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싹한 연애 - Spellb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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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하나의 확고한 장르로 자리매김한 '로맨틱 코미디' 이른바 로코물.. 남녀간의 연애에 있어서 각자 사정대로 밀고 당긴다는 소위 '밀당'을 소재로 그려내며, 영화는 물론 책이나 드라마도 종횡무진 활약하는 우리네 이야기거리다. 그것은 현실에서도 발현돼 지구촌의 수많은 연인들은 오늘도 내일도 그 연애의 현장에서 서로를 쟁취?하고자 야단법석이다. 그렇기에 이들의 연애담은 정석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하지만 그 수천수만 가지의 연애법에도 정공법과 정석은 있을 터. 특히나 영화로 표출될 때는 더욱 그런 정석을 따르게 되는데, 하지만 여기 그런 정석을 다소 비틀며 로코물의 장르에 공포를 이종교배한 영화가 있으니 바로 '오싹한 연애'다.

제목의 의미처럼 앞에 '오싹한'이 붙어 이들의 이야기는 공포스런 연애담을 펼친다. 그리고 그 주인공으로 바로 수많은 맨들의 로망이자, 수수하지만 무언가 묘한 매력이 넘치는 처자 '손예진'이 나오면서 단박에 주목을 끌었다. 남자 주인공 '이민기'는 그냥 기본으로 묻어가는 것이고.. 바로 손양이 나왔기에 이건 닥치고 안 볼 수가 없는 로맨스물이다. 개인적으로 강호가 꽤 좋아하는 스타일의 여배우인지라.. ;; 앞서서 개봉했던 김하늘의 '너는 펫'이나 한예슬의 '티끌모아 로맨스'는 애써 외면하며 보지도 않았지만, 이건 개봉하자마자 봤다. 역시 손양은 실망을 시키지 않았다. 그녀 또한 로코물의 여왕답게 영화의 매력을 한껏 살렸고, 이건 재미는 물론 덤으로 그녀의 매력까지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니,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이 세상 모든 연애는...  달콤하다? 짜릿하다? 로맨틱하다?
이 커플의 연애는 오싹하다!

남다른 ‘촉’때문에 평범한 생활은 물론 제대로 된 연애 한번 못해본 여자 여리(손예진)와 그녀에게 꽂혀버린 비실한 ‘깡’의 호러 마술사 조구(이민기). 달콤해야 할 두 사람의 만남은 그들의 행복을 방해하는 귀신들로 인해 하루하루가 공포특집이다. 이런 생활에 익숙한 여리와 달리 매번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조구. 오싹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이 연애를 포기할 수 없는 여리와 조구는 어금니 꽉 깨물고 목숨을 건 연애를 시작하는데...


(여린 구석의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리.. 그녀의 주사가 꽤 볼만하다. 손예진은 주사도 예쁘다는..)

여기 한 남자와 여자가 있다. 이들의 시작은 직장 상사와 부하직원.. 남자는 잘 나가는 인기 만점의 마술사요, 여자는 그가 하는 마술쇼에서 귀신 역을 맡은 이른바 알바녀다. 물론 이 남자가 이렇게 유명해지기까지는 귀신을 볼 줄 아는 여리, 바로 이 여자의 도움이 컸다. 무언가 차갑고 여린 구석의 이 처자가 아픈 과거를 숨기고, 이 남자와 함께 하면서 이들의 연애담은 공포 속으로 들어간다. 술을 안 먹었을 뿐인지, 못 먹는 게 아니었던 여리는 회식자리에서 앙증맞은 주사와 추태를 부리며 마술사 조구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들은 그렇게 친해지게 되는데.. 하지만 이런 주사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이민기 가슴팍이 찢기는 수모를 당하면서까지.. ㅋ


(여리는 집에서 텐트를 치고 지낸다. 그런데 호러 마술사 조구는 겁이 꽤 많다. 귀신을 잡기는커녕..)
 
그런데 이 젊은 처자 '여리'가 무언가 심상치 않다. 은둔형 외톨이처럼 집 밖으로 나오질 않으려 한다. 그때 회식도 간신히 끌어다 한 것인데.. 엄마와 여동생은 그녀를 둔 채 이민가 버렸고, 텅 빈 그 집에서 그녀는 텐트를 치고 혼자 지낸다. 도대체, 왜? 그렇다. 그녀의 집에 귀신들이 자주 출몰하기 때문이다. 즉 그녀는 영매로, 고등학교 시절 교통사고 이후로 귀신 보는 '촉'을 가진 특수한 능력의 소유자다. 그러니 그녀는 사람을 만날 수도 남자를 사귈 수도 없다. 그녀에게 붙은 귀신들로 인해 있던 사람들도 다 떨어져간 마당에, 사회생활은 언감생심이었다. 그런데 마술사맨 조구가 불현듯 그녀에게 찾아왔고, 여리도 그런 그가 싫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남들처럼 연애를 시작했다. 여리의 두 친구의 조언이 있었지만서도, 그렇다고 어디 놀이공원도 가고 영화도 보고 밥도 먹는 등 흔한 연애는 하지 않았다. 이들은 그런 거 없이 귀신 잡기와 소원 들어주기 식의 이색적인 앤애를 한다. 그 음침한 지하실도 내려가는 등, 하지만 문제가 생긴다. 그래도 명색히 호러 마술쇼를 한다는 이 조구 넘이, 의외로 겁이 많다는 거. 그래서 여리 곁을 도망가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그녀와 이런 공포스런 연애에 부담을 느꼈던 건 사실. 여기에다 조구의 여친이 이들이 사귄다는 걸 알고나서 떠나자, 여리마저 이런 불편한 상황에 조구를 멀리하게 되면서 이들은 멀어진다.

하지만 멀어질수록 서로가 애틋하게 기대고 싶어지는 여리와 조구는 급기야 다시 만나게 되고, 여리를 계속 괴롭혀온 '링'에서 본 듯하게 생기며 공포를 선사한 처녀귀신 퇴치에 나서기로 한다. 그리고 조구의 호러 마술쇼가 벌어지는 그 자리에 오싹한 처녀귀신이 나타나 여리를 잡아가면서 위기를 맞고 마술쇼는 난장판이 된다. 과연 여리는 어떻게 됐을까.. 또 조구는 그런 여리를 구하며 그녀만의 남자가 됐을까.. 영화는 로코물의 정석대로 때로는 마지막에 비틀며 이들의 공포스런 연애담을 갈무리 짓는다.


(이런 로맨스적 분위기도 그림이 잘 뽑아져 나온 게.. 역시 손예진은 예쁘고 사랑스럽다는 거.. )

이렇게 영화는 귀신이라는 소재를 끌어다 로맨스를 접목시킨 공포 로맨스다. 분명 두 장르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조합은 묘한 앙상블로 발현돼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다만 그 시너지는 완벽하지 않게 툭툭 끊기는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여리 역의 손예진이 그 봉합을 깔끔하게 유지시키며 긴장의 끈을 놓치 않는다. 물론 그런 긴장은 주로 공포가 나오는 장면에서 그러한데, 대신에 진정한 공포라기 보다는 순간마다 '깜놀'시키는 수준으로 그치며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그 자체로도 상당히 성공적으로 연출돼 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케했다. 역시 처녀귀신은 그런 분장이 제일 무섭다는.. 이게 다 그 영화 '링' '주온' 때문이다. 극 초반에 나왔던 어린 남자애 귀신도 그렇고 말이다. ㅎ

그렇다고 이런 귀신들만 등장시켜 이야기를 이끄는 건 아니다. 이것은 어찌보면 여주인공 여리의 과거 사연을 강화시키는 일종의 장치일 뿐, 이야기의 핵심은 아니다. 엄연히 로맨틱 코미디물로써 천착되며 그렇게 전개된다. 여리가 귀신 들린 집에서 혼자서 살게 된 사연을 통해서 이 커플을 소상히 들여다 보고, 또 마조구라는 마술사 남친을 만나면서 겪는 그녀의 일상을 로코물의 정석에서 조금은 빗겨나게 그리며 변주하는 식이다. 그것은 '시실리 2km' '두 얼굴의 여친'의 시나리오를 쓴 황인호 감독의 연출력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영화는 독특하면서도 색다른 매력을 풍긴다.



손예진의 매력이 모두 발산된 공포 로코물 '오싹한 연애', 볼만하게 재밌다.

물론 이런 매력의 중심에는 바로 두말 할 것 없이, 여주인공 여리 역의 손예진을 빼놓을 순 없다. 단순히 맨들의 로망이라는 네임밸류를 떠나서, 그녀가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매력 포인트는 찰질 정도로 흡입력이 꽤 강하다. 단순히 로코물스럽게 한 연기를 떠나서 웃고 울고 공포에 질리고 하는 연기의 변주는 가증스러울 정도로 매우 매력적으로 와 닿는다. 한마디로 손예진이기에 가능하고 그녀였기에 이 영화의 색다른 분위기가 살았다고 할 정도로, 남자 주인공 이민기의 마술사 캐릭터 또한 힘을 받았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있기 마련이다. 초반에 로맨스와 잘 교배시킨 공포적 분위기가 중반 이후 급격히 로맨스로 치닫으며 다소 느슨해지는 감이 있었다는 거. 그래도 어쨌든 이들 커플은 그 공포스런 연애담을 찰지게 쏟아내며 마지막까지 눈길을 끌었다. 호러 마술사 조구 옆에 매니저로 나온 박철민이나 여리의 친구로 나왔던 두 처자 김현숙과 이나미까지, 이들 조연들의 맛깔나는 연애코치도 볼만했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아무튼 오래만에 나름 맨들의 로망 손예진을 영화로 만나니 반갑기 그지 없었다. 다소 팬심에 입각해서 관람하다 보니, 이런 호평의 리뷰가 나온 게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확실한 건, 분명 기존의 로코물의 방식에서 약간 비틀었다는 점과 여기에 귀신을 소재로 한 이종교배의 묘한 앙상블로 눈길을 끌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물론 결국엔 그 어떤 시너지가 다소 부족했어도, 그것은 손예진의 연기적 매력으로도 상쇄시킬 정도로 그녀는 이 영화에서 찰지게 제 몫을 다했다.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주요 관람 포인트자, 차후에 흥행에 성공한다면 그건 다 '손예진의 힘'이다.  전작 '무방비도시'나 '백야행'에서 그런 센? 역보다는, 역시 '연애소설', '클래식', '연애시대', '작업의 정석', '아내가 결혼했다' 등의 역이 잘 어울리지 싶다.

그리고 빼놓을 순 없는 건.. 역시나 손예진은 예뻤다는 거.. 이게 가장 중요한 뽀인트다. ㅎ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8851&mid=16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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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 - S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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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걸맞지 않게 특별하지도 특수하지도 않았던 흔한 범죄 수사물, 장르의 공식을 답습하며 예측가능한 범죄물.. 엄태웅 빼고는 캐릭터 조차도 몰입이 안 된 무미건조한 수사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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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 - Money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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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오클랜드 단장 '빌리 빈', 그에 대한 야구 사랑법 이야기이자 오마주.. '브래드 피트'의 호연으로 빛나며 드라마적으로 완성된 야구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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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 - S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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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늦가을을 지나 겨울로 접어든 이때, 극장가에 한국영화의 포진은 '너는 펫', '티끌모아 로맨스', '완벽한 파트너', 그리고 며칠 전 개봉한 '오싹한 연애' 까지 이른바 로맨틱 코미디가 강세를 이룬 게 사실이다. 그러면서 11월 말미에 나온 영화 '특수본'.. 내심 기대를 했다. 기실 '남자들의 영화' 같은 분위기가 나는 게, 그 제목의 의미처럼 이 영화는 바로 액션물이자 범죄물을 다룬 수사극이다. 그런데 기대를 해서 그런가, 아니 개봉한지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별로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역시나 보고 나니.. 이건 뭐.. 심하게 말하면 대책이 없다. 어찌 영화를 이렇게도 만들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낯선 이름 '황병국'이라는 배우. 아니 이 감독은 05년작 '나의 결혼 원정기'이후 이렇다 할 작품없이 '해결사', '부당거래', 최근에 '의뢰인'까지 카메오로 출연하는데 맛?을 들이시며 배우로 나선 것인지 몰라도, 이건 감독의 역량 부족이 아닌가 싶다. 아무리 우리가 미드의 쩔어준다는 CSI 같은 범죄수사물에 익숙하다 해도, 그래도 우리식의 범죄극은 충분히 어필이 가능할 터. 액션에 치중해서 그릴 수도 있고, 잔혹한 스릴러로 비주얼하게 보여줄 수도 있고, 아니면 스토리적으로 몰입감 좋게, 혹은 엄청난 반전을 던지며 임팩트를 줄 수도 있다. 하지만 강호가 본 '특수본'은 그 어느 것 하나도 건진 게 없다고 단언하고 싶다. 익스큐즈하게도.. ;;

위의 포스터만 보더라도 얼핏 포스가 묻어나오는 듯 하지만.. 뒤집어서 보면 제대로 촌스런 분위기가 풍기는 그림이기도 하다. 강력반 형사들의 활약상을 담아낸 영화처럼 그 인물들 중심으로 내세웠지만.. 포스는커녕 좀 웃기다는 생각이 든다. 한껏 눈에 힘을 주었지만, 도리어 분위기는 자연스럽지 못하고 작위적이다. 그렇다면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단도직입적으로 왜 영화가 소위 '망필'이었을까? -(물론 이건 지극히 강호 생각이지만서도)-그 전에 이 영화의 시놉시스부터 보자.



역시나 시놉시스는 거창하게 보이지만 의외로 간단하다. 한솥밥을 먹던 동료 경찰이 살해되면서 이들은 '특별수사본부' 즉 특수본을 차리고 범인 잡기에 나선다. 그런데 크나큰 국민적 관심사도 아닌 일개 범죄를 소탕하는데.. 이들은 멋부터 부릴려고 한다. 큰 사무실에 집기도 채우고 인력을 보강하며 나름 모양새를 갖추지만.. 강호가 보기엔 도떼기 시장처럼 시끌버쩍할 뿐이다. 그러면서 저기 미국 FBI에서 범죄 심리학을 공부하셨다는 박사출신의 신출내기 형사 김호룡(주원)이 가세하면서 주인공 김성범(엄태웅) 형사는 못마땅해 한다. 동물적 감각과 지독한 근성으로 버텨온 이 강력계 생활전선에서 저런 엘리트는 소위 밥맛이라는 거. 그렇다고 이들이 티격태격하며 버디무디처럼 제대로 활약하는 것도 아니다.

개인적으로 주원의 캐스팅은 미스 캐스팅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극에 어울려 보이질 않는다. 다소 센 인상이 분위기는 있어 보이나, 다소 악해 보이는 신체 조건이 범죄물에 맞지가 않아 보인다. 어쨌든 이 둘을 줌심으로 동료 경찰 살해사건을 탐문 수사하면서 포위망을 좁혀가는 가운데.. 경찰 조직내 이번 사건과 관련된 비리 경찰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것은 바로 영화 홍보 전단지에도 나왔듯이-(이건 스포일러가 아니다.)- 바로 악역에 잘 어울리는 김정태.. 그가 극중에서 맡은 박경식이라는 은퇴한 부패경찰이 이 사건에 연루된 거. 그리고 사건을 파헤쳐 갈수록 그 박경식과 친하게 지냈던 박인무(성동일)팀장까지 그를 빼돌린 것을 알게 되면서, 김형사는 내심 고심에 빠진다. 한마디로 믿었던 팀장에게 뒷통수를 맞은 격..

하지만 양파 껍질을 까면 깔수록 계속 나오듯, 단순하게만 보였던 이번 경찰 살해 사건 뒤에는 이를 사주하고 조정하는 더 큰 세력이 있음을 간파하게 되면서.. 두 젊은 김형사는 위험에 빠지고, 마지막 일격을 가하게 된다. 한마디로 참 교과서적인 흐름이 아닐 수 없다. 강호는 보는 내내 진정한 범인은 누구란 걸 중간 이후에 간파했고, 그건 그대로 적중했다. 그렇다. 이것은 범죄 수사물의 장르 중에서도 고전적으로 많이 쓰는 것 중에 하나 '내부 비리'에 관련된 내용이다. 즉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개발과 이권에 관련된 유착들, 특히나 지역 상권과 관련돼서 이것을 경찰이 뒤를 봐주고 도 의원들과 이른바 짝자꿍한다면 이미 답은 나온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 '특수본'은 그 사회적 현상을 그대로 담아낸 범죄물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가, '내부 비리'로 계속 달리다 보니, 액션 수사극이라는 장르에서 그 액션이 온데간데없이 잘 표출이 안 됐다. 초반 엄태웅이 야마카시인지, 마약범을 쫓는 모습을 익스트림처럼 잠깐 선 보인거랑, 김정태의 지게차 액션씬, 그리고 마지막 총격씬, 사실 이게 다다. 그러면서 이들의 탐문 수사는 절차를 밟으면서 나가는 듯 보이지만, 그 앞에 답이 있다는 듯 정해놓고 진행시키는 무리수로 개연성은 소위 밥말아 먹었다. 그러니 앞이 훤이 보이고, 지루함까지 들게 만든다. 어느 것 하나 눈길을 확 끄는 요소의 태부족이다. 심지어 강호는 중간에 잠깐 졸기도.. ㅎ

'특수본'에 걸맞지 않게 특별하지 않은 범죄 수사물, 위의 호평이 무색할 정도다.

그럼에도 인물들의 포진은 좋아 보인다. 조연 명품배우로 각인된 김정태성동일의 조합은 일견 어울리지만, 방송 등에서 흔하게 보다 보니, 이제는 식상해 극중에서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또한 유일한 홍일점이자 개인적으로 처음 본 처자 '이태임'의 역할도 거의 없어 병풍 역할만 했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버디무비로 완성되는 그 한쪽의 주원이 맡은 김호룡 범죄분석관 역은 제대로 시망이다. 역 자체에 몰입은 물론, 연기나 발성 등이 이런 센 범죄물에 너무나 안 어울려 보인다는 게 패착. 하지만 엄태웅만이 유일하게 이 영화에서 고생하며 발군을 보였다는 점에서 그나마 건진 캐릭터다. 다소 오바스럽기 하지만 실제 열혈 형사를 방불케 했다.

아무튼 '특수본'이라는 그 제목의 아우라 때문인지, 그런 분위기에 눌려서 제대로 특수하게 보여주지 못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이야기 전개도 연루된 인물들 간에 다소 얽히고 설키게 만들며 무언가 궁금증을 유발시켰지만, 이것은 예상가능한 경로로 진행되는 패착을 두며 진부하게도 관전의 재미를 극감시켰다. 그러니 바로 위의 포스터에서 극찬하며 마치 언플처럼 쏟아낸 호평이 무색할 정도다. '사회고발영화'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 고발성은 '부당거래'처럼 무언가 매력적인 포인트로 와 닿지가 않는다. 그런데 올해 청룡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그리고 각본상을 휩쓴 '부당거래'를 뛰어넘는 웰메이드 액션 수사극이라니.. 그건 아니라고 본다.

결국에 이 영화의 전반적인 느낌은 이거다. 꽤 익숙한 배우들을 가지고, 그려낸 한 편의 미니 시리즈를 압축시킨 비리 경찰 이야기라는 거. 그런데 이것을 영화적으로 포팅하며 한껏 멋을 낼려고 했지만, 그 멋은 온데간데없이 흔한 수사물의 양상대로 또 예측 가능한대로 무미건조하게 그려낸 일종의 오락수사물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여기서 오락이 그렇게 신나는 것도 아니다. 이래저래 여러가지 아쉬운 액션 수사극 '특수본'.. 그 제목과는 다르게 특수해 보이지 않는 이들의 마구방발식 범죄물로 그치고 말았다.

아래 사진만 봐도 포스가 어떻게 묻어 나오는가.. 정말 주원은 아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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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 - Money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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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말이 필요없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이 영화 '머니볼'은 메이저리그에서 역사를 만든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강호 앞에 붙은 닉네임처럼 메이저리그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또 줄기차게 그 MLB 야구를 봐왔다면.. '빌리 빈'이라는 이름은 절대 낯선 이름이 아니다. 그와 함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라는 팀 명도 함께.. 그렇다. 이 영화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팀이자 30개 구단 중 돈 없기로 나름 유명한 구단 '오클랜드' 팀에 대한 기록영화다. 기록영화라 하니 좀 거창하긴 한데.. 사실 그런 식의 다큐는 아니고, 이것도 한 편의 야구 드라마다. 대신에 이 야구 드라마는 어떤 감동을 주는 건 아니다. 무명의 선수가 일약 스타덤에 오른 과정을 그린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만년 꼴지팀의 대활약을 담아낸 것도 아니다.

바로 '오클랜드' 팀을 이끌었던 단장 '빌리 빈' 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빌리 빈'이 누구던가? 강호처럼 엠엘비 팬이라면, 알다시피 그는 야구에 '머니볼' 이론(경기 데이터를 절처하게 분석해 오직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배치해 승률을 높이는 게임 이론)을 근간으로 바로 데이터 야구를 접목시켜 팀을 4년(00~200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고, 2002년 시즌에는 현대야구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20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올리며 단박에 주목을 끌었던 오클랜드의 젊은 단장이다. 당시 40대 초반이었으니, 이제는 50대가 됐을 터.. 바로 이 사람의 성공신화를 그려낸 것이 '머니볼'이다. 리얼한 야구 경기가 펼쳐지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쫓는 일종의 기록영화이자, 그에 대한 오마주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역에는 헐리웃 최고의 톱스타이자, 얼마 전 국내에 내한하며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브래드 피트'가 맡으며 영화는 자연스럽게 홍보가 돼 눈길을 끌었다. 그러다 보니, 야구를 잘 몰라도 아니 메이저리그에 대해서 지식이 전무해도 브래드가 나왔다는 사실 때문에 수많은 여자들까지 극장을 가게 만든 영화. '빌리 빈'이 누구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단지 이 남자를 보기 위해서.. 강호가 봤던 동네 극장에서 한 무리의 아줌마 군단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ㅎ 어쨌든 이 영화는 '빌리 빈'에 대한 이야기이자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쓴 역사에 대한 기록을 담아낸 드라마였으니,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게임의 역사를 바꾼 감동의 리그가 시작된다!

메이저리그 만년 최하위에 그나마 실력 있는 선수들은 다른 구단에 뺏기기 일수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돈 없고 실력 없는 오합지졸 구단이란 오명을 벗어 던지고 싶은 단장 ‘빌리 빈(브래드 피트)’은 예일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피터’(조나 힐)를 영입, 기존의 선수 선발 방식과는 전혀 다른 파격적인 ‘머니볼’ 이론을 따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그는 경기 데이터에만 의존해 사생활 문란, 잦은 부상, 최고령 등의 이유로 다른 구단에서 외면 받던 선수들을 팀에 합류시키고, 모두가 미친 짓이라며 그를 비난한다. 과연 빌리와 애슬레틱스 팀은 ‘머니볼’의 기적을 이룰 수 있을까?

자, '알 유 레디'로 시작하는 야구 이야기로 봐야할까? 선수들 여길 보시라.. 이 단장님 말씀대로 따라오면 자다가도 떡이 나온다 모드일까.. 그렇게 쉽게 오클랜드가 성공했다면 이게 영화로 만들어지고 그 '머니볼' 책이 불티나게 팔렸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야구의 전설의 명언 중 하나 '공은 둥글다', 그렇다. 둥글기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야구 게임이자 법칙이다. 하지만 여기 오클랜드의 젊은 단장 빌리 빈은 어딜로 튈지 모르는 그 야구공을 데이터대로 움직이게 만들며 팀을 반석위에 올려 놓는다. 물론 처음엔 쉽지 않았다. 01년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양키스에게 2연승 뒤 내리 3연패로 고배를 마신 뒤, 팀내 주축 선수였던 제이슨 지암비, 자니 데이먼, 이슬링하우젠까지 모두 내놓게 되며 말 그대로 팀은 꼴지팀으로 전락해 버렸다.


(빌리와 피터는 격식이 아닌 언제든 어디서든 편하게 서로 야구 얘기를 주고 받는다.)

더군다나 구단 재정도 좋지 않게 이런 주요 선수들을 팔아버리니, 박리다매식으로 이 선수 저 선수를 막 싼값에 데려오게 된다. 지암비의 동생인 제레미 지암비부터 스캇 해트버그, 데이빗 저스티스 등, 말 그대로 구색을 맞추는 꼴에 급급해진다. 당장 자신의 포지션이 아닌데도 1루수로 뛰라는 등 사실 팀은 오합지졸로 변해버렸다. 하지만 이런 영입 뒤에는 데이터 야구를 분석할 줄 아는 특히나 출루율을 우선시 하는 '피터'의 복안이 있었는데.. 이게 금방 효과를 내지는 못한다. 02년 시즌 초에는 13연패에 빠지는 등, 팀내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그렇게 빌리가 발로 뛰고 직접 선수들을 만나고 데려온 효과가 잘 나지 않았던 거.

그러면서 시즌 중 데드라인 마감시점(7월 말)에 맞춰서 빌리는 피터와 함께 팀을 다시 재정비한다. 기존의 사고뭉치 제레미를 내쫓고, 페냐도 트레이드 시키고, 링콘과 채드 브래포드 등 구원 투수진을 데려오면서 팀은 서서히 모습을 갖춘다. 그러면서 그들만의 데이터 야구는 계속돼 라커룸이나 회의실 혹은 모니터실에서 선수들과 직접 대면해 조언하는 등, 빌리와 피터는 그렇게 열심히 뛴다. 감독이 따로 없을 정도로 말이다. 결국 이런 효과는 후반기 막판에 파죽지세의 연승가도를 달리게 되며 19연승까지 오게 되고, 100년 역사가 넘는 메이저리그에서 전대미문의 20연승 고지를 앞둔 시점에서 캔자스와의 경기.. 11:0으로 크게 이기나 싶었는데, 동점까지 허용하며 좌절하는 순간.. 그렇게 빌리가 신임하던 해트버그가 한방으로 끝내며 20연승의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2002년 당시 20연승을 올리는 순간.. 너무나 좋아하는 테하다와 차베스.. 대단들 했는데..)

이것이 바로 그때의 장면이다. 참 오랜만에 반가운 선수들이 아닐 수 없다. 테하다와 차베스.. ㅎ 당시 오클랜드의 거포로써 맹활약을 했었는데.. 물론 이들 이외에도 영건 3인방이라 할 수 있는 '팀 허드슨 - 베리 지토 - 마크 멀더'의 활약도 잊을 수 없다. 물론 지금은 다른 팀에서 활약하거나 멀더는 은퇴를 했고, 어쨌든 2002년 정규리그에서 오클랜드는 2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시즌 초 꼴지에서 당당히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다. 하지만 역시 공은 둥글었는지, 01년처럼 이번엔 미네소타에게 고배를 마시며 이들의 챔피언쉽과 월드시리즈는 좌절됐다. 즉 중요한 가을잔치에서는 연속 고배를 마신 것인데.. 이게 03년까지 간다는 거.. ㅎ

오클랜드를 이끄는 단장 '빌리 빈', 이 남자의 야구 사랑에 대한 이야기 '머니볼'

어쨌든 영화는 야구 영화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그 20연승을 기록한 현장을 담아내는 과정을 그린 영화라 할지라도, '빌리 빈' 그의 수완을 담아낸 영화라 할 수 있다. 옆에서 데이터를 분석하는 피터와 함께.. 그렇기에 영화는 보통 스포츠 영화가 견지하는 감동으로 내달리는 건 아니다. 물론 메이저리그를 모르는 사람이 저 20연승의 현장을 보면 감동을 소위 먹을지 몰라도, 저건 엄연한 기록의 한 페이지일 뿐, 여기서 중요한 건 '빌리 빈'이 팀을 운영하는 방식과 그의 올곧은 야구 사랑법을 견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하위팀의 수모를 견텨내고 자신의 입지마저 불안한 상태에서 뚝심좋게 데이터 야구를 펼친다는 게 사실 쉬운 게 아니다. 어찌보면 이건 도박일 수도 있을텐데.. 빌리는 보기좋게 해놨다는 점에서 영화는 이 사람의 매력 포인트를 그렇게 잡아내며 잘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팀을 직접 관람하기 보다는 라디오를 통해서 듣는 걸 좋아는 빌리 빈.. 그는 그렇게 고독하다.)

그런 점에서 '빌리 빈' 역에 빙의된 '브래드 피터'는 이젠 미남 배우라기보다는, 연기파 배우의 아우라에 걸맞게 제대로 빌리 역을 선보이며 영화를 수준높게 만들었다. 물론 이것이 소위 야구경기 드라마도 아니고, 과거 벌어졌던 경기를 그냥 틀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결국엔 빌리의 일터와 일상을 좇는 다소 밍숭한 맛도 있어 건조함마저 들기도 한다. 하지만 기존의 스포츠 영화가 보여주지 못했던 선수 중심이 아닌 바로 그 선수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단장에 대한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특히나 메이저리그는 단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감독, 코치진, 선수단, 프런트 등 야구단 전체 조직 구성에 관한 전면적인 인사권은 물론, 신인 지명 및 방출, 트레이드 역시 단장의 몫으로, 모든 게 그의 손에서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에 영화 '머니볼'은 그 단장에 대한 기록영화로써, 그의 바쁘고 힘든 고단한 일상을 쫓듯 야구 이면의 모습을 담아내는데 충실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그점이 색다르게 볼만했고, 메이저리그 팬이라면 단장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꼽씹어 보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교과서적으로 도움이 되는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강호의 페이보릿팀 '보스턴 레드삭스'의 젊은 단장 '엡스타인'을 보면서.. 이 친구도 '빌리 빈'처럼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지만 이제는 레싹을 떠나 컵스로 가게 됐으니.. 여기 빌리 빈이 아직도 오클랜드에 단장으로 남아있는 걸 보면 그의 신임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이 영화에서 대해서 여러 말이 필요없다며 서두에서 써놓고 주절주절 떠든 느낌이다. 워낙 메이저리그를 좋아하고, 또 엘엠비를 사랑하는 팬으로써 이 영화를 안 볼 수가 없었던 게 사실.. 결코 야구경기 영화가 아니라는 걸 어느 정도 예상하며, 과연 '빌리 빈'이 어떻게 그려지고 어떻게 팀을 이끄는지 보고 싶었던 영화, 그건 그대로 적중해 '머니볼'이라는 기적 아니, 빌리라는 사람에 대해서 좀더 가깝게 다가선 느낌이 들게 해주었다. 그것이 바로 이 영화가 그리고자 한 '빌리 빈'에 대한 오마주가 아니였을까.. '브래드 피트'였기에 더욱 가능하고 확실했던 야구 외적인 영화 '머니볼'.. 야구경기를 떠나 한 남자의 야구사랑에 대한 뚝심을 이 영화를 통해서 만나보자.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51786&mid=16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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