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제21회 전격 소설대상 수상작
기타가와 에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놀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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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제목만으로도 우선 눈길을 끄는 책이다.

회사를 관두는 것을 잠깐 화장실에 갔다 온다는 식의 말투로 말한다.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지나가는 말투로 잠깐만 기다려 달라고 얼른 가서 회사를 관두고 오겠다고.

그리고 이 대사는 책 속에 그대로 나온다.

주인공인 아오야마 다카시에 의해서.

친구인 야마모토에게.

아오야마 다카시는 직장에 취직한 지 반 년 된 영업사원이다.

희망하던 기업에 떨어지고 이 회사에라도 취직해서 기뻤지만 기쁨은 얼마 가지 않았다.

회사 생활은 전혀 좋지 않았다.

아니 최악이었다.

휴일도 없이 일만 해도 월급은 제자리걸음이고 상사의 불호령은 자신의 담당이다.

집은 잠만 몇 시간 겨우 자는 곳이고 누군가를 만날 수 있는 시간도 전혀 없는 생활의 연속이다.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사장에 씨'증후군이라는 우울증도 생각이 난다.

집으로 가는 전철을 기다리던 다카시는 문득 승강장으로 떨어지고 싶은 유혹에 몸을 맡긴다.

그 때, 자신을 초등학교 동창생 야마모토라고 소개한 남자가 그를 붙잡았다.

억지로 자신을 이끄는 그의 손에 이끌려 시간을 보내던 다카시는 그 시간이 무척이나 즐거웠다는 것을 깨닫는다.

야마모토와 만날 때마다 조금씩 의욕을 되찾고 당당한 사원이 되어가던 다카시는 큰 실수로 인해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고 만다.

자신은 전혀 쓸모없고 보잘것 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자신을 지배하게 되고 결국 자신은 쓰레기라는 결론에 이르고 만다.

조금씩 자신을 회복해가던 다카시에게 이번에는 야마모토와 관련된 사건이 일어나고 이제 다카시는 희망을 잃어 버렸다.

다카시는 옥상으로 가서 펜스가 쳐진 자물쇠를 흔든다.

책 속에 나온 회사 생활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 속에서 다카시와 다르게 꿋꿋하게 자신을 이겨 나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다카시와 비슷한 마음을 품게 될지도 모른다.

문득 고개를 내미는 유혹에 넘어가고 싶다거나 당장 회사를 때려 치우고 싶다거나.

하지만, 당장 눈 앞에 있는 생계의 위협에, 가족들의 모습에 그 유혹에 넘어가지 못한다.

그 때 우리에게는 야마모토같은 존재가 절실히 필요하다.

자신을 이해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공감해주는 친구.

혹은 어려운 길일지라도 바른 길이라 생각되는 곳으로 같이 이끌어줄 수 있는 친구.

힘들더라도 힘을 내보는 수밖에 없다.

현재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건, 혹은 다른 자리에서건 상관없이 말이다.

우리의 삶이 죽고 싶다는 생각으로 물든 삶이 되어서는 결코 안되는 거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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