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매기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8
김금희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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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순간, 간절한 사람이 살며 한 번은 있게 마련이다. 그토록 간절한 이유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얼만큼 간절한 지에 대해서도 모르고 그 간절함이 얼마나 지속될지도 모른다. 희박한 확률일지언정 그것이 상대와 통할 수도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랄까. 얼만큼일 수 있는 지에 대해 계속 확인하는 관계는 얼마나 구질구질하고 아픈가, 얼마나 지겹고 지치는 관계인가를 생각하다가 그냥 오해일 수도 있고 착각일 수도 있고 그렇게 생각해가다보면 모두 그저 추억이나 과거로 보내야할 것만 같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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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짧은 소설보다 해설이 더 와 닿았다. 꿈보다 해몽! 꿈은 어렴풋하더라도 잘 해몽해서 내게 힘이 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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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고, 친애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1
백수린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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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 되면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고 나면 납득하고 수용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 과정들이 순차적으로 진행되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가지도 않는다. 의문 뒤에 따라붙는 이 과정들엔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 한 단계를 넘었다고 다음 단계까지가 쉬운 것도 아니고 모든 것을 아는 것도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도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 중 가장 안타까운 것은 알려고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마음이나 받아들일 여지가 없다는 것과 같다. 어쩌면 아닐지도 모른다. 다른 단계나 과정이 있을지도 모르고 그저 편안하게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나는 그래서 알고 싶어하지 않으면서 비난하는 것도 원망하는 것도 포기하는 것도 슬프게 느껴진다. 모든 일에 노력과 의지를 쏟고 마음을 쓸 필요는 없겠다. 그냥 그렇구나 하는 것 역시 필요하고 중요하다. 다만 받아들이고자 하는 무엇(상황이든 관계든-)이 있다면 먼저 알고 싶어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하고 계속 생각하고 있다. 내가 알고 싶어하는 만큼 상대도 날 알고 싶어한다면 그것이 서로 이해하기 위한 전 단계라고 믿고 기쁠 것 같다. 우리는 다음으로 갈 수 있구나 하는 마음이랄까? 그렇게 가다가 이해하게 되면 그것을 편안하게 여기게 되고 언젠가는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도 소망할 수 있지 않을까? 내겐 이 책에서 그 이해의 과정을 느꼈다. 그래서 친애할 수 있게 되었다고 조금은 부럽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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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6
정이현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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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 이건 부모의 이야기일 거라 추측했다. 농담이나 빈말이 아니라 세상 모든 아는 신과 모르는 신들에게 간절한 순간은 자녀의 일이 아니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그 이상의 간절함을 나는 모른다. 누군가에게 간절한 일이 누군가에겐 귀찮은 일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슬픈 일이 누군가에겐 무서운 일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당연한 일이 누군가에겐 지독한 일이기도 하다. 저마다의 세상에서 저마다 살아가며 저마다의 이야기를 만든다. 다만 나는 좀 더 민감해지고 싶다. 그 민감함으로 누구를 찌르지 않고 누구를 돌볼 수 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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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로 만들어진 이야기와 번역을 거친 이야기는 한단계를 거친 공정 덕분에 머릿속에서도 한번 더 해체되는지도 모르겠다. 분명 두루 더 품이 든다. 만들어지는데도 이해하는데도. 미뤄둔 한국소설들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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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 무엇인가 - 진정한 나를 깨우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철학 에세이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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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나 혹은 자아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작가의 ‘분인론’은 참신하나 표면적이다. 인간은 관계 안에서만 존재하는가. ‘-에 대한 나’만 존재하는가. 어떤 것이 주체고 객체냐의 문제도 진실과 거짓의 문제도 아니다. 다양한 자아에 대해서 관계속에서의 자아에 대해서도 충분한 생각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작가의 ‘분인론’을 요리조리 생각하며 머릿속에 도식화해봐도 온전히 받아들이기 힘들다. 인간을 양파와 같다고 생각하면 ‘분인론’은 당연한데,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래서 ‘페르소나’ 쪽이 훨씬 와닿는다. 그 ‘페르소나’역시도 완전한 가면이라고(독립적이고 개별적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말하자면 본래의 얼굴이 얼핏 비치는 가면인 것이다. 반투명이나 불투명 상태라고 해도 좋겠다. ‘분인1’과 ‘분인2’와 ‘분인3’이 거의 차이가 없는 사람은? 그 경우 분인의 의미가 있나? 작가의 이론은 지극히 일본적이라 여겨졌다. 내겐 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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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 - 지중해의 태양 아래에서 만난 영원한 이방인 클래식 클라우드 16
최수철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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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의 책을 단 두권 읽었을 뿐이다. 작가를 깊게 알지 못하고 그저 유추했을 뿐이다. 물론 대부분 그래왔다. 이 시리즈를 통해 좀 더 작가의 내밀한 부분을 만나면서 깊게 알고 싶어지는 일이 많다. 카뮈의 전집을 사야겠다고 더 읽고 더 많이 알고 싶어졌다. 가장 좋았던 것을 꼽자면 니체와 카뮈다. 두 거장의 공통점은 질병으로 인한 고통, 죽음과 삶 그리고 자신을 깊게 들여다본 것이랄 수 있겠다. 물론 그런 작가들은 많은데 그 다음이 중요하다. 그래서 결국 어떤 결론에 이르는가. 관찰과 발견을 통해 도달하는 종착지가 중요한 것이다. 시작점과 과정은 비슷하나 종착점은 조금 다르다. 니체와 카뮈 중에서 카뮈로 기우는 까닭은 그 종착점 때문이다. ‘가로되 사랑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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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카뮈의 과정을 3단계로 표현했다. 부조리-반항-사랑. 이 3단계가 내게도 있다. 추구하는 것과 실상 사이의 간극이 늘 자괴감과 번민을 가져오지만 그 추구하는 바를 잃지 않겠다는 의지가 중요하지 않을까? 어리석은 실상에 대한 변명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 간극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멈출 생각은 없다. 그 노력이 괴롭고 아픈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도 기쁘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가끔 누구를 편들거나 비난하기가 어렵다. 누구를 미워하기도 믿기도 어렵다. 하지만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모두의 사정을 몰라도 그 상황을 몰라도 애쓰지 않아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 이해하는 것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서 모두를 포용하거나 늘 평안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해못할 일이나 이해못할 사람은 점점 줄어든다. 이해하다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생긴다. 그 순간이 사랑의 시작이라고 믿고 있다. 카뮈의 사랑과 내가 말하는 사랑은 전혀 다른 것일 수도 있지만 결국 사랑이 모든 것을 구원할 것이라는 믿음은 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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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누구를 좋아한다는 것이 그의 모든 것에 동의하고 긍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랑이 완전무결하고 흠없는 상태의 감정은 아니다. 어쩌면 단어의 정의부터 시작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왜’로 시작해서 ‘그래서’를 지나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이르는 과정을 멈추고 싶지 않다. 언제까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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