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 파괴 - 지구상 가장 스마트한 기업 아마존의 유일한 성공 원칙
콜린 브라이어.빌 카 지음, 유정식 옮김 / 다산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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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넷플릭스의 규칙없음을 읽었다. 규칙이 없는 조직인 넷플릭스는 과연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 것일까. 그들이 최우선으로 하는 규칙은 '넷플릭스의 이익이 되게 행동하라'였다. 리더가 할 일은 넷플릭스의 유연한 제도를 적극 이용 권장하는 것도 포함되고, 이를 통해 넷플릭스에 맞는 인재를 골라낸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일견 방만해보이는 자유를 안겨주는 것 같지만 그 안에 나름 바탕이 되는 목표를 심어놓고 업무 효율을 늘리도록 힘쓰고 있다는 요소들이 보였다. 어떤 인재를 선택할 것인가, 어떤 선택이 더욱 능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인가가 핵심으로 느껴졌다. 아마존의 성공원칙 순서파괴를 읽기 전에 넷플릭스의 규칙없음을 읽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비교해보려고 노력했다.

 

 아마존과 넷플릭스의 성공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분명하다. 이들이 성공한 기업이 되기까지 어떤 원칙을 가지고 기업을 운영해나갔을지 알아보고 이 중에서 실제적인 그룹 운영, 인재 관리에 도움이 될만한 요소를 찾아보고 싶었다. 국내에 기반을 두고 있는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확실히 익숙하지 않은 문화도 있고, 어떤 면에서는 불편하게 느껴질만큼 경쟁적이기도 했다. 외국계 기업의 인재 관리, 성과 보상 방식에 대해 우리가 부러워하는 점- 자유로운 근무 환경, 확실한 능력제 등-도 있겠지만 이런 방식을 막상 실제적으로 적용하게 된다면 당황스러울 부분들도 있을 것이다. 정말 연차를 써도 되는가부터, 가만히 자리만 보전하고 있어도 연차가 쌓이면 승진할텐데 성과를 보여야한다는 것에 대한 압박감 같은 것들은 익히 들어왔다.

 

 순서파괴에서 나온 아마존의 조건들도 간단하고 기본적인 원칙이지만 막상 실제적으로 적용된다고 하면, 어떤 식으로 문화와 규율을 바꿔야 좋을지 애매하기도 하다. 낯선 용어만큼이나 눈에 띄었던 것이 '바 레이저'라는 채용 프로세서였다. 구인을 할 때 대부분 인력은 얼마든지 대체 가능한 요소로 보거나, 공백없이 채워 업무 분담을 진행시키기 위해 일정에 맞춰 적당한 인재를 찾아 만들어가는 방식을 택한다. 가장 최선이 좋은 이력을 가진 지원자를 뽑는 정도이지만, 바 레이저 프로세스에 대한 부분을 읽으며 아마존은 '이 정도면 충분히 괜찮다'라는 생각(80)에서 벗어나 채용 수준을 최고의 프로세스로 유지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데에 큰 시간과 공을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하나 관심있게 읽은 것은 전자책 서비스 '킨들'에 관해서다. 전자책 서비스가 가져오고 있는 변화는 -비록 아직 여러 불만족스러운 후기들과 해결 과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매우 크다. 독서를 취미로 가지고 있는 주변인들 대부분 크레마를 이용하거나, 오디오북 어플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종이책을 구매하여 읽는 사람들의 수요가 갈수록 줄고 있는 과정에서 아마존이 서비스하고 있는 킨들에 대한 내용을 읽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마찬가지로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넷플릭스와 훌루와의 경쟁 속에서 아마존 프라임을 경영해나갔는지 알아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다른 사람의 성공담을 길게 엮어듣는 일은, 실패담을 듣는 것에 비해 그다지 즐겁지 않지만 그래도 아마존의 생생한 성공담은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과연 아마존이 '지구상 가장 스마트한 기업'일지는 글쎄 아직 확신할 수는 없지만, 매번 성공을 향한 더 욕심있는 행보를 보였던 것은 느껴졌다. 몸담고 있는 조직의 운영방식에 적용하기 어려운 면들도 있지만 기업과 인재풀 운영에 대해 생각과 눈을 키워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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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숨소리
치아(治我) 지음 / FIKA(피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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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를 읽으면서 이 책은 어쩌면 미용실에 가서 길고 긴 시간을 버티는 동안 몰래 보고 싶은 그런 잡지 속 코너 내용같지 않을까 생각했다. 바로 이 태도가 성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지금은 생각한다. 책을 읽기 전에는 그랬지만 생각보다 전문적인 조언을 담고 있는 책을 마주하고 철없는 호기심은 접어두고 건조한 시선으로 좀 더 진지하게 책을 읽었다.

 

 어른들에게도 성에 대한 조언이 필요할까. 요즘처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도 말이다. 어쩌면 정보가 너무나 많아서 취사선택이 어려운 것이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너무 빨리 많이 알아서 문제라고 하지만 제대로 된 경로로 알게 되는 경우는 여전히 드물 것이다. 버릇처럼 성인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고 생각했지만 학생들이 읽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졌다. 막을 수 없다면 차라리 더 나은 방식으로 알게 하는 편이 나을테니 말이다.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여자친구의 겨드랑이 털을 보고 놀랐다(140)는 사연이었다. 이걸 대체 어째야 하나 싶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르겠는 질문에도 성실히 답변해주는 책의 내용에 감탄했다. 요즘은 매체에서도 왁싱에 대한 주제로 얘기를 하는 연예인들도 있으니, 이정도의 고민을 담은 책이라면 수위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라이트한 편이 아닐까. 브라질리언에 대해서도 얘기하는데 뭐 겨드랑이털 정도야.

 

 전체관람가 주제는 이런 정도지만 이보다 더 자세한 고민들, 주제들을 책에서 만날 수 있다. 목차 내용을 참고해서 일독을 결정하길 바란다. 이제서야 어쩐지 이중적 의미가 담긴 듯한 제목이 다시 보인다. 밤의 숨소리라니. 솔직히 모르는게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만한 책이고, 알 것 다 안다는 자신만만한 사람이라고 해도, 안 읽어본 사람보다 읽어본 사람이 좀 더 나을테니 참고삼아 재미삼아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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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
E, Crystal 지음 / 시코(C Co.)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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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이역은 분위기가 독특하다. 간이역이라는 공간적 배경이 주는 단어의 이미지 때문일까 책의 안과 밖을 채운 일러스트들은 예쁘지만 사람의 온기가 덜 느껴지는 것만 같다. 하지만 막상 안의 내용을 보니 감성적인 사랑 이야기로 채워져있었다. 간이역을 처음 봤을 때 예전에 읽었던 책이 한 권 떠올랐다. 지금은 제목도 잘 기억이 안나서 찾아봤는데, '그 남자 그 여자'라는 책이다. 기억에는 이소라의 음악도시 라디오 작가였던 저자가 써 낸 감성적인 책이었는데 간이역처럼 서로 주고받는 듯한 내용으로 되어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쩐지 그 책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영화 간이역을 모티브로 펼쳐낸 책 속의 남자와 여자는 짧은 기록으로 자신의 사랑을 남겨놓았다. 개인적으로는 승현의 이야기보다 지아의 이야기가 더욱 공감이 갔다. 승현의 이야기를 통해 두 사람에게 더욱 익숙해졌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무래도 감정적으로 지아쪽에 더 공감되는 시각을 가지고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남자 독자의 시선으로는 어느쪽의 부분이 더욱 공감이 될까 궁금했다. 약간 신파적 느낌도 있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읽는 내용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하루 중 한시간 정도는 이런 감성물에 푹 젖어보는 시간을 가져도 괜찮지 않을까. 책을 읽고 마음에 들었다면 원작이 된 영화도 함께 보면 더욱 좋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어쩌면 순박하기까지 해보이는 감성에 당황하기도 했다. 곧 다시 서비스를 할 것이라는 싸이월드 시절의 감성이 이런 것일까.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감수성은 어떤 것일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갈수록 더욱 자극적인 컨텐츠를 찾아가게 되기 마련인데, 오랜만에 보게 된 말랑하고 순정적인 내용의 글이라 도리어 신선했다. 다가오는 봄, 촉촉한 감성에 젖어보고 싶다면 간이역을 한 권 펼쳐들고 꽃놀이를 떠나봐도 좋을 것 같다. 정통 멜로가 무엇인지 느끼게 해주는 승현과 지아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사랑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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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집 연대기 - 일생에 한번 자기만의 삶의 리듬을 찾는 경이로운 시간
박찬용 지음 / 웨일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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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신 가격은 500만 원. 이런 식이었다.(147) "

 

 이 사람과 나는 참 멀리도 떨어져있구나,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었다. 아주 다른 생각과 성향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대체로 재미있으면서도 답답하다.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행동을 하지 싶은 비워진 연결고리들 사이에서 헐,싶은 헛웃음이 나기 마련이다. 냉장고와 인터넷이 없다니. 어쨌든 나와 다른 이 사람의 첫 독립 이야기는 의외로 허술하고,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한 권으로 만들어질만큼 성공적이었다.

 

 " 동네의 고양이들에게 사료를 준다. 동시에 삶의 어떤 면은 도저히 예뻐지지 않는다. 단독주택의 낭만 곁에는 곰팡이가 피어오르는 벽지가 있다. 세입자와 건물주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틈이 있다. 그게 뭐든 이 경험이 아니라면 몰랐을 일들이다.(9) "

 

 장기간 방을 비우고 집엘 돌아가보니 내 방이 달라졌더라 혹은 집이 이사를 가고 없더라는 우스운 일화들이 사실은 꽤 흔하다. 저자가 독립을 결심하게 된 계기도 비슷한 이야기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가장 적은 탓에 세간들이 이리저리 쫓기다 저자의 방으로 들어차게 되면서 이불을 반 접어서 깔고 자게 되었다(22)는 이야기는 웃기면서도 공감된다. 우리가 주거를 위해 얻을 수 있는 공간은 한정되어 있고, 가족의 수는 그보다 많았을 적에 나 역시 이리저리 방을 옮겨다니며 가족들과 방을 함께 써야 했다. 나만의 방을 갖는 것이 꿈이었던 때가 있었다.

 

 사는 곳을 바꿀수는 없었지만, 나는 사는 방식을 바꾸는 방법으로 변화를 꾀했다. 요즘은 삶의 방식도 유행이라 남들이 보기에는 비슷비슷한 삶을 사는 평범한 모습 중 하나이겠지만, 나에게는 나름 의미있는 변화였다. 약 1년 정도 후 예정된 이사를 앞두고 있는 와중에 꽤 관심있게 읽어본 책이다. 벽지가 가장 마지막이라는 사소하지만 유용한 팁도 얻었고, 체리색 몰딩 같은 것에 아무렇지도 않은 감성을 가진 사람이라 변기에 새겨지게 될 아메리칸 스탠다드의 로고도 그저 재미있었다. 어떤 곳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도 충분히 해보게 되었다.

 

 자신만의 공간을 꿈꾸고 있는 사람이라면 나름의 방식으로 재밌게 읽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애초에 첫집은 다 후회와 미련, 결여 그리고 각별한 애증이 함께 하는 공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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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업 - 나와 너를 이해하는 관계의 심리학
신고은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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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길을 끌었던 내용은, 첫 직장에 들어갔을때에 대해 쓴 경험담이었다. 입사 동기 중 누구도 월급을 모른 채 일을 시작했다는 얘기에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했다. 요즘 90년대생이라 불리는 세대들은 다를지 모르겠는데 나 역시 첫 직장에 들어갈 때 정확한 급여를 몰랐다. 그저 주변에서 잘 준다고 하는 말만 듣고 일을 시작했는데 역시나 급여는 처참했다. 저자는 '첫 급여일에 퇴사 의사를 밝(21)'히기라도 했지만, 끝내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를 포기하지 못하고 또 다들 그렇게 받고 일하겠지 싶어 꾸역꾸역 일을 다녔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뭘 몰라도 많이 몰랐구나 싶었는데, 사실은 그게 좋은 사람이고 싶고 잘 보이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었다고 하니, 나름 치열했던 그 시절이 더 무용하고 아쉽게 여겨졌다.

 

 처음부터 공감대를 쌓아올린 내용을 만나 또 얼마나 후회할 거리들이 있나 자리를 잡고 책을 읽었다. 다양한 주제들도 흥미로워서 재밌었지만 그에 맞는 상황적 예시들을 소개하는 것도 익숙하고 분야도 다양해서 좋았다. 영화, 소설, 웹툰,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누군가의 경험담까지 다양한 예시들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혹시 지루하거나 어딘지 익숙한 내용의 위로글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해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한동안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샀던 회피형 인간에 대한 내용도 애착 유형과 함께 쉽고 자세히 설명해놓았고 율화행동63, 가시아 효과90, 마법적 전염효과123, 달콤한 레몬형 합리화168, 검은 양 효과223, 간츠펠트 효과229, 스키너상자262, 자이가르닉 효과294, 정서 이요인 이론330 같은 다양한 용어들을 소개하고 있어 흥미있는 내용을 찾아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31가지 맛의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에 대해 이야기가 나올 때면 항상 뜨거운 감자가 되는 맛이 있다. 31가지 맛 중 가장 많이 취향을 타는 '민트 초코'가 그것이다. 민트초코를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얼마나 많은 민초 취향 박해를 받아왔는지 헤아리기도 어렵다. 탕수육을 소스에 부어먹나 찍어먹냐는 방향성의 문제를 넘어 민초는 음식이 아니라 치약이라는 취급을 받곤 한다. 물론 이런 사소한 논쟁은 붕어빵을 머리부터 먹느냐 꼬리부터 먹느냐는 것 같이 반장난으로 하곤 하지만 꽃노래도 한두번이지 여러번 듣다보면 대꾸하기도 귀찮은 몰이해로 느껴진다. 책에서도 이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취향 존중과 마음 이론(254)을 읽으며 위안을 받았다. 존중입니다, 취향해주세요. 

 

 책에서 소개된 영화, 책들도 다 읽어보면 재밌을 책들이라 관심이 간다면 함께 목록을 만들어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문학 계열이 아닌 책 중에서 간만에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자신의 심리와 행동에 대해서, 또 다른 사람 그리고 그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궁금하고 생각이 많은 독자라면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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