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 제9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42
황영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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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한 명이 그 애 좀 이상하지 않아?’이렇게 씨앗을 뿌리면, 다른 친구들은 이상하지, 완전 이상해.’라며 싹을 틔운다. 그다음부터 나무는 알아서 자란다. ‘좀 이상한 그 애로 찍혔던 아이는 나중에 어마어마한 이미지의 괴물이 되어 있는 것이다.

 

한국 학교에서도 초등학교 2학년, 영국 학교에서도 초등학교 2학년인 내 첫 딸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친구.

처음 영국 학교에 들어왔을 때 친해졌던 친구는 중국인 친구 에밀리. 그 친구랑 잘 지내는 구나 싶었는데 어느 날 친구 때문에 훌쩍 훌쩍 울고 왔다.

내가 직접 아이를 볼 수 있는 부모 참여 수업 때. 그 때 우리 아이가 수업을 듣는 걸 볼 수 있었다. 내 옆에 있는 딸 친구는 내가 바로 파트너라고 얘기하면서 내 딸을 좋아한다는 티를 냈다. 게다가 같이 놀지 말자던 에밀리랑은 둘이 꼭 붙어 다녔다.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는 난 에밀리랑 친하더라?”라고 얘기했더니 반전 스토리가 펼쳐졌다. 에밀리는 1학년 때부터 루시라는 아이랑 둘이 단짝이었단다. 그래서 내 딸은 에밀리랑 루시랑 같이 어울렸는데 에밀리랑 내 딸이 더 친해지는 것 같자 루시가 불편하다고 얘기했었나 보다. 그래서 에밀리는 루시랑 놀 때는 내 딸과 놀지 못하고 혼자 있는 내 딸이 안쓰러워

너 이렇게 혼자 놀지 말고 다른 친구들이랑 놀아.”라고 친절하게 얘기했던 것이다. 루시는 내 딸에 대한 비방을 계속 하지만 아무도 그 사실을 믿고 같이 싫어하진 않는다고 한다.

 

친구가 그런 거야. 살다 보면 멀어지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만나기도 하고. 인간관계가 다 그래.

 

루시랑 친해졌다가 그래, 지금은 멀어진 시기일 뿐이라고 얘기해 주었다. 이해를 하지 못하다가 지금 너가 미워하는 동생을 보라고 했다. 집에서 셋째 아이는 예쁘지만 둘째인 큰 통생은 싫다고 한다. 그러면서 또 혼자가 되는 학교 놀이 시간에는 또 동생이랑 아주 잘 지낸다고 한다.

비단 초딩 중딩 아이들만 대인관계가 어려운 걸까. 어른들도 똑같다. 아주 유치하지만 혼자가 되기 싫어 남을 미워하는 선택지를 선택한다. 누군가는 미움 상대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누군가 나를 미워하기 전에 재빨리 누군가를 미워하며 주도권을 잡으려고 하기도 한다.

처음 시작하는 새 반에서의 스트레스와 힘듦은 이 책 체리 새우: 비밀 글 입니다의 주인공인 다현이만이 아니다. 이 책은 가볍게 시작한다. 카톡 내용과 네이버 글을 차용해 마치 웹소설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읽다 보면 이 책이 처음 첫 인상처럼 가볍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여기는 시작의 떨림 뿐 아니라 사회에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헤어짐과 고통이 청소년 위치에 맞게 그들 눈높이에서 잘 녹여낸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나는 무심한 듯 책 표지가 대기 화면으로 놓여있는 전자책을 아이 옆에 걸쳐 놓았다.

엄마, 체리 새우? 이게 뭐야.”

네 또래 이야기는 아니고 너보다 좀 나이 있는 중학생 언니들 이야기야. 한 번 읽어볼래?”

, 읽어볼래.”

그 뭐야, 루시랑 있었던 일이랑 비슷한 일이 여기 있더라?”

그래? 나만 당하는 일이 아니야?”

책 영업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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