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이리 재미날 줄이야 - 아프리카 종단여행 260일
안정훈 지음 / 에이블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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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년 전 아프리카를 다녀오면서 십년 뒤에 꼭 다시 와야지, 생각했었다. 올해로 그 10년이 지나가고 있는데 연말이 되어서야 그때의 다짐이 떠올랐다. 잊고 있었구나. 아프리카의 여행기를 담은 책을 앞에 두고 나도 다녀왔었지 하고 생각하다 기억의 바닥에서 퍼올린 다짐이었다. 몰랐는데, 살다보니 잊혀지는 것들이 정말 있긴 했다. 물론 강렬했던 아프리카의 기억은 아직도 남아있지만 다녀온지 10년이 됐다는 것은 헤아리다 잊어버렸다. 이쯤되면 세월의 흐름은 조금 몰라도 괜찮겠지 싶기도 했다.


 나의 아프리카를 떠올리며 책을 읽었다. 아프리카도 꽤나 이가 갈리는 여행지였다.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비포장도로에서 몇시간을 시달리거나, 경찰에게 돈을 뜯기거나, 비행기를 놓치는 일이 생길 때마다 어려웠다. 이런 사건들이 없이도 녹록치 않은 여행지는 이후에 중국 말고는 없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넓게 펼쳐진 땅 위로 물들어가던 노을을 바라보며 사파리 관광차 옆을 지나는 동물들이 실제로 살아움직이는 땅이 있다는 것을 느꼈던 순간은 아프리카의 모든 단점을 다 잊게 만들었다. 


 '아프리카 이리 재미날줄이야'를 읽으면서 그때의 기억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여러 동물들을 멀리서 바라보면서 사진도 찍고 신기해했었는데, 빅파이브로 꼽아놓는 동물들이 있었다는 것도 그랬었나 싶고 기억에 새로웠다. 재밌었던 건 한페이지에 동물들 사진을 하나씩 채워넣은 마지막 칸에 서양인 가족의 모습(143)도 함께 담아놨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관광에는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서양인 가족의 모습도 함께 포함되듯이.


 가끔은 천편일률적인 여행책이 다 비슷비슷하다고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평소에 보던 여행책들이랑은 좀 다른 느낌이라 재밌게 읽었다. 만나는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가 여행책을 주로 내는 세대보다 조금 달라 이런 여행도 있구나 하며 읽었다. 유명한 유튜버인 빠니보틀과 만난 얘기를 담으며 " 내가 한국에 있었다면 과연 이렇게 청춘들과 어울릴 수가 있었을까? 어림 반푼어치도 없다.(88) "고 잘라 표현하는 부분이 재밌으면서도 비슷한 느낌으로 글을 읽은 것 같았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글을 재밌게 쓰기도 했다.


 어떻게 이렇게 활기차게 여행을 다닐수가 있었는지, 솔직히 적지 않은 나이의 저자라 몇번이나 읽으며 감탄했다. 휴가로 짧은 여행만 다녀와도 집이 최고라 생각이 들 정도로 지치곤 하는데 아프리카를 260일 동안 종단하다니, 대단하다. 물론 가끔은 저자도 늘어지는 때가 있기도 했다. 그럴 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낯선 곳에서 이발과 면도를 도전하기도 하고(238) 느려도 자신의 속도대로 여행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기도 한다. 나도 나중에 이런 여행을 해야지 그 열정과 마음가짐을 긍정하며 책을 읽게 되었다. 아프리카가 궁금한 사람들은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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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아, 사슴아
최윤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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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좋았다. 안타깝게 생각하기로 진지함이 묻어져나오는 제목과 표지가 가벼움이 가장 큰 무기 중 하나인 에세이 신간들 사이에서 그리 매력을 발산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저 가을에 잘 어울릴 것 같아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려 했는데 첫눈에 이 책이 마음에 들어차 좋아졌다. 문장이 정돈되어 있고 단어가 살아있다. 에세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이런 글을 쓰는 작가의 것이라면 어떤 사소한 문장이라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 우리의 취향이 삶의 여정을 지나면서 바뀌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예전에는 바다를 앞에 두고 일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젊을 때는 봄을 기다렸는데 지금은 어느 계절에나 그 나름의 매력에 감탄한다. (11)"


 본 내용의 가장 첫줄부터 깊은 공감을 했다. 몇년전부터 꾸준히 어느새 모든 계절을 좋아하게 되어버렸다고 말하곤 했는데, 같은 생각을 성숙하고 아름답게 풀어낸 문장을 보고 좋은 책을 만난 것 같아 반가웠다. 때로 종교적인 이야기가 있어 우리 사이에 바람 하나 불어올 공간을 만들기도 하지만 '일품요리'를 차려낸 식탁에 초대받은 손님처럼 가까이 앉아 '사막아, 사슴아'를 읽었다.


 얼마 전 친구와 마주앉아 꼭 가보고싶은 곳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 있는데 뜨거운 땅, 추운 바다, 빛나는 하늘을 이야기하다 별이 뿌려진 모래, 사막도 함께 꼽았었다. 다른 뜻이 아니라 저자의 산문집 제목의 사막 역시 말 그대로 직접 찾아간 사막들을 뜻하고 있어 흥미로웠다. 어쩌면 평생 한 곳을 가보기도 어려운 사막을 여러 곳 다녀온 사진과 글을 보다보니 다시 한 번 여행에의 의지를 불태우게 되기도 하고, '사막들과 매우 친근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75)'다는 점이 부럽기도 했다. 


 이어지는 사슴아, 라는 부름은 한 강아지와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였다. 요즘은 길에서 고양이를 만날 것을 대비해 고양이용 먹이를 조금씩 챙겨 다니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길에 고양이가 많다. 어린 시절에는 그렇게 돌아다니는 개들도 몇 마리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도시에서 주인이 없는 개는 찾아보기 어렵다. 가끔 뉴스에서 산이나 인적이 적은 곳에 버려진 개들이 들개화되어 돌아다녀 위험하다는 소식만 본 것 같다. 사슴이도 저자가 숲길에 버려진 유기견을 마주친 날의 이야기였다. 예전에 지인이 키우던 갈색 치와와를 보고 작은 사슴같다 생각했던 것을 떠올렸다.


 읽고나니 사막과 강아지의- 동물의 맑고 순한 눈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볼 수 없는 투명한 풍경을 담고 있는 아득함, " 영원 같은 미지의 것을 갈망해 아스라해진 눈빛(101) ", " 순수한 비어 있음(108) " 같은 것들. 어떤 마주침은 순간보다 강렬하여 누군가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남기곤 하는데 아마 이 둘이 저자에게는 그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나에겐 무엇이 몇번을 보아도 또 다시 찾게 되는 '멀어진 시원으로 회귀하는 비밀의 통로(108)'일까, 한동안 조용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일찍 끝나버린 가을이 어수선하여 겨울을 맞이할 준비가 필요하다면 '사막아, 사슴아'를 읽어보면 좋겠다. 조용히 내면으로 생각을 인도하는 무게와 온도가 느껴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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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씨의 친구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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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구란 참 어려워. 아무리 친한 사이도 작은 균열 하나로 쉽게 갈라지고 만다. (17) "


 처음 대여섯장을 넘겼을까, 싶게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하나씩 되짚어 읽게 된다. 이런 책이구나. 이런 장치를 해두었구나. 만화이니까 가볍게 읽어야지, 싶었던 마음에 긴장감이 돈다. 구성이나 내용은 평범하고 인간관계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될 거라 예상했는데 굉장히 멋있는 시작이었다. 약간의 어색함, 위화감이 집중을 환기 시키며 한층 즐거운 마음으로 몰입하도록 유도한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나름의 사정이 있다. 지금껏 한번도 인간관계에서 단절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내가 누군가와의 인연을 놓아버리던, 누군가가 나와의 인연을 놓아버리던 혹은 의도치않게 자연스러운 환경의 변화 등으로 마무리 되는 관계더라도 돌이켜보면 그 사람과 그게 정말 마지막이었나 싶은 때가 있을 것이다. 나이들수록 친구를 사귀기 어렵고 또 이미 만들어진 관계더라도 그것을 잘 유지해나가기 어렵다는 것을 절감한다. 사고가 굳고 환경에 따른 변화도 생긴다.


 미우라 씨의 친구를 읽으려고 한 이유도 이런저런 관계로부터 생겨난 문제 때문이었다. 모임의 인원이 줄어드는 일은 예전에는 연연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조금 아쉽다. 셋이나 넷이었다면 가능했을 메뉴 주문이 둘이 되어버리면 확실히 한계에 부딪히기 때문에. 내용 내내 사이가 멀어져버린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거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의 인연이 닿아 로맨스도 키워나가며 한꺼풀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그런 간질간질한 면도 재밌다.


 " 밤새 이야기를 나눈 추억도 있어, 우리에겐. 그런 친구는 다시 안 생길지도 모르지만... (121) "


 얼마 전 친구와 밤새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날 '우리는 이제 하루쯤 밤을 새도 다음날이면 새로운 하루의 체력이 쌓일 나이가 아니구나' 하고 웃었던 일이 떠올랐다. 몸은 피곤했지만 아무 말이나 계속 이어가며 밤새 웃고 떠들었던 날이 정말 즐거웠었다. 학생때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수련회나 수학여행의 밤 같다고 생각하며 이런 날이 또 올까 아쉽기도 했다. 그럴 땐 연연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만나 어울리고 또 여유를 갖는 미우라씨의 어머니가 말한 관계(107)를 떠올리기로 했다. 아직은 자주 못보면 아쉽고 섭섭하지만.


 나에게도 그런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떨까 생각하다 마지막에 가서는 감동했다. 재미있게 읽기는 했지만 진심으로 마음이 움직인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정말 끝의 끝에 가서 예상치 못한 감동이 밀려왔다. 그날의 바다였구나, 하고. 책을 두 권 받았는데 사실은 한권씩 나눠 가질 생각이었지만 각기 다른 친구에게 한권씩 주어야겠다고 마음을 바꿨다. 내 마음을 움직였듯이 그들에게도 어떤 의미가 되어줄 것이란 기대가 생겼다.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어른이 되면 한번쯤 해보는 고민과 감동이 알차게 담겨있는 책이니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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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더 많은 세상이라면 라면 교양 시리즈 (시즌2) 1
박윤영.채준우 지음 / 뜨인돌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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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좀 더 알고 싶고 이해해보고 싶어서 시작했다. 솔직하자면 몇 십년을 살아와놓고도 장애를 가진 사람을 장애인으로 말해야할지, 장애우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언제는 장애우란 표현을 쓰는게 좋다고 했다가 또 언제는 옳지 않은 표현이라고 해서 검색을 해봐도 결과가 답변 마다 갈리고 어디에 물어볼 데도 없어 때로는 얼버무렸다. 이밖에도 불쌍해서가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있을까봐 시선을 두게 되는데 그게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들지, 도움을 요청하지 않으면 약간의 친절이 도움이될만한 상황에서도 먼저 의사를 내보이는 것이 오지랖이고 무례일지 조심스럽기만 하다. 


 그래서 '장애인이 더 많은 세상이라면'이란 책을 보고는 한번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바라는지 조금 더 알게 되면 이해의 폭도 그만큼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그런데 그 마음이 얼마나 유지되나면, 바로 그 제목과 표지를 봤을때까지 정도였다. 막상 책을 읽기 시작하니 순식간에 마음이 불편해지고 갑자기 아무 말이나 변명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책의 반의 반도 읽지 않은 순간이었다. 알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은 이해를 하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던 것이 아니라 그저 호기심이었을까. 실망감과 당황, 복잡함이 뒤섞여서 책을 읽었다.


 생각해보니, 평소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디에 물어볼 데도 없'었다는 이 말이 그만큼 분리된 삶을 살고 있다는 의미였다. 나는 분명 인지하고 있지만 문제 삼지 않는 경사로가 구비되지 않은 계단과 이리저리 끊겨있는 점자블록.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휠체어를 탄 사람을 만나게 될 확률이나 각종 제품들에 점자 표시가 되어있었던지 그 필요성 조차 생각해 본 적 없었던 날들이 그 증거이다. 특히 이 중 최근에 알게 되어 놀랐던 것이 시각장애인들이 가게에 가게 되면 상품을 복불복으로 골라야 하는 현실이라는 점이다. 책을 읽으며 생각 나 다시 찾아봤는데, 몇년전부터 문제제기가 되어 지금은 점차 점자표기를 늘려나가고 있다고 한다.


 함께 살기는 효율이란 항목 아래에서 타협을 하고 배제된다. 책에서도 나오는 이야기이지만(204) 지하철에서 진행됐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시위가 한창 뜨거운 감자일때 대부분의 목소리는 비난조였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손해를 겪었기 때문에 불만이 컸으리란 점도 이해한다. 한편으로는 온건한 방식으로 시위를 진행했다면 누가 알아주고 들어주었을까 하는 의문과 그때 겪었던 늦어짐과 불편을 필수적으로 감안하는 생활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생각이 한구석에 남았다. 두 입장을 모두 생각하면서 한쪽에 속해있는 자신의 편리함과 이익에서 좀처럼 눈길을 떼지 못하겠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어쩌면 싸우는 모든 사람들은 이런 시선에 놓여져있는지 모른다.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알리고 변화를 요구하는 것을 다수의 기득권이 불편을 겪지 않고 이익을 조금이라도 뺏기지 않으며 양심이 찔려 기분 상하지 않는 선에서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기적이고 불편한 사회 통합의 반발세력이 되는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목소리를 낸다면 듣지도 신경쓰지도 않고 늘 그렇듯 묵살되고 배제될 것임에도, 지금껏 그랬던대로 있기를 압박한다. '장애인이 더 많은 세상이라면'을 다른 사람을 더 이해하고 싶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내용에 공감하면서도 내 손에 들려진 이익이 얼만큼 되는지 헤아려보는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감상이 궁금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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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바의 가을바람 불어라 나의 수수바 3
조미자 지음 / 핑거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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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란 코트를 입어야지.

은행잎이 하늘 가득 떨어지는 날에는

내가 제일 커다란 은행잎이야. "


 가을에 잘 어울리는 그림책이라 '수수바의 가을바람 불어라'를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다. 전에는 자주 동화책을 읽곤 했는데 요즘은 때때로 시간을 내어 청소년 도서를 몇 권 찾아보는 정도로 관심의 폭이 줄어든 것을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다. 더이상 아이도 청소년도 아니면서 왜 굳이 다른 연령을 대상으로 한 책을 읽으려고 하냐면 그 안에서 찾을 수 있는 감동과 깨달음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좀 더 간결하고 쉬운 말로 되어있는 이야기를 비교적 짧은 시간에 온전히 읽어내면서 새로운 자극을 갖게 되는 점도 좋다. 그래서 가을을 맞은 수수바의 이야기를 읽고 싶었다. 


 '수수바의 가을바람 불어라'의 그림은 어딘지 익숙한 느낌이다. 내 어린시절에 봤던 동화책 그림같았다. 요즘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보면 3D로 만들어져서 특유의 배경과 따로 노는 느낌, 입체감이 들어 2D 만화 세대인 나에겐 좀 어색하다. 단어도 3D 애니메이션과 2D만화로 구분지어 불러야 될 것 같다. 나와 같은 사람들 때문에 동화책도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고전판의 수요가 있기도 한데 수수바를 보면서 반가움을 느꼈다. 그렇다고 해서 수수바의 그림이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을 옛날 느낌이란 것은 아니다. 알록달록한 가을색도 가득하고 살짝 거친 표현도 귀여워서 새로운 독자들의 마음에도 들 것이다.


 수수바의 이야기를 지금은 계절별로 만나고 있지만, 앞으로 더 다양한 소재로 나올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각각의 얇은 책이 아닌, 하나의 책으로 모아 묶어서 읽어보고 싶단 생각을 한다. 한권의 책 안에 다채로운 색과 이야기를 담은 수수바 시리즈가 나온다면 아주 매력적인 책이 될 것 같다. 비와 바람이 거센 11월의 초입부터 떨어져버린 단풍이 아쉽다면 수수바의 책장안에 담겨진 가을바람으로 단풍을 맞이하는 시간을 가져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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