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의 세 번째 법칙 비행청소년 15
설흔 지음 / 풀빛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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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랑.

듣기만 해도 뭔가 아련한 것이 떠오를 것만 같은 단어이다.

그 단어는 누군가에게는 따스함과 미소로로, 누군가에게는 아픔과 눈물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첫사랑을 이야기한 문학은 무척이나 많다.

이 책은 이제껏 만나 보았던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첫사랑을 이야기한다.

역사와 과거, 그리고 현재를 어우르는 이야기. 

시인의 문학관에서 6개월만에 만난 단발머리를 찰랑거리는 페이.

단두대의 목잘리는 소리같은 끔찍한 소리를 내는 전시실 문.

할머니처럼 따스한 눈빛을 보여주시던 도슨트 할머니.

문학관에서 나선 페이를 따라 나갔다가 마주친 손바닥만한 거북.

그 거북의 등딱지에서 보았던 노란 물음표.

거부할 수 없이 거북을 따라 기린교를 건넜지만 거북은 사라지고

작은 수성궁에서 나온 남자 이용을 만났다.

세종의 셋째 아들 안평대군 이용.

이용은 꿈에 내가 오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이용과 만난 내가 제일 먼저 마주친 것은 페이와의 추억이 있는 그림 <몽유도원도>였다.

안평대군이 꿈에 보았다는 무릉도원을 안견이 그렸다고 전해지는 너무나도 유명한 그림.

이 책에서 <몽유도원도>와 꿈은 많은 이야기들을 담게 된다.

후에 이용은 내게 새로 그렸다는 다른 몽유도원도를 선물한다.

이 세상에서 무릉도원은 어디인가?

수성궁에서 내가 만난 사람들. 

페이와 쌍둥이처럼 닮은 궁녀 운영.

운영이 평생을 같이하고픈 사람이라는 김 진사.

같은 궁녀이자 운영과 친한 자란.

어딘가에서 찾은 무릉도원에서 은거의 삶을 살겠다는 이용에게 한 운영과 자란의 대답은 흥미롭다.

책은 이용과 함께 있는 역사 속 장면과 과거 속에서 꿈을 꾸며 페이와 대화하는 장면, 그리고 페이와 함께 했던 과거가 교차되면서 전개된다.

과거는 시인의 책에 적혀 있던 글귀들, 페이와 내가 책을 통해 서로 주고받았던 내용들, 그리고 페이와 나누었던 대화들 위주로 내용은 전개된다.

꿈같은 내용을 담고 있으며 또한 '몽유도원도'로 대표되는 꿈은 중요한 소재가 된다.

첫사랑 앞에 머뭇거리는 나와 용감하게 한 발 딛은 누군가.

잔잔하게 전개되는 이야기들 속에서 그립고 보고 싶지만 말하지 못한다는 사랑에 대해 생각해본다.

과연 첫 사랑에는 어떤 세 번째 법칙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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