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운명 (양장)
문재인 지음 / 가교(가교출판)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2013년 작성한 서평입니다.

정말 행복하게 책을 읽었다.
같은 동시대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제는 진정한 자유인(은 아니고 국회의원이구나)으로, 대통령이 되지 않은게 참 다행이다..싶었다.

글을 읽는 내내 허세나 허풍이나 과장이나 거북함없이 정말 진실되게,
옥에 티가 없는 그의 성품이 그대로 담겨 나왔다.
참여정부에 대해 자신이 한 일을 과장하지 않고 또 내가 속으로 `참여정부는 이건 좀 못했는데..`라는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이..
참 안타까웠던 부분이 거기라고 콕 찍어 얘기하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과감없이 자신의 심정과 마음을 얘기하는데..
노무현 대통령을 신격화하지도(심지어 대형 목사화하지도 않았고) 신랄하지도 않게..
진심 고 노무현 전대통령이 자랑스럽게 `나는 문재인의 친구다`라고 자랑하고 싶을 만큼 담백하게 모든 걸 담고 있다.

그의 인생을 보면서 진짜 이 책을 `운명`이라고 쓸 수 밖에 없는 그의 입장이 이해가 갔다.
가난, 그리고 법학도로서 바르지 않은 현실에 대한 저항, 그로 인한 자신에게 딱 맞는 (자격도 차고 넘쳤던) 판사가 되는 길의 좌절
그리고 만남.그 만남으로 이어진 청와대행 등등-
재수를 거쳐 후기로 `겨우` 경희대에 들어간 일을 오로지 부인을 만나기 위한 일이라고 표현한다던가
학생운동 혐의로 특수부대에 들어갔음에도 스스로를 `말뚝박을 정도로 적응을 잘 했다.`고 생각한다던가..
그런 모습을 보면서 바람직한 삶의 태도에 대해 겸허히 본받고 싶었다.

그리고 청와대에서 행했던 일들과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했던 어려운 일들을 보면서
오히려 난 거의 `무조건적`으로 싫어했던 현 정부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너무 흑백논리로 사람을 단정짓지 말자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또 차근차근 어렵지 않게 정부조직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그를 보면서 아-정말 이 분이 왜 헌법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는지 알 것 같았고..-_-혹시 고시공부하는 친구가 있다면 뒤에 헌법재판소편 전에 나오는 정부조직 완전 암기과목인데 이거 보면서 좀 이해에 도움 받길 바란다.

마지막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글을 보면서 내 주위의 과거도 생각이 났다.
나의 사회생활은 그 당시 교회밖에 없었는데(어머 지금도..)
목사님이 `자살은 죄악인데 역대 대통령이 그러다니 정말 창피하다.`라고 말씀하시면서
그 당시 검은 옷(대통령 추모식에 갈까봐)을 입는 것도 흉을 봤다..
거의 노전대통령은 교회에서 사탄에 가까웠다.
흠--------

지금도 무엇이 옳은 것인지 잘 모르겠다.
교회용어로 빌리자면 벌레같은 내가 뭘 안다고-
그냥 벌레같은 내가 바라본 교회 모습은 그랬다.
난 물론 주님을 믿고 주님을 믿는 교회를 섬긴다.
하지만 교회를 믿진 않는다.
(그 당시 일이 생각나는 구나..)

아무튼 이 책을 읽으면서 건강한 정신을 가진 한 인물의 삶을 돌아보면서
나도 이런 마음으로, 인생을 후회없이 살아가야지..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근거없는 미움과 근거없는 찬양말고-
이렇게 운명이 이끄는대로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은 진정 아름답다.

그는 2012 대선에서 패배했다.
하지만 그는 고 노전대통령 많은 표를 받았다.
그리고 깨끗이 승복했다.
계속 고향에서 사랑하는 부인과 그를 존경하는 아들 딸과 손자와 지내고 있다.
그리고 나같이 훌륭한 사람이라고 인정하는 사람들이 언듯언듯 있다.
그것만으로 그는 성공한 인생 아닌가?

나도 이런 건강한 삶을 살고 싶다.

멋있다.

브라보.


지금 우리는 다음 희망을 이야기한다. 집권을 위한 방법론을 말한다. 그러나 나는 걱정이 된다. 지금 집권을 말하기 전에 진보,개혁진영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생각하면 두려운 마음이 든다. 2003년 참여정부 집권 시기에 비해 현재 우리 진보,개혁진영의 역량과 집권능력은 얼마나 향상 됐을까.진영 전체의 역량을 함께 모으는 지혜는 얼마나 나아졌을까.
나는 2002년 대선에서 노 대통령이 당선된 것조차, 우리 진영 전체의 실력이나 능력으로 된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두의 노력이 의미가 컸지만, 노 대통령 개인이 국민들에게 받은 소망과 지지를 참여로 끌어낸 요인이 크다. 천운(天運)이 만들어 낸 듯한 드라마틱한 과정과 우연한 요인도 크게 작용했다. 노 대통령의 당선을 진보,개혁진영의 역량에 의한 것으로 판단한다면, 반만 맞고 반은 틀렸다고 나는 생각한다.
2012년 대선의 희망을 말하려면 우리 현 주소를 살펴봐야 한다. 참여정부 5년, 더 나아가 민주정부 10년의 성공과 좌절에서 우리의 역량과 한계를 따져보고 거기서 출발해야 한다.
물론 성찰과 반성의 맨 앞자리에 정권을 운용했던 우리가 서야 할 것이다. `우리는 최선을 다 했는가?`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정권을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았을 때,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빈틈없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매사 도덕적일 뿐 아니라, 능력 면에서도 최고의 사람들을 모아야 한다. 참여정부 때 청와대가 과연 그랬는지를 묻는다면 겸허하게 돌아보게 된다. 나부터라도 그 때는 경험이 없었다. 다들 뜻과 의지는 가상했지만 능력 면에서 우리가 최고의 보좌진이었나 생각하면 대통령께 항상 송구할 따름이다. 우리 역량의 부족함과 서투름, 이상과 현실의 불일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걸 부인하거나 회피할 수는 없다.
(`길을 돌아보다`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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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 찾기 2016-10-29 0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사에 다소 관용하는 것은 관용이 아니요 무책임이니, 관용하는 자가 잘못하는 자보다 더 죄다.˝
- 도산 안창호-
요즘 제가 내내 상념하고,
인용하는 말씀입니다.

책한엄마 2016-10-29 02:53   좋아요 0 | URL
정말 좋은 말이네요.이렇게 혼란한 시대에 무엇이 옳고 정의인 줄 안다면 거침없이 의견을 이야기하고 주장하는 적극적인 삶을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