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는 아이
신상진 지음 / 삼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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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은 학생이 있는 집이라면 어느 집이나 자유로울 수 없다.

아이들은 맞는 입장이 될 수도 때리는 입장이 될 수도 있다.

이 책은 학교폭력때문에 파괴될 뻔한 가정을 직접 겪은 엄마가 쓴 글이다.

그 일은 정수가 중학교 2학년이었던 봄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불규칙해진 생활과 12시를 넘어가는 귀가시간들과 확실치 않은 행선지, 그리고 알 수 없는 연락처 등.

조금씩 조짐이 보이다가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첫 번째 가출이 시작되었다.

집과 맞지 않는 것 같고 엄마 아빠의 말씀대로  살기가 힘들어서 집을 나간다는 메모를 남겨 놓은 후였다.

금방 돌아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일주일이 넘어가도 정수는 돌아오지 않았고 8일째 되는 날 전화가 왔서 며칠 후에 돌아온다고 했지만,

전화를 건 공중전화를 추적해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찾지 못해 허탈해하는 부부.

정수는 20일만에 집에 들어왔지만, 그동안의 행적에 대해 별다른 말은 하지 않고 불안하고 초조한 모습만을 보였다.

약속을 지키지 않아 늘어난 매는 몇 백대이지만 정수는 여전히 늦은 귀가와 가출을 반복했다.

아이를 잡는 남편을 저지시키면서 저자는 지옥을 느꼈다.

독서치료를 하는 전문가인 저자였지만, 아들과의 관계는 자꾸 어려워져만 갔다.

자신이 어떻게 살든 내버려 두라는 아들과 그럴 수 없는 부모는 자꾸 부딪치고 관계는 자꾸 악화되어만 간다.

정수의 가출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사람이 2년 선배인 철규라는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어찌 할 수 없었고

정수는 이곳저곳 많이 상한 후 21일이 지나서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철규와 다른 형들이 붙잡고 있었다는 정수의 말에 경찰서에 신고하기로 하지만, 철규 부모는 뻔뻔한 얼굴을 내밀고는 오히려 큰소리를 친다.

이 가정이 회복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은 없어 보였다.

다 당사자들이 알아서 인내하면서 참아내면서 노력하는 것밖에는 길이 없어서 보여서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 이야기가 결코 소설 속에서 일어나는 허구가 아니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 아이도, 우리 가족도 이 속에서 결단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알기에 외면할 수가 없다.

큰 아이가 올 해 중학교에 입학한다.

작은 체구에 소심한 성격을 지닌 아이가 너무나도 걱정스럽다.

과연 우리 아이의 학창시절은 정수의 학창시절과 다를 수 있을까 싶은 생각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전문가인데도 몇 년 동안을 힘든 가운데에서 보냈는데, 우리 가족에게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별 일 없기만을 바라는 것이 엄마라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일까?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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