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우리 사이에
루연 지음 / 마롱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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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살에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쭉 혼자 지냈기에 결혼을 서두르고 싶었던 송주. 만난 지 일 년 되는 연인과 곧 결혼할 예정이었지만, 건강검진에서 자궁이 약해 임신이 어려울 거라는 진단을 받게 된 것을 계기로 파혼하게 됩니다.

임신이 어렵다는 말에 시부모는 물론, 연인조차 4대 독자라 아이를 낳기 힘들면 결혼이 힘들다는 말과 함께 등을 돌렸고, 송주는 비참한 마음에 홀로 술을 마시다 만취해 원나잇을 하게 되는데...

 

시작부터 이기적이고 개념 없는 전 연인과 시부모 때문에 엄청 짜증났어요. 임신이 어렵다고 임신이 안 되는 건 아닌데, 4대 독자라서 아이를 못 낳으면 곤란하다며 바로 파혼이라뇨... 아내가 무슨 아이를 낳지 못하면 쓸모없는 기계입니까? 보나마나 결혼하면 아이 언제 가지냐고 들들 볶을 시월드라 여주에게 크나큰 상처는 남겼지만 차라리 이게 낫다 싶긴 했네요.

초반에만 나오고 그냥 그대로 사라져야 했을 전 애인이 잊을만하면 나와서 찌질하게 굴긴 하는데요. 여주가 단호하게 끊어내고, 남주가 깔끔하게 발라버려서 아주 그냥 속이 시원했습니다.

 

파혼 후 직장 상사와 술김에 원나잇 하고 바로 임신이라는 크나큰 시련이 여주에게 닥치지만, 여주가 당찬 성격에다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어서 그런지, 여유로운 태도를 보여서 정말 좋았어요. 원나잇으로 임신을 하게 되는 이야기는 거의 대부분 여주 혼자 불안해하고, 혼자 임신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 소설은 그런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여주가 나 혼자서도 충분히 아이 키울 수 있으니까 책임지지 않아도 돼요! 하고 당당하게 나가는 것도 있지만, 남주가 여주를 진심으로 사랑해서 여주 혼자 힘들어하지 않도록 계속 옆에 있어주고 힘이 되어주거든요.

 

이 소설의 최대 시련은 여주의 파혼, 갑작스런 임신이 아니라 인간 같지 않은 인간인 남주의 엄마에요.

자신이 생각한 며느리 기준에 한참 부족한 여주와의 결혼을 반대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인간이면 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을 저질러 여주와 남주 모두에게 큰 상처를 주는 최악의 악조입니다.

남주의 엄마가 저지른 일은, 이렇게 까지 했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충격적인 사건이라 마음은 아팠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남주의 사랑을 여주가 확실하게 깨닫고 가족을 이루는 과정은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원나잇 소재는 몸정->맘정으로 개연성 없는 스토리가 많아서 선호하지 않는데, 이 소설은 원나잇으로 둘의 관계가 시작되었지만 남주는 이미 전부터 여주에게 진심이어서 그런지 전개가 탄탄해서 좋았습니다.

스토리는 뻔하지만 당당한 여주와 사랑꾼 남주의 케미가 좋아서 흠뻑 빠져들어 즐겁게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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