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미니멀리즘!!
청소하고프게 만드는 힘!!
처음과 같이 이제 와 항상 영원히.내가 첫 영성체를 받을 때 외웠던 영광송이다.나도 물론 이런 사람이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내 기준이 옳은지 알 수 없지만 내가 책을 고를 때 처음과 같이 항상 영원히 믿고 읽는 작가분 책이 있다.박완서 작가님.동화를 쓰겠다고 하면서 정작 동화는 많이 읽지 않는 나.그래서 큰 마음을 먹고 문학당 식구들과 동화를 읽으려고 책을 선택했다.그런데 처음 문장부터 보기 좋게 시험에 들었다.`수남이는 청계천 세운 상가 뒷길의 전기용품 도매상의 꼬마 점원이다.`난 내 글을 다시 읽기 정말 싫어하는 사람 중에 하나다.그러니까 맞춤법도 엉망이고 문법도 엉망이고..그래도 첫 문장을 이렇게 쓰진 않는다.`수남이는 청계천 세운 상가 뒷길에 있는 전기용품 도매상에서 일하는 꼬마 점원이다.`라고 고쳐주고 싶다.만약 내가 이 동화를 합평한다면 처음 이 문장부터 마음에 안 들어서˝동화의 기초, 아니 문장의 기초도 모르시네요.˝라며 비꼴 거다.이 분이 어떤 동화 작품을 낸다고 해도 내 선입견은 절대 바뀌지 않을 거다.정말 `박완서`님이 쓰신 것인지 의아했다가,왜 편집자는 이 첫 문장에 대해 선생님께 좋게 얘기를 하지 않았는지 궁금해했다가,다 읽고 나서도 이 의문을 지울 수가 없었다.진짜 어이없는 일이지만 다시금 `호밀밭의 파수꾼`의 홀든이 얘기한 좋은 소설의 조건에 대한 부분이 떠오른다.˝좋은 작품이란 작가에게 메일을 보낼 수밖에 없이 만드는 것.˝그것을 의도하신 건가? 하는 생각에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어찌 보면 ˝의˝가 두 번 들어가는 이 첫 문장은 이 동화의 모든 것을 설명해 주기도 한다.올바른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혼란 말이다.수남이는 열심히 돈을 벌며 공부도 해 나가려 노력하는 착실한 아이다.어느날 수남이는 어이없는 일로 외제차에 흠집을 내버리고 외제차 주인은 돈을 물어달라며 수남이 자전거를 압수한다.수남이는 주위 사람들의 소리 없는 응원으로 자신의 자전거를 다시 훔쳐(?) 도망가는 데 성공한다.전깃집 주인은 잘했다며 칭찬만 한다.수남이는 절도로 감옥에 간 형을 떠올리면서 똑같은 절도인데 왜 나는 칭찬을 받았는지 의아해하며 전기용품 집을 떠난다.이 동화는 여러 측면으로 읽힐 수 있다.이 동화 외에 5개의 동화들 또한 이런 형식이다.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동화,과연 이 책이 어린이들에게 잘 읽히고 이해될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그런데 네이버 감상평은 의외였다.˝박완서 작가님 존경합니다. 제가 얘기하고 싶은 이야기들이랍니다. 어른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어요.˝이런 평들이 대부분이다.이 작품에 대해 얘기하면서 무궁무진한 생각 주머니가 끊임없이 풀어져 나왔다.이야기는 쉽지만 결코 이해하고 생각하는 것은 쉽지 않은 동화들이었다.머리에 김이 폴폴 나올 정도로 생각을 하고 토론을 하고 나서 아이를 데리러 유치원에 갔다.같은 부모 분 손에 놀랍게도 `자전거 도둑` 소설이 들려있었다.알고 보니 우리 유치원 안에 같이 있는 초등학교에서 이 책으로 `독서 골든벨`을 한단다.˝제가 읽어도 어렵던데 초등학교 애들이 읽고 이해할 수 있을까요?˝˝음-다 다른 것 같아요. 우린 우리 위치에서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아이들 위치에서 같은 이야기로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더라고요.그건 우리 아이들 몫이죠.˝(와우! 우리 유치원 부모님들 클래스!!)처음 어른들이 만든 윤리의 기준에서 혼란을 갖고 있는 수남이를 시작으로도시 아이들에게 화가 난 한뫼, 돈 안 되는 시인인 할아버지를 보며 가슴 떨림을 경험한 소년,멋있는 궁전 아파트에서 자살하는 어른들을 보며 민들레 꽃의 강함을 알려주려고 했지만 실패한 어린 화자,어른 눈에 쓸모없는 것도 소중히 볼 수 있는 할머니를 가진 길수 마지막으로 자신보다 행복한 사람을 보다 못해 죽음을 자초한 임금님으로 끝이 난다.이 책은 박완서님이 시간이 날 때 스스로 쓰고 싶기에 쓰신 동화라고 한다.차마 소설에 넣지 못 했던 이야기를 동화라는 매개로 마음껏 쓰신 듯하다.어린이 시각에서 이야기를 하고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 환호한다.우리 어른들은 이 책을 읽고 심오해지고 생각이 많아진다.그리고 마지막은 부끄러워진다.다시금 순수한 마음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동화책이었다.다시 돌아가..나 또한 내용을 보려고 하지 않고 문법의 구조 운운한 나 자신이 참 창피해진다.`작가님이 그걸 의도하셨나?`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