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캐-주변국 지식인이 쓴 反중국역사
양하이잉 지음, 우상규 옮김 / 살림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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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내몽골의 오르도스 출신이지만 현재는 일본으로 귀화(歸化)해서 일본인으로 인류학을 연구하는 학자입니다. 1989년 이후 일본에 거주하며 규슈( 九州)의 벳부(別府)와 간사이(関西)의 오사카(大阪)에서 연구하고 현재는 시즈오카대학(静岡大学)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책내용보다 저자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이 책이 제가 기대했던 내용과는 좀 결이 다른 내용을 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보수잡지 문예춘추(文藝春秋)가 기획했으며 저자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준 일본의 고고학, 인류학, 역사학 저서들로만 참고문헌이 서지목록에 가득합니다.

몽골및 유목민족에 관한 역사 및 역사관(歷史觀)을 이야기하고 한족의 중화주의 (中華主義)를 비판하는 책치고 일본학자들의 책으로만 서지가 채워진 것 자체만으로도 의구심이 충분히 들 수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재가 알기에 영미권 및 러시아와 유럽권에서도 중국및 중앙아시아 유목 문화와 역사에 대한 연구가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은 결국 ‘보고 싶은 것만 보겠다’라는 의미가 아닌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저를 비롯한 일반적인 독자들이 저자의 지적대로 중국중심적인 중국사와 동아시아사를 배워온 것이 사실이고 중앙아시아의 역사나 ‘오랑캐’로 대표되는 중국의 변방지역에 대해 잘알지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자가 ‘지나( 支那)’로 통칭하는 한족의 국가들을 중심으로 하고 만리장성 바깥의 세계를 ‘야만(野蠻)’으로 규정하는 중화주의적 역사서술이 배타적이고 폭력적이라는 점은 공감이 갑니다만 논의의 톤이 어쩐지 점점 보수화하는 일본의 입장을 정당화시키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몽골 및 유라시아 초원지대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 전문가라서 그러는지는 모르겠으나 중국과 그 주변을 다루면서 근세 일본의 왜구(倭寇)에 대한 역사, 몽골의 일본정벌, 일본 제국주의의 청일/러일 전쟁, 만주국 (滿洲國) 건국에 대한 역사가 아예 빠진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일본의 입장에 기대어 몽골인으로서 느꼈던 한족 중심의 중화주의적 역사관을 비판하는 논조가 한국인으로서 매우 불편합니다. 강국으로 부상하려는 중국을 새로운 군사무장을 가능케 하는 ‘보통국가’를 추구하는 일본이 견제하는듯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 책 자체가 특정한 시기를 다룬 책이 아니라 기원전부터 현재의 중국에 이르는 광범위한 범위를 아우르기에 더욱 이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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