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한자 여행 1호선 - 역명에 담긴 한자, 그 스토리와 문화를 읽다
유광종 지음 / 책밭(늘품플러스) / 201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문화와 뗄 수 없는 한자.

꼭 알아야하지만, 학창 시절에 해봤던 쓰고 외우는 것은 정말 지겨운 것이 또한 바로 한자이다.

단순한 암기로 외운 한자는 기억 속에 오래 가지 않는다.

수많은 고사성어에서 알 수 있듯이, 한자는 한 자 한 자, 단어 하나하나에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저자의 약력을 보니 중어중문학을 전공했으며 중국 권역에서 생활한 기간이 12년이라고 하니 전문가라고 해도 무방할 듯 하다.
한자가 중국만의 것이 아니기는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조금 특이한 방법으로 한자와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익숙할 수 밖에 없는 지하철과 수도권 전철의 역 이름으로 한자를 풀이해준다.

그 역명들인 동네 이름의 유래와 배경, 그리고 의미에 대해서 끝이 없는 이야기를 펼쳐 낸다.

작가는 한자에 담긴 곡절을 알면 한자가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한자와 문화를 버무렸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는 나도 작가의 바램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읽어 나갔다.

평소에 한자를 쓸 일이 많이 없는지라 알고 있던 한자들도 쓱쓱 기억 속에서 지워 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살지 않는 관계로 역이름을 쑤욱 훑어 보았을 때 친숙하게 느껴지는 이름들도 많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이름들도 많이 눈에 띄였다.

아마 수도권에 살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이 훨씬 가깝게 느껴지고 흥미로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하철 1호선의 시발역이라는 '청량리'.

맑다는 뜻의 淸과 서늘하다는 뜻의 凉이 합쳐진 글자로 맑아서 서늘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경우가 청량이라고 한다.

사람이 곧은 뜻과 함께 서늘함까지 유지하며 마땅히 가야 할 길을 가는 의마라고 보는 게 좋을 듯 하다고 작가는 말한다. (p58)

그와 대비되는 단어로 흐리다의 탁과 덥다는 의미의 염자를 들었다.

사람의 처지에 따라 처신을 다르게 한다는 의미의 염량과 그런 분위기인 염량세태.

한자시간이나 국어시간에 많이 들어 본, 결백하고 온건한 사람을 뜻하는 청풍명월.

더불어 소매에 청풍만 가득하다고 이야기했다는 명나라의 청렴 관리 우겸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렇게 청량리라는 이름을 통해서 참 많은 한자들을 접할 수 있었다.

이런 방법으로 많은 역들을 지나가면 한자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 고사성어들, 단어들을 만날 수 있다.

참으로 유익한 여행이 아닐 수 없다.

충무공 이순신의 고향으로 유명한 아산은 어금니 牙자에 관한 단어들이 정말 많이 등장한다.

또한, 결정적 위기에 등장한 이순신 장군같은 명장이 평시에도 제대로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말을 통해 인재 등용에 대한 뜻도 밝혀 본다.

이처럼 이 책은 한자에 관한 많은 내용들이 주로 담겨져 있지만, 결코 현실에서 등을 돌리고 있지도 않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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