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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태도 - 기억은 사라져도 기록은 남는다
이수현 지음 / 지식인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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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쓰고 🏆 까지 여러번 수상하신 인친님으로 알고 있다가 <유리젠가>라는 소설로 알게된 이수현 작가님. 직장일을 하면서 글도 쓰고 대학원까지 다니시는 걸 보고 매우 열정있는 분인줄 알았지만 '기록'에 진심이셔서 더욱 끌렸다.

마침 나온 에세이도 《기록하는 태도》로, 내가 중요시하는 '태도'와 '기록'이 모두 담겨있어 꼭 읽어봐야겠단 생각이었는데 마침 좋은 기회로 읽게 되었다.

📖🍁 문예창작학과 광고마케팅학과 중 취업 시장에서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큰 후자를 선택할 정도로 현실적인 사람이었다. 직장 생활을 하며 차곡차곡 모아온 돈을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투자의 일환으로 학업에 투자했다. 자리가 좁아지는 취업 시장 속에서 이처럼 작은 길이라도 확보해 나만의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절실한 마음이자, 내 딴엔 소소한 실천 이었다./22

++ 소설을 쓰는 직장인. 게다가 대학원은 문창과가 아닌 광고마케팅을 택했다는 그는 "하나에만 몰입하기 보다 대체적인 나를 많이 나누는 것"으로 "하나의 자아가 무너졌을 때 또 다른 자아가 회복력이 되어주도록"(23)하는 장치를 만들었다고 한다. 얼마나 현실적이고 합리적인지...역시나 보여지는 이미지와 부합한다고 느꼈으나 책을 읽어내려갈수록 그의 내면의 강인함을 더욱 절절히 느낄 수 있었다.

📖🐛 분명 누구의 마음에나 황량하고 매서운 겨울이 찾아 올 수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내 이야기를 어떻 게 써 내려갈 것인지, 마지막 지점을, 마음의 계절을 어디 에 둘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니. 그 생각과 작은 실천 만으로도 우리는 조금씩 봄과 가까워지는 중일 테다./27

📖🦭 쓰는 일은 있는 힘껏 자유로워야 한다.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해, 타인의 강제에 의해 기록한다면 결국 피상적인 글밖에 되지 않으니. 근원적인 마음의 갈증과 허기를 해소 할 수 없다. (...) 자유로이 기록하는 마음으로 더 너른 들을 거닐 수 있는 것이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글을 생활의 리듬이자 건강한 원동력으로 삼는 것이 지점에 쓰는 것의 의미가 있다. 진실한 나를 만나기 위해 오늘도 나는 순수한 자아와 조우한다./41

++ 역시 쓰고자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자유함'이 느껴진다.
저자가 스페인에 여행갔을 때 모든 순간을 놓치지 않아야겠다는 강박으로 연일 셔터를 눌러대다 지쳐 들어간 가페에서 '마음으로 기록되지 않은 것은 기억되지 않는다'는 문장을 봤을때 머리를 한대 맞은 듯 하셨을 것 같다. 나도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풍경을 보거나 낯선 경험을 할때 자주 사진을 찍는데 이젠 마음 속 깊이 새겨두는 것을 우선으로 하려한다. 물론 사진으로 남겨두면 기억에 오래남겠지만 그 순간의 온도, 습도, 냄새, 바람 등을 통해 그때만 느끼는 감성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좋아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낼때나 우연찮게 흘려들어온 노랫소리로 그 시간이 풍성하게 기억되게 만들어준다. 특히나 온 감각으로 느껴야 오래 남는 것 같다.

"나와 풍경 사이에 찬찬히 사유하고 응시하는 시간을 갖는 것. 어쩌면 그것이 더 진하고, 깊게 순간을 기억하는 방법이지 않을까."(45)

아버지가 회사에서 받아오신 놀이공원 티켓으로 '이 나이먹고 무슨'이라는 말로 가려져 있던 아버지의 유년을 놀이동산에서 주웠다는 문장에서는 울컥할 뻔했다. 그 대목 이후 모든 문장들이 좋았지만 특히 "오래 홀로 새벽이었을 당신의 마음을 이제야 읽는다"는 말이 깊은 울림을 남겼다.

비단 세상에 존재하지 않게 되더라도 남아 흐를 기록을 쓰며 쓰는 이의 태도를 되새긴다는 저자. 상처에 좌표를 찍으면 이제 새로운 곳을 향해 걸어갈 일만 남게 된다는 말.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살피는 일은 곧 자신의 일이 되며 그의 감정을 쓰며 곧 또 다른 내 모습을 본다"는... 쓰는 이의 이런 태도는 얼마나 고결하고 아름다운지...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기록하는태도
#이수현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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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지는 사람입니다 - 인생 키워드 쫌 아는 10인의 청년들
김소담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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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없어 보여도, 길은 반드시 생긴다. 거친 세상이지만 방향타만 놓치지 않는다면 길은 만들어 진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내가 원하는 삶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는 다른 누구도 아닌 오직 나에게 들려 있으며, 그렇기에 그 길은 정해져 있거나 남들과 똑같지 않다고. 그 유일무이 함을 깨닫고 나의 길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인생이 살 만한 이유라는 것을 나는 이제 안다 305

++ 내 삶을 완전 바꿔보고 싶은 때가 있었다. 이대로 살다간 내가 삶을 주도하는 것이 아닌 삶에 내가 잡아먹혀 끌려다닐 것 같은 두려움을 느꼈다. 이렇다할 능력도, 이렇다할 부와 명예도 없던 나였기에 내가 간절히 바란다고 삶은 바뀌지 않았다. 다만 의지를 가지고 읽고 쓰는 삶을 살자 내가 삶을 통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면서 환경은 변하지 않았지만 조금씩 숨통이 트이고 살만해졌다.

얼마전 만난 산뜻한 책, 《이번 여행지는 사람입니다》에서 나와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만났다. 물론 결은 다를지라도.
"생각해봐, 설령 일이 잘 안돼도 우린 사실 잃을 게 없는걸! 지금 내가 가진 게 정말 가져야 살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오히려 삶을 더 무겁게 만드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걸."
그래, 맞다. 나도 잃을게 없었는데 남보다 갖지 못함에 아쉬워하며 나다움을 잃고 살고 있었다. 비로소 때마다 나의 컨디션에 맞는 책이 선물처럼 찾아와 나약해진 나를 일으켜 새웠다.
(사실 이번 읽은 책이 너무 좋아서 책을 자세히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역시나 마음에 훅 들어온 책은 나의 이야기를 끄집어 내어준다)

모모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김소담작가의 세번째 책인 이 책은 10명의 자기답게 사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인터뷰집이다. 생각처럼 식상한 이야기가 아닌 '육아, 공동체, 연결, 지속가능한 열정, 환경, 남성페미니즘, 비건댄서, 삶의 주도권, 경제력, 나를 찾는 모험'등 다양한 키워드로 자기만의 스타일을 드러내며 목소리를 높이는 트렌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몸으로 정직하게 노동하며 살 순 없을까 기웃거리다 전기와 가스를 쓰지 않고 요리하는 적정기술 레스토랑에서 장작을 패며 일하기도 하고, 베이커리카페와 게스트하우스도 운영해보고 현재는 공동체 마을에서 회사원이자 헬프엑스 여행가'로 살아가는 저자를 비롯해 일상의 제도적 변화를 만들어 내는 비범한 구의원 '미어캣'부터, 아프리카 여성들이 추는 아프로댄스를 알게 되며 자신의 몸을 사랑하게 됐다는, 낮에는 영화제 코디네이터로 저녁에는 녹색정치활동가로 일호는 '초', 보틀라운지에서 일하며 덜어내고 덜 버리는 삶을 사는 '한빛', 전업주부의 삶을 부캐로 살면서 직접 훈제 소시지를 만들고 뼈대만 남긴 주택을 고치고 일상 브이로그를 찍고 물류창고를 시간제로 관리하믐 등, '삶을 일에 끼워 맞추는 게 아닌, 일을 삶에 끼워 맞춘' 다재다능한 몽키 등 매력적인 10인의 삶과 생각들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요즘 단조로운 행정일을 하고 있는 내가 마치 낯선 여행지에서 새로운 이들과 친구가 되어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였다.

정답 없는 삶을 얼마나 세상의 기준이 아닌 자신만의 기준으로 가치있게 살아내는지 "경로를 이탈해도 꽤 괜찮은" 인생이 이런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만의 틀에 갇혀있다고 느끼거나 일상의 무료함 속에 돌파구가 필요한 분들에게 매우 활력을 가져다 줄 책이 될 듯 싶다.

눈앞에 닥친 업무에 급급해 뾰족하게 날선 동료에게 넌지시 건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여행지는사람입니다
#김소담지음
#책이라는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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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망치지 않는 대화법 - 후회가 줄고 오해가 풀리는 소통의 기술, 2023 세종도서 교양 부분 선정
임정민 지음 / 경향BP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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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쯤 임정민 작가의 《어른의 대화법》을 읽었다.
👉 #어른의대화법_글로리본의책리뷰
그리고 저자의 신간 《관계를 망치지 않는 대화법》을 만났다.
처음엔 같은 작가인지 모르고 읽다가 혹시나 싶어 확인해보니 동일인물이었다.

앞서 읽은 책이 교류분석의 부모자아(P), 어른자아(A), 아이자아(C)상태를 일컫는 'PAC자아상태 모델'을 통해 말과 행동을 파악하고 소통능력에 도움을 준다면,
《#관계를망치지않는대화법》은 크게 '태도, 온도, 속도, 밀도, 의도'라는 키워드로 "대화법"을 소개한다.

특히, '4가지 유형의 인생 태도'로 설명한다.
🌸 자기긍정_타인긍정
🌸 자기부정_타인긍정
🌸 자기긍정_타인부정
🌸 자기부정_타인부정
과연 난 어떤 태도의 사람인가 생각해보며 읽을 수 있었다. 나도 긍정하며, 타인도 긍정하는 이상적인 태도를 갖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꼭지글 뒤로 [관계를 망치지 않는 대화 연습]이란 제목으로 워크북도 있으니 나의 태도나 어떤 화법을 쓰고 있는지 점검도 해볼 수 있다.
특히, 마음을 여는 EOG화법은 긍정적으로 사고하는데 매우 유용할 듯 하다.
🌱 Enogh _ 충분해, 애썼어, 수고했어
🌱 Ok _ 괜찮아, 알겠어, 좋아
🌱 Good _ 잘했어, 다행이야, 고마워

📖✨️ 상대를 지칭하면 뒤에 따라오는 말도 상대에게 못마땅한 점이나 상대의 잘못된 점이 되고, 나를 지칭하면 뒤에 따라오는 말이  나의 심경이나 바람이 된다. 77

++ 상대방을 주어로 상대의 행동을 평가하고 비난하는 표현 방식이 많다는 것. 그래서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 자신의 이름이란다. 아무개라고 부르고 똑바로 안해! 하지마! 같은 말을 해서...🙄

📖✨️(...)마셜도 다른 사람에 대한 비판은 충족되지 않은 자기 욕구의 왜곡된 표현"이라며 "상대에게 탓을 돌리거나 비판을 하는 것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할 때 모두의 욕구를 충족할 방법을 찾을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이야기한다. 80

++ 또 하나 깊이 새긴다. 상대를 탓하는 말하기는 하지말고 나의 욕구를 말할 것. 그리고 '절대로, 원래, 항상'같은 단정짓는 단어 사용하지 않기!

📖✨️어떤 사람이 진짜 내 사람인지 구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내가 힘들고 어려운 상황, 예민하고 불편한 상황, 서로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상대가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 보라. 내가 힘들 때 나 몰라라 하고 피한다든지 서로 갈등이 있을 때 나를 인격적으로 무시하고 깔아뭉갠다면 그 관계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118

++ 부탁할 땐 최대한 조심스럽고 친절하게 하다가 거절 후 180도 다른 모습보이면 그는 믿을 만한 사람이 못된다고 한다.
❗️거절 할때의 tip❗️
이유를 들어서, 대안을 제시하며, 동의,관심,협조의 뜻을 보여 주며 거절할 것.

소문에 대해서는 삼중 필터(진실, 선, 유용성)을 작년 말쯤 임정민 작가의 《어른의 대화법》을 읽었다.

그리고 저자의 신간 《관계를 망치지 않는 대화법》을 만났다. 

처음엔 같은 작가인지 모르고 읽다가 혹시나 싶어 확인해보니 동일인물이었다.


앞서 읽은 책이 교류분석의 부모자아(P), 어른자아(A), 아이자아(C)상태를 일컫는 'PAC자아상태 모델'을 통해 말과 행동을 파악하고 소통능력에 도움을 준다면,

《#관계를망치지않는대화법》은 크게 '태도, 온도, 속도, 밀도, 의도'라는 키워드로 "대화법"을 소개한다.


특히, '4가지 유형의 인생 태도'로 설명한다.

🌸 자기긍정_타인긍정

🌸 자기부정_타인긍정

🌸 자기긍정_타인부정

🌸 자기부정_타인부정

과연 난 어떤 태도의 사람인가 생각해보며 읽을 수 있었다. 나도 긍정하며, 타인도 긍정하는 이상적인 태도를 갖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꼭지글 뒤로 [관계를 망치지 않는 대화 연습]이란 제목으로 워크북도 있으니 나의 태도나 어떤 화법을 쓰고 있는지 점검도 해볼 수 있다. 

특히, 마음을 여는 EOG화법은 긍정적으로 사고하는데 매우 유용할 듯 하다.

🌱 Enogh _ 충분해, 애썼어, 수고했어

🌱 Ok _ 괜찮아, 알겠어, 좋아

🌱 Good _ 잘했어, 다행이야, 고마워


📖✨️ 상대를 지칭하면 뒤에 따라오는 말도 상대에게 못마땅한 점이나 상대의 잘못된 점이 되고, 나를 지칭하면 뒤에 따라오는 말이 나의 심경이나 바람이 된다. 77


++ 상대방을 주어로 상대의 행동을 평가하고 비난하는 표현 방식이 많다는 것. 그래서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 자신의 이름이란다. 아무개라고 부르고 똑바로 안해! 하지마! 같은 말을 해서...🙄


📖✨️(...)마셜도 다른 사람에 대한 비판은 충족되지 않은 자기 욕구의 왜곡된 표현"이라며 "상대에게 탓을 돌리거나 비판을 하는 것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할 때 모두의 욕구를 충족할 방법을 찾을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이야기한다. 80


++ 또 하나 깊이 새긴다. 상대를 탓하는 말하기는 하지말고 나의 욕구를 말할 것. 그리고 '절대로, 원래, 항상'같은 단정짓는 단어 사용하지 않기!


📖✨️어떤 사람이 진짜 내 사람인지 구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내가 힘들고 어려운 상황, 예민하고 불편한 상황, 서로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상대가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 보라. 내가 힘들 때 나 몰라라 하고 피한다든지 서로 갈등이 있을 때 나를 인격적으로 무시하고 깔아뭉갠다면 그 관계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118


++ 부탁할 땐 최대한 조심스럽고 친절하게 하다가 거절 후 180도 다른 모습보이면 그는 믿을 만한 사람이 못된다고 한다.

❗️거절 할때의 tip❗️

이유를 들어서, 대안을 제시하며, 동의,관심,협조의 뜻을 보여 주며 거절할 것.


소문에 대해서는 삼중 필터(진실, 선, 유용성)을 거쳐 들을 만한 이야기인지 판단할 것.


📖✨️주변에 친밀한 대화를 나눌 만한 사람이 없거나 하는 일의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로 회사 생활이나 일상을 지속한다면 분명 주변 사람들과 불쾌한 대화로 심각한 갈등을 겪게 될 수 있으니 이제부터 시간의 재구조화가 필요하다. 179


++ 의례적인 대화는 빠짐없이, 기분 좋은 대화는 적당히, 생산적인 대화를 가치있게 나누도록 해봐야겠다.


책의 말미에는 여러가지 진단할 수 있는 부록(에고그램진단, 스트로크 진단, 인생 태도 진단)이 알차게 수록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난 이번책이 더 유용했다. 좀더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대화를 통해 찐 소통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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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심리학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 지음, 박효은 옮김 / 오렌지디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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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했다니 호기심이 생겼다.


몇달 전 드라마가 자극적이고 폭력적이란 말은 들었지만 그 게임방식이나 인간성이 드러나는 모습들이 흥미롭다고해서 정주행 한 적이 있다. 책에는 저자가 정말 드라마를 세밀히 관찰하고 분석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스토리는 물론 각 인물들, 게임 참가자, 진행요원, vip며 잠입경찰 준호에 대한 행동유형 파악, 심리파악이 매우 구체적이어서 드라마를 다시 보는 것 같았다. 


우리가 오징어 게임에 열광하는 이유는 "그들이  게임에 제기하는 의문 그들의 감정 그들의 선택 다양한 게임의 규칙 그리고 게임 박세상에서의 그들의 실제 삶이 일상 속 우리들을 괴롭히는 것들을 구체적이고 뚜렷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14)라고 말한다. 

이 책은 인간의 밑바닥은 어디인가, 게임에 담긴 심리학, 인물들의 집단역학, 오징어 게임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 챕터 마다 '심리학 돋보기로 들여다보기' 코너가 있는데, 심리학적인 이해를 도와준다.

 

⏺️🔼⏹️ 오징어 게임 속 세계가 끔찍한 이유는 이야기만 들어도 두려울 만큼 잔혹하고 야만적이며 퇴폐적이어서가 아니라 인간의 저 열한 밑바닥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바로 거기에 있다. 인간은 누구나 그렇게 행동할 수 있다. 그저 그런 게 인간이다 누구나 최악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그리고 누군가는 정의의 편에 설 수 있다. 설령 그것이 자신의 생존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해도 말이.다 그것이 바로 인간 존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는 시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해야만 하는 게임인지도 모른다. 203


⏺️🔼⏹️ 죽을 가능성이 456 분의 455호라고 바꿔 생각한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동일한 사안이라도 제시되는 방법에 따라 해석과 의사결정이 달라지는 인식 왜곡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브레인민호? 효과라고 한다.  첫 번째 게임을 시작하기 전까지 패자는 죽는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지만 게임이 진행될수록 최후의 승자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 역시 점점 커진다. 77


⏺️🔼⏹️ 실제로 다른 이들이 희생되는 상황에서 홀로 생존하거나, 홀로 공경에서 빠져나오면 육체적 상처를 입는 것만큼이나 큰 정신적 혼란을 겪는다. 이런 현상을 생존자 증후군이라고 한다.201


++ 쾌락과 욕망에 충실한 vip, 극한 상황에 내몰려 생존하기 위해 경쟁자를 죽여야만 하는 상황, 지금의 녹록지않은 현실세계의 이면과 인간의 잔혹성과 이기심 등 다양하게 돌아보게 하는 이 책 왜 사람들이 오징어 게임에 열광하는지 우리는 어떤 인간성을 가지고 살아야하는지 생각해보고 싶다면 한번쯤 읽어보시길 바란다.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서평단지원으로 책을 제공받아 썼습니다.


#오징어게임심리학 

#장프랑수아마르미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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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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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은 파티드레스》로 알게된  크리스티앙 보뱅의 책, 《가벼운 마음》을 읽었다. 먼저 파티드레스를 읽고 이 책을 만나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로 먼저 보게 되었다. 


📖🍋 내 생애 초기의 삶, 나의 방랑자 생활은 내게 세상에 대한 볼거리를 끝없이 제공했다. 집시와 서커스 공연단이 거쳐 가는 마을들은 사로 닮았다. 교외에 있으면서 다소 헐벗은 진흙투성이의 땅이다. 아름다운 동네에는 어릿광대를 위한 자리가 없다. 117 


++ 주인공 뤼시는 천연덕스러운 순수함을 가진 사람이다. 어린시절 서커스단에 속해 일하는 부모님을 따라 정착이 아닌 이동하는 삶을 살았고 한때는 어느 창고에서 '의자 두개, 식탁 하나, 라디오, 침대, 초'를 비롯한 안락함을 위한 모든 걸(!) 갖고 살기도 한다. 


그녀는 그녀가 처음으로 사랑했던 존재, 늑대의 죽음이후 가출을 일삼기도 하며 새로 알게된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바꿔 알려준다. '속임수를 대하는 순수한 취향과 반복하는 말이나 반짝이는 돌들에 즐거워하는 마음으로.'(57)

안정감이라고는 없어보이는 묘지앞에 정원을 두고 사는, 암울할 것처럼 보이는 그의 삶이지만 11살때 모차르트(줄리앙)와 랭보(모모)를 만나 우정을 싹틔우고 '자신에게 가혹해야 하고 스스로를 내몰아야 한다는 그들의 말'을 몸을 웅크리고, 음표와 대기의 품 안에서 하염없이 잠들어 있는 뚱보(바흐)를 자신의 삶의 해방으로 삼으며 자유스럽게, 허무맹랑하게 살아간다. 무려 17살에 매우 정형화된 모범적인 법조인의 가정의 공부잘하는 아들을 남자로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를 잠시 스쳐지나가는 연인으로 여기는 남자의 부모를 뒤로한채 그들이 애지중지하는 물고기의 수조를 돌로 쳐 작은 물바다를 만들어 낸 남자(로망_다 읽고나니 이름이 재밌다. 갖기전에는 간절하지만 갖고 나서는 이내 시들한 느낌을 잘 맞춘듯)와 다음과 같이 말하며 결혼을 한다. 


📖💛 수 세기를 이어온 진지함과 세련된 취향에 대홍수를 일으킨 사람과 어떻게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96 


📖🍋 살면서 우리가 서로에게 할 말이 무엇이 있을까? (...) 말들은 변하고, 목소리는 남는다. 101 


📖🍋 예술가의 조력자 노릇은 꽤나 그럴듯해 보이고, 이런 이미지의 내가 퍽 마음에 든다.

++ 괴짜같은 뤼시는 결혼전 부모에게 법조인말고 글쓰는 예술인으로 살겠다고 포고한 그의 남편 로망의 뒷바라지로 향수가게에서 일하며 새 애인, 단풍나무를 마음에 품는다.

가을옷을 입고 진홍색 불로 타오르는 그 단풍나무를 보고 어찌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라고 하는 그녀는 얼토당토한 방법으로 사랑에 빠진다. 이번에는 동물이나 음악이나 나무가 아닌 진짜 사람과! 그 사람은 일명 괴물. 


📖🍋 로망, 나는 나를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고 말하지. 그러나 내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건 갓 불에 덴 상처야. 그 상처로 나는 피어나고 시들어 가. 나는 괴물을 사랑해. 그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어도 나는 그의 품 안에서 황홀한 자유로움, 황홀한 열망을 느껴. 131 


📖💛 나는 괴물에게서 나중에 더 완벽히 연주하기 위해 연주하지 않는 법을 배우고, 더 이상 사랑받지 않아도 되도록, 그리고 종국에는 갑절을 넘어선 그 너머 다른 곳, 감정과는 다른, 필시 사랑이 분명한 무언가를 향해 갈 수 있도록 사랑받는 법을 배운다. 


++ 파리 오페라 수석 첼리스트 '알방(괴물)'은 큰 아파트에서 바흐 음악을 줄곧 들으며 첼로없이 연주하는 연습을 한다. 그녀는 매일밤 저녁에 그를 찾아 사랑을 나눈다.

그녀와 이별한 후 '자기 자신으로 꽉 차 있(던,134) 시시한 연애편지같은 글에서 벗어나 자신을 애도하는 글을 쓰면서 출판을 하게 된다. 


후반부에서 뤼시는 요양병원에 있는 할머니를 자주 찾아가다가  정신이 오락가락하기 시작했다는 간호사 말을 듣고 할머니를 퇴원시켜 함께 여행을 나선다. 결말부분은 정말 완벽하고 이상적이었다. 


보뱅의 글을 처음 접한 나는, 특히 꾸민 듯한 문장보다 직관적인 문체, 현실묘사를 잘하는 문장을 좋아하는 나로썬 초반에서 유려한 문장과 툭툭 끊어지는 느낌의 문장에 이 책을 잘 읽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자유분방한 청년까지의 삶을 따라 가다보니 주인공의 매력에, 보뱅의 아름다운 문장에 천천히 스며들었다. 


일상이 무료하고 현실도피하고 있을때 보뱅의 작품도 찾아보고 싶다. 




📖🍋 만일 내가 남자였다면(...) 무정한 여자와 사랑에 빠질 수 있을지 자문해 본다. (...) 무정? 아니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겠다. 가벼움. 그게 더 낫다. 나는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아직 완전히 그렇지는 않지만 그 마음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내 마음은 티타티티라티다.144 


++ 책을 다 읽고 책날개를 펴보니, 저자 보뱅은 프랑스의 대표 시인이자 에세이스트로 동시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하고 맑은 문체로 사랑받는 작가라고 한다. 


📖💛 우리는 그들이 우리에게 품은 사랑, 우리를 충분히 안다고 믿는 사랑에서 벗어나야만 성장할 수 있다. 177 


++ '사랑'하면 떠오르는 작가가 프랑수아즈 사강말고 이젠 크리스티앙 보뱅이 될 것 같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사랑말고도 가족에 대한, 결혼 생활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데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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