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킹덤 캐릭터 그리기 도감 - 10분 완성 일러스트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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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 쿠키런 킹덤은 귀엽고 개성있는 쿠키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렇게 사로잡힌 사람 중에는 평소 모바일 게임에 관심이 없던 나도 있을 정도니 그 매력이 대단하다.
그리고 어렸을 적부터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를 따라 그리곤 했던 것을 보면 우리는 좋아하는 것을 내 손으로 그려내고자 하는 경향이 있는 듯한데, 귀여운 데다 생김새가 그리 복잡해보이지 않는 쿠키런 킹덤 쿠키들을 보고 있노라면 오랜만에 조그마한 예술혼을 꺼내고 싶은 마음이 이는 것이다.
이번에 서울문화사에서 이런 마음을 파악했는지 <쿠키런 킹덤 캐릭터 그리기 도감>을 출간했다.

<쿠키런 킹덤 캐릭터 그리기 도감>은 쿠키런 킹덤 캐릭터 그리기 + 쿠키런 킹덤 캐릭터 도감 이 두 가지를 결합한 책으로, 용감한 쿠키가 속한 커먼 쿠키 일곱 + 커스터드 3세맛 쿠키가 속한, 쉽게 만날 수 없다는 레어 쿠키 열셋 + 마들렌맛 쿠키나 퓨어바닐라 쿠키가 속한, 특별한 능력을 가진 비범한 에픽/고대 쿠키 스물여섯을 따라 그리고, 또 이 쿠키들과 쿠키런 킹덤 세계를 더 알아갈 수 있다.

책의 구성을 조금 더 살펴보자면, 쿠키런 킹텀 쿠키 캐릭터가 소개되는 정보 페이지를 넘기면 그 쿠키를 그리는 순서를 알려주는 페이지가 있고 그 옆에는 다른 두 가지 자세를 한 쿠키를 또 따라그리는 페이지가 있는데, 이 부분이 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각 장이 끝나면 미니게임이라고 해서 미로찾기나 다른그림찾기 같은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이후 분량은 적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나는 쿠키런 킹덤이 사랑받는 이유가 귀엽고 개성넘치는 쿠키 캐릭터 그 자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런 쿠키들이 만들어내는 관계성에 있다고 본다.
그러니까 쿠키런 킹덤은 모바일 게임에 관심없던 나 같은 사람도 게임을 시작하게 할 정도로 쿠키들 사이 관계성 맛집 중 맛집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쿠키들간의 관계성을 담은 짧은 이야기 스물두 가지가 <쿠키런 킹덤 캐릭터 그리기 도감>에 포함되어 있는데 역시나 아주 맛있다...!
블랙베리맛 쿠키의 손에 매번 잡혀오는 도련님인 탐험가맛 쿠키는 위기 상황에서도 언제나 자신을 찾는 블랙베리맛 쿠키를 믿는다는 이야기나, 자신이 만든 용액을 몰래 마신 오빠 뱀파이어맛 쿠키가 갑자기 다정하고 성실해지자 충격받은 연금술사맛 쿠키가 뱀파이어맛 쿠키를 평소 게으른 모습으로 돌려놓는 데 성공하지만 사실 오빠 뱀파이어맛 쿠키가 동생 연금술사맛 쿠키에게 장난을 친 것이었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들을 읽으면서는 쿠키들이 너무 귀여워서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이 스물두 가지 짧은 이야기를 순식간에 읽고는 “더 줘!”를 외치게 되니, 이런 쿠키들의 이야기들을 모은 책 한 권이나 만화가 출판되었으면 좋겠다.
(쿠키런 킹덤 제작자들도 이런 부분에 공을 들였고 또 쿠키 캐릭터와 그들의 관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분명 책도 잘 팔릴 텐데... 서울문화사 출판사 관계자님 보고 계시죠...?)

이 ‘쿠키들의 어느 날 이야기’ 다음으로는 마지막으로 게임 속 주민들과 가지각색 시설/장식을 모아둔 ‘왕국 이야기’를 볼 수 있는데, 어쩜 쿠키런 킹덤은 시설도 이리 깜찍하고 섬세하게 디자인 되었는지 보는 재미가 또 쏠쏠하다.

쿠키런 킹덤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고 사랑하는 게임인 만큼 <쿠키런 킹덤 캐릭터 그리기 도감>도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실내 생활이 길어지면서 드로잉, 컬러링, 아이패드 드로잉 등 그림 그리기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하고, 또 그림에 취미가 없더라도 쿠키런 킹덤을 좋아한다면 보기만 해도 즐겁고 쿠키런 킹덤 쿠키 캐릭터들에 대해 더 알아갈 수 있는 이 책이 마음에 들 것이니 말이다.
나도 <쿠키런 킹덤 캐릭터 그리기 도감>과 함께 맛있는... 아니, 달콤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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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된 로봇 신나는 새싹 162
김종혁 지음 / 씨드북(주)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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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책의 두 배나 되는 큼직한 크기에 아이들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모서리가 둥글게 처리되어있는 이 그림책은 펴기도 전에 눈물을 자아내겠구나 하는 감이 왔다.

그림책에 담긴 이야기는 봄이 찾아와도 허전한 마음에 꽃을 좋아하는 꽃집 할머니가 통통배에 프로펠러를 달아서 하늘을 나는 배를 만들고 음료수 깡통을 몸통으로 한 로봇도 만들어서 소원을 들어준다는 보물 항아리를 찾아 떠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할머니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바보 같다고 생각했어요.
“이 세상에는 분명히 소원을 들어주는 보물 항아리가 있어. 그리고 바보 같은 꿈이라도 가지고 사는 게 아무 꿈도 없이 사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하지만 보물 항아리를 찾는 일은 번번이 실패하고 사람들은 보물을 찾는다고 고생하는 둘을 비웃지만 할머니와 로봇은 보물 항아리를 찾는 여행을 멈추지 않고 넓은 바다에도 가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첫눈을 맞으며 코코아도 마시면서 함께 즐거운 추억을 쌓아가는데, 그런 여정에서 할머니는 보물 항아리에 빌고자 했던 소원을 바꾼다.


“꽃은 필 때도 예쁘지만 질 때도 아름답지? 꽃은 마지막에 고개를 숙이고 겸손하게 자신을 받아들이지.”


그렇게 추억이 쌓이는 만큼 시간은 흐르고, 할머니는 나이가 들어 더이상 보물 항아리를 찾으러 갈 수 없게 되고 보물 항아리에 할머니 대신 소원을 빌기로 약속한 로봇 홀로 계속해서 보물 항아리를 찾아 떠돌게 되는데... 로봇은 보물 항아리를 찾아 소원을 이룰 수 있을까?


“사람이 되면 길었던 이 여행이 끝날까요? 내 가슴에 슨 커다란 녹이 사라질까요?”


예상은 되지만 그럼에도 눈물이 고이게 하는 이야기였고, 특히 후반부에 위치한 중요 장면은 다른 페이지와는 조금 다르게 묘사되어서 더욱 내가 로봇이라도 된 것마냥 가슴이 벅차오르고 뭉클해졌다.
그리고 몇 번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에도 반짝이는 순간이 있고, 또 결국에는 도달하게 될 것이라는 격려를 해주는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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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마녀 밀드레드 1 - 못 말리는 빗자루 소동 책 읽는 샤미 4
질 머피 지음, 민지현 옮김 / 이지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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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많은 독자들은 동명의 넷플릭스 어린이 드라마 <꼴찌 마녀 밀드레드>로 밀드레드라는 이름을 들어보았을 것 같은데, 나는 그 유명한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많은 것들이 사실 <해리 포터> 시리즈 이전에 있었고 바로 그 소설이 <꼴찌 마녀 밀드레드>라고 하는 글로 밀드레드를 알게 되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K. 롤링도 영감을 받은 책이라고 밝혔다고 하니 어찌되었든 <해리 포터> 시리즈에 이 책이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하다.
어린이가 아닌 내가 어린이 소설인 <꼴찌 마녀 밀드레드> 첫 번째 책을 읽게 된 이유가 그것이다.

이야기의 주인공 밀드레드는 높은 산 꼭대기에 있는 캐클 마법학교 1학년으로 본의 아니게 매번 사고를 치는 통에 학년 주임 하드브룸 선생님에게 야단을 맞고 교장실에 불려가기 일쑤인 사고뭉치다.
이런 밀드레드의 마법 학교 생활은 역시나 뭐라도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는 듯하다.

먼저 캐클 마법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검은 고양이를 나누어주는데 밀드레드 혼자만 얼룩 고양이를 받았고, 그 고양이도 밀드레드를 닮았는지 빗자루를 함께 타는 방법을 가르치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운이 좋은 데다 학과 공부도 1등이지만 잘난 체가 심한 동급생 에셀이 밀드레드를 조롱하니 밀드레드는 에셀을 돼지로 만들어버리기도 하고, 마법약 시간에는 또 엉뚱한 약을 만들어버린다.

그러다가 핼러윈 기념 행사로 진행되는 학예 발표회 때 캐클 마법학교 1학년들이 열심히 준비한 빗자루 곡예를 망쳐버리는 바람에 가장 친한 친구인 모드까지 냉랭해지고, 이 사고는 자신을 돼지로 만들어버렸던 밀드레드에게 앙심을 품은 에셀이 벌인 일이었지만 그동안의 평판을 생각하면 밀드레드의 말을 믿어줄 것 같지가 않았다.

그리하여 또다시 교장실에 불려갈 처지가 된 밀드레드는 자신의 얼룩 고양이 태비와 함께 몰래 캐클 마법학교에서 나와 도망을 쳐버리는데, 그로인해 밀드레드가 학교를 위험에서 구하게 될 줄이야...

<해리 포터> 시리즈에 영향을 주었다는 소설이 궁금해서 <꼴찌 마녀 밀드레드 1 : 못 말리는 빗자루 소동>을 읽기 시작했으니 자연스럽게 <해리 포터> 시리즈와 비교하게 되었는데, 밀드레드가 다니는 캐클 마법학교는 호그와트를 떠오르게 하는 등 비슷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꼴찌 마녀 밀드레드> 시리즈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했기에 소설이 더 가벼워서 분위기가 좀 다르게 느껴졌다.

<꼴찌 마녀 밀드레드> 시리즈의 원서 <The WorstWitch>는 1974년에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니 마법 판타지물의 고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테고, 1974년 출간 당시의 삽화는 고전적인 마법 세계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그래서 <해리 포터> 시리즈를 읽기 전에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마법 세계를 경험하기 좋을 책이지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했다는 특성 때문에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독자뿐만 아니라 <해리 포터> 시리즈를 읽은 아이들에게는 조금 심심할 수 있으니 <꼴찌 마녀 밀드레드> 시리즈를 먼저 읽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해리 포터> 시리즈는 아직 어려운 아이들에게 <꼴찌 마녀 밀드레드>시리즈가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라는 말이다.

이 책의 특이한 점으로는 1권 분량이 끝난 후에 다음 권인 <꼴찌 마녀 밀드레드 2 : 시끌벅적 운동회 대소동> 미리보기가 실려있어 다음 이야기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인데, 2권은 에니드라는 장난꾸러기 전학생의 등장으로 1권보다 더 재미있어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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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단골손님을 찾습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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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를 향한 많은 독자들의 큰 사랑에 힘입어 이번에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단골손님을 찾습니다>가 출간되었는데,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꿈 제작자의 손에서 꿈이 만들어지고 손님들이 달러구트 꿈 백화점 같은 상점에 방문하여 원하는 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세계가 참 따뜻하고, 또 그 세계는 소설을 읽으면서 너무나 잘 그려져서 디즈니 영화 <인 사이드 아웃>을 보았을 때처럼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있는 세계에 푹 빠져 감동을 받으며 소설을 읽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단골손님을 찾습니다>에서 페니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 근무 1주년을 맞아 첫 연봉협상도 하고 비로소 꿈 산업 종사자로 인정을 받아 개성있는 꿈 제작사들과 민원관리국이 있는 컴퍼니 구역을 드나들 수 있는 출입증도 생겼다.

그리하여 페니와 동료 모태일은 달러구트와 함께 처음으로 컴퍼니 구역, 정확히 말하자면 컴퍼니 구역에 위치한 민원관리국에 방문해서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대한 민원을 확인했는데, 심각한 두 가지 민원 중 하나가 페니에게 주어진다.


그 민원은 792번 단골손님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자신에게서 꿈을 빼앗아가지 말라는 호소였다.

꿈을 빼앗지 말라니, 누가 꿈을 훔치기라도 한다는 걸까, 꿈을 꾸지 못하게 됐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페니와 마찬가지로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기다가 792번 단골손님이 어떤 사람인지 드러나면서 무릎을 탁! 치게 된다.
792번 단골손님의 상황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았더라도 독자가 792번 단골손님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길지 않은 분량의 글 안에 그의 이야기를 잘 풀어냈고, 더 나아가 792번 단골손님과 꿈 제작자의 대화는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 소설을 읽는 독자 모두에게 와닿을 것이라 생각한다.


“모든 힘은 제가 가진 행복에서 나오고, 의욕도 행복해지고 싶다는 열망에서 나와요. 저는 이곳에서 저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의 희망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기쁜 일이죠. 하지만 제가 하는 행동은 대부분 그저 내가 행복하기 위함이에요. 다른 사람의 희망이 되기 위해 평생을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처음 만든 꿈도 마찬가지에요. 그 꿈은 해안에서 멀어지는 범고래의 시점으로 진행돼요. 그건 제 자신을 나타낸 거였어요. 제가 살아가기에 너무나 제약이 많은 이 세상을 벗어나고 싶었어요. 다리 한쪽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두 다리를 아예 쓰지 않아도 더 큰 세상을 보은 범고래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정말 그렇게 됐어요. 바다에 빠지면 죽은 줄 알았는데, 그 아래에 더 큰 세상이 있더라고요. 지금은 참 다행이다 싶어요. 만약 내가 해안을 달릴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굳이 바다에 뛰어들려고 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p.101-102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읽으면서 내가 꿈을 꾸는 이유도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외부 손님으로 방문해서 꿈을 샀기 때문이지만 다른 외부 손님들과 마찬가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나는 예전에 온라인에서 보았던 루시드 드림, 그러니까 자각몽을 꾸는 방법을 시도해볼까 하기도 했는데, 자각몽 꾸는 방법이 꿈일기를 쓰는 것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루시드 드리머인 1번 단골손님의 이야기가 20년도 더 전에 쓴 꿈일기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 참 자연스러웠다.

민원관리국에서 받은 심각한 민원 두 개 중 하나가 페니에게 주어진 792번 단골손님의 민원이었다면, 달러구트가 가져간 나머지 하나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1번 단골손님이라는 특별한 숫자를 단 만큼 남다른 단골 손님의 민원이었던 것이다.
루시드 드리머인 1번 단골손님은 다른 손님들과 달리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있는 세계에 방문한 일을 다 기억했고,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무뚝뚝한 매니저 비고 마이어스와도 인연이 있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세계가 책을 읽는 우리에게도 이토록 매력적인데 그 세계를 직접 경험하는 1번단골손님에게는 얼마나 달콤했을까?
1번 단골손님은 현실세계보다 꿈 속 세계를 더 찾게 되어버렸고, 심지어 루시드 드림을 꿀 수 있는 능력도 사라지게 될 예정이었다.
잠이 든 이후의 세계에 푹 빠져 지나치게 정을 붙였는데 앞으로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방문하더라도 기억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여기까지가 1999년에 있었던 일이고, 그로부터 20년도 더 지난 현재 1번 단골손님은 어떤 꿈을 꾸더라도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만들어내고 자신의 오래된 기억에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손님의 꿈에 직원이 직접 등장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에 1번 단골손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을 고민해야 했는데, 역시나 우리의 주인공 페니는 규정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1번 단골손님에게 더욱 와닿을 방법을 생각해낸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단골손님을 찾습니다>에서는 이 두 단골손님의 민원을 해결하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초반에 등장하여 궁금증을 자아냈던 녹틸루카 세탁소 이야기라던지 달러구트가 기획한 파자마 파티 이야기 등 다른 이야기도 읽을 수 있지만, 나는 소설의 절반을 이끌어간 이 단골손님의 민원을 해결하는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가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소설인 만큼 나 또한 재미있게 읽었지만, 이번에 출간된 이 두 번째 책은 더욱 이입하게 만드는 이야기와 강력한 메세지를 담아 첫 번째 소설보다 더 좋았다.
그래서 소설은 꿈속이 아무리 따뜻한 세계일지라도 현실로 눈을 돌려 계속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지만,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세계관은 너무나도 매력적이고 앞으로 풀어갈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 나는 세 번째 소설도 기다리고자 한다.
첫 번째 책보다 더 좋았던 두 번째 책이었으니 이번에도 대박이 예상되기 때문에 세 번째 책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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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착한 미술사 - 그동안 몰랐던 서양미술사의 숨겨진 이야기 20가지
허나영 지음 / 타인의사유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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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상황은 예술에 영향을 주고 많은 예술 작품에는 역사가 담겨있기 때문에 역사는 미술 작품을 더욱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하며 미술 작품은 역사를 보다 흥미롭게 접할 수 하는, 서로 상승효과를 내는 관계라고 생각하는데, <다시 쓰는 착한 미술사>가 이를 보여주는 책이다.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 미술부터 20세기 미술까지를 20가지 이야기로 다루는 이 책을 읽으면 시대별 주요 미술사를 파악할 수 있고, 더욱이 작품 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모습과 욕망까지 알 수 있다는 게 좋았다.

서평에 몇 가지만 말해보자면, <헤게소의 묘비>라고 불리는 비석을 소개하면서 고대 그리스의 시민이 되기 위한 조건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시민들이 직접 투표할 수 있는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정치는 민주정치로 널리 알려졌지만 노예와 여성을 제외한 시민권을 가진 남성만이 참여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는데, 아테네의 전성기를 이룬 정치가 페리클레스가 “어머니가 아테네 시민의 딸이어야만 진정한 시민”이라고 하여 어머니가 가문의 명성에 역할을 하게 된 이후로 아테네 여성의 묘비가 더 많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처음에 사진을 보았을 때에는 별 감흥이 없던 작품이 좀 더 흥미로워 보이게 했다.


(...) 어머니의 출신이 아테네 시민의 자격에 중요 요소가 되었고, 그만큼 가문의 명성에 큰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 시기쯤 아테네 여성의 묘비가 더 많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더불어 우아하게 보석으로 치장을 하는 헤게소는 아테네 시민들의 귀감이 될 만한 이상적인 여인의 모습이었다. 실제 이 묘비는 가족들만 볼 수 있는 곳이 아닌, 다른 기념비적인 조각들과 함께 길가에 설치되어 있었다. 즉 일반인들도 누구나 이 묘비를 보고 헤게소와 더 나아가 그의 가문의 높은 덕목을 칭송하게 한 것이다. 그렇기에 묘비 속 헤게소의 모습은 개성이 드러나기보다는 당시의 사회적 프레임 속에서 여성이 지녀야 할 덕목을 표현하고 있다.

p.30


장 바티스트 그뢰즈가 소작농의 딸이 약혼하는 모습을 그린 <마을의 약혼녀>는 사실적인 묘사로 작품으로 당시 농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약혼자의 손에 들린 약혼녀의 아버지가 준 지참금 주머니나 약혼을 위한 증명서를 작성하는 시청 직원의 모습을 통해 당시 농가의 약혼이 어떠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림 속 인물들의 표정을 비롯하여 전체적인 분위기가 약혼이라는 경사를 그린 것이 아니라 마치 초상집을 그린 듯하니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증하는 때에 이 책을 읽어서인지 흑사병과 스페인 독감에 대한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유명한 대작들이 대거 탄생하며 서양미술사의 큰 분기점이 된 르네상스 작품에서 흑사병의 영향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흑사병 때문에 예술계에도 어둠이 찾아왔을 것 같지만 반대로 신에게서 안전과 건강을 보장받으려는 유럽인들의 마음이 모여 유럽의 예배당이 화려하게 변하기 시작했고, 부유한 이들이 천국으로 향하는 열쇠를 사면서 (그러니까 물질적으로 후원을 했다는 말이다) 성당 내부도 예술 작품으로 장식되었다니 의외였다.


스페인독감이 속수무책으로 널리 퍼진 데에는 전쟁이라는 혼란스러운 상황도 있었지만, 이 병의 정체가 무엇인지 확실하지 않다는 점도 있었다. 당시 16억 명 정도의 유럽 인구 중 6억 명이 독감에 걸렸을 것으로 추정하니, 그 감염률은 그야말로 엄청났다. 이에 전염성을 막기 위해서 마스크를 의무화한 경우도 종종 있었고, 마스크를 쓰지 않는 남성이 전차 탑승을 거부당하는 모습이 촬영되기도 했다. 스페인독감은 1918년에 ‘무오년 독감’이란 이름으로 일본, 중욱 그리고 조선에도 유행하였다. 조선 내에서는 740만여 명이 감염되었고 그중 14만여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한다. 이렇게 스페인독감 혹은 무오년 독감으로 불리는 감기는 전 세계에 퍼졌고 사람들은 공포에 시달려야만 했다.

당시 오스트리아에서 혁신적인 미술을 이끌어가고 있던 두 화가도 스페인독감을 피하지 못했다.

p.306


또 그로부터 수백 년이 지나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스페인독감이 퍼졌다.
(전쟁에 영향이 갈 것을 걱정하여 언론을 통제한 다른 나라와 달리 새로운 독감의 심각성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스페인이 발원지가 아님에도 스페인독감이라는 명칭이 붙었다니 스페인으로써는 참 억울한일이다)
스페인독감은 당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승차를 거부당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까지 있어 지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더욱 와닿았다.

책에서는 스페인독감을 피하지 못한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쉴레 그리고 그들의 작품을 소개했는데, 둘은 스페인독감으로 엮이기 이전에 오스트리아에서 빈 분리파로 함께 활동한 인연이 있다.
하지만 구스타프 클림트는 뇌졸중으로 입원한 병원에서 스페인독감에 걸려 세상을 떠났고, 아기가 태어나기 전부터 아기와 함께 하는 그림을 그리며 미래를 그리던 에곤 쉴레도 임신한 상태인 배우자 에디트가 스페인독감에 걸려 세상을 떠나면서 동료와 아내와 아기를 잃고 독감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이야기를 알고 에곤 쉴레가 그린 <가족>을 보면 먹먹해진다.

또 이렇게 시대 상황이 작품에 반영되고 작품에 남은 당시의 흔적을 알아가다보니 지금 코로나19 팬데믹은 예술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이밖에도 성폭력으로 인해 끔찍한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그 고통을 설득력 있는 뛰어난 작품으로 그려낸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와 그 그림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는 몇 번을 봐도 강렬했고, 여성화가들에 대해 알 수 있는 부분도 좋았으며 미술 후원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읽었다.


(...) 그런데 수잔 발라동의 경우 한 가지 독특한 작업을 병행했다. 모델을 따로 두고 그림을 그리기도 했지만, 자신의 누드를 그리기도 한 것이다. 다시 말해 ‘누드 자화상’이다.
(...)
그녀가 노년에 그린 <가슴을 드러낸 자화상>은 현재의 시점에서도 도발적이다. (...) 이 그림 속 여인은 신화의 주인공도 아름다운 몸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그저 한 인간으로 앞에 앉아있다. 더구나 모델은 여성, 화가는 남성이라는 도식과 달리, 모델과 화가가 동일한 한 여성이라는 점에서 다시 한번 이 그림을 들여다보게 한다.
더불어 시간에 따라 변해가는 여성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진과 같은 사실적인 묘사보다는 발라동 특유의 굵은 윤곽이 드러나는 그림이다. 그런데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주름이 생기고 피부가 처치며 머리숱이 적어지는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그림이기에 지울 수 있는 부분을 그대로 드러낸 것은 자기에 대한 긍정을 담고 있다. 이 그림 속 발라동은 분홍 드레스를 입고 즐거운 소녀도, 압생트로 괴로움을 달래는 세탁부도 아닌, 화가이자 어머니이며 여성인 한 사람의 모습이다.

p.335-337


책의 내용이 시간순으로 배치되어 있지만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되기에 책에 담긴 이야기와 작품 중 하나만 고르자면 역시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와 그의 작품은 꼭 보았으면 좋겠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그림과 같은 주제를 그린 다른 남성 화가의 그림을 비교해보면 드러나는 그 차이가 당신에게도 무척 인상적일 것이다.


많은 성경 이야기가 그렇듯이, 이 주제 역시 여러 작가들에 의해 표현된 바 있다. 하지만 아르테미시아의 것이 유독 살인의 현장을 끔찍하고도 현실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이는 카라바조의 유디트의 모습과 비교해보면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 하지만 유디트의 모습을 비교해보면, 카라바조의 것은 훨씬 가녀리다. (...)
이에 비해 아르테미시아의 유디트는 훨씬 설득력을 갖는다. 그래서 보는 이로 하여금 유디트가 홀로페르네스를 죽이는 장면에 몰입하게 하고, 오로지 살인에만 집중하게 한다.

p.174-175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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