션 라이브러리 3
가시와바 사치코 지음, 야마모토 요코 그림, 고향옥 옮김 / 북스마니아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벌거벗은 임금님'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바로 그 벌거벗은 임금님이 '뿅'하고 동화책 밖으로 튀어나와서 내 옆에 선다면 어떤 기분일까?
보기 좋다는 꽃미남도 아니고 배불뚝이에다 팬티만 입은 임금님이라니.....
놀라움을 떠나서도 과히 상상만으로도 그다지 즐거울 것 같지는 않다.
거기에 더하여 나에게 무언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더 곤란할 지도 모른다.
요모야마 시립도서관 시모마치 별관 도서관의 사서로 근무하게 된 야미가미 모모 씨에게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서로 남남처럼 지내던 안즈 고모가 아프니 간호를 해달라는 복지과의 전화를 받고 오게 되었다.
도서관 통로에서 처음 동화책에서 나온 벌거벗은 임금님을 본 모모 씨는 엄청나게 놀랐는데,
임금님은 아오타 사나에 짱을 찾아달라는 부탁까지 한다.
'벌거벗은 임금님'책을 빌려갔던 소녀인데, 병원에서 수술을 앞두고 있었는데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는 것이다.
어느샌가 모모 씨의 가방에 들어 있던 빨간 표지의 책이 바로 임금님의 마차 역할을 해주었다.
이제, 모모 씨와 함께 지내게 된 벌거벗은 임금님.
임금님의 부탁을 해결하고 나니 이번에는 오구니 준이치를 찾아 달라는 늑대 로보,
사토 노조미의 뒷이야기를 알고 싶다는 아마노자쿠, 울보를 찾는다는 울보 귀신까지.
('참외 공주'라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는데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해지기도 했다.)
동화책속에서 나오는 주인공들이 늘어갈수록 점점 복잡해져가는 모모 씨의 집.
더불어 모모 씨의 허전하던 마음도 점점 채워져간다.
원하는 아이들의 뒷이야기를 알게되면 원래의 동화책으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모모 씨와 함께 살고 있는 그들이다.
이런저런 연결고리로 모모 씨와 연결되어지는 동화 속 주인공들.
이렇게 모모 씨는 임금님, 늑대, 도깨비, 귀신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봤다.
내가 이제껏 빌려 읽었던 많은 책 속의 주인공 중에서 과연 나의 뒷이야기를 궁금해 할 이가 있을까?
혹시 있다면 누가, 나의 어떤 부분에 대해서 궁금해할까?
엉뚱한 상상으로 출발한 듯 보이던 이야기가 결국은 따스함으로 결론 내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