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너티
알리스 페르네 지음, 김수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eternity  1. 영원, 영겁   2. (영겁처럼 느껴지는) 오랜 시간


영원, 영겁이라는 뜻의 이터너티.

책의 뒷표지에 보면 이렇게 쓰여져 있다.

'삶은 여성의 생명력 넘치는 태로부터 영원히 이어진다.'

부르조아 가문은 자손이 끊이지 않고 번창했다.

'하나님은 어느 누구도 쓸모없이 창조하시지 않았다.'라는 좌우명을 가진 이 집안 여자들에 의해서.

그러므로 세상에 있는 어느 누구라도 소중하며 그 역할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부르조아 부부의 딸 발랑틴은 쥘과 결혼하였고 출산을 이어가 여덟 명의 자녀를 얻었다.

일곱 번째 아이가 태어난 지 하루 만에 세상을 떠나고 그녀는 박탈감에 사로잡힌다.

항상 온전한 사랑을 발랑틴에게 보여 주던 남편 쥘은 막내 피에르가 태어나고 세상을 떠났다.

결코 그가 자신의 곁을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을 꿈에도 하지 않았던 그녀는 고통에 빠졌다.

이어 쌍둥이 두 아들들이 군대에서 죽고, 둘째 딸도 세상을 떠났다.

사랑하던 남편과 아이들을 먼저 보내고 큰 딸마저 수녀원으로 들어갔다.

이제 발랑틴의 얼굴은 암울함으로 굳어 버렸다.

그녀의 마음을 짐작해 보기 위해 상상을 펼쳐 보지만, 감히 짐작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상실감을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아들 앙리는 사촌 여동생 마틸드와 결혼함으로 어머니를 비탄에서 건져내기를 원했다.

그들은 마틸드의 친구이자 사촌인 가브리엘과 샤를 부부의 근처에 살면서 서로 아이들을 낳고 키우면서

탄생과 성숙의 리듬을 자연스럽게 익히며 생명의 순환과 그 순환에 담겨 있는 비밀을 알아 간다.

완고하고 까다로운 독재자형 남편, 말이 없고 외톨이에 몽상가인 남편.

그럼에도 그녀들은 불평하지 않고 남편과 사랑으로 결혼 생활을 유지해 나갔다.

남편 샤를이 죽어 과부가 된 가브리엘.

사회는 과부가 된 그녀를 반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결코 상처로 쓰러지지 않고 아이들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보듬으려 애썼다.


아내가 되고 어머니가 되는 것.

요즘 사회는 이것들을 그다지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이 소중한 지위들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 주신 너무나도 귀한 역할들이다.

오래도록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바로 어머니들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영원이라는 시간 안에서 인간의 삶은 유한하고 무척이나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엄마의 태를 통해 이어지는 생명은 영원의 시간을 이어간다.

세 여자들의 삶을 통해 여인들의 삶이 어떻게 이어져 가는지 공감하기도 하면서 보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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