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엘리트 - Killer El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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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초맨 '제이슨 스태덤' 특유의 오락적 액션보다는 진중하게 그려낸 실화적 액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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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젼 - Contag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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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알 수 없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재난을 다룬 영화가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런데 포스터에 보듯이 출연진 면면이 화려하다. 그래서 그런가, 헐리웃을 대표하는 유명한 배우들 6명을 갖다놓고, B급스런 좀비물을 그릴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래도 명색이 내로라하는 배우들인데, 감히 안 될 말이다. 그래서 영화는 그런 피칠갑을 한 채 죽은 시체처럼 떠도는 판타지한 좀비가 아닌, 있는 그대로 사람이 어떻게 감염이 되고, 좀비처럼 변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죽는지, 또 그 죽는 과정에서 인간의 가치는 어떻게 파괴되고 그 사회는 어떻게 무너지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분명 정극이면서도 무언가 다큐스런 분위기까지 풍기며 조금은 졸리는 기분까지 안겨준 영화가 '컨테이젼'이다. 한마디로 좀비물 같은 걸 기대했다간 오산이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서도.. ;;

하지만 개인적으로 좀비물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이 영화를 바라 본다면, 분명 밋밋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워낙 그런 자극적이고 판타지한 바이러스 재앙에 익숙해서 그런지, 여기서 그려내는 그런 재앙이나 재난은 자극적이지 않다. 마치 얼마 전 아니, 지금도 전세계적으로 바이러스 공포가 만연돼 있는 지구촌의 풍경을 바라본다면, 알다시피 '사스' '신종플루' 그리고 '조류독감' 등, 인류의 목숨을 위협하는 바이러스는 아직도 진행중에 있다. 바로 접촉과 간염을 뜻하는 '컨테이젼'(Contagion)은 그런 소재를 이용해 리얼리티를 살려서 담아낸 전형적인 드라마성 영화다. 즉 현실감있게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에서 벌어지는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사람들의 죽음과 도시의 몰락, 그것이 직관적이면서도 담백하게 때로는 관조적으로 담아내며 눈길을 끌었으니, 영화 '컨테이젼'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아무 것도 만지지 마라! 누구도 만나지 마라!

홍콩 출장에서 돌아온 베스(기네스 팰트로)가 발작을 일으키며 사망하고 그녀의 남편 토마스(맷 데이먼)가 채 원인을 알기 전에 아들마저 죽음을 당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같은 증상으로 사망한다. 일상생활의 접촉을 통해 이루어진 전염은 그 수가 한 명에서 네 명, 네 명에서 열 여섯 명, 수백, 수천 명으로 늘어난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센터의 치버 박사(로렌스 피시번)는 경험이 뛰어난 박사(케이트 윈슬렛)를 감염현장으로 급파하고 세계보건기구의 오란테스 박사(마리옹 꼬띠아르)는 최초발병경로를 조사한다. 이 가운데 진실이 은폐됐다고 주장하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주드 로)가 촉발한 음모론의 공포는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를 통해 원인불명의 전염만큼이나 빠르게 세계로 퍼져가는데…


(이미 확산된 바이러스 공포 앞에서 줄지어 구호 물자를 기다리는 사람들, 주인공은 어딜 가나..)

영화의 시작은 꽤 의미가 깊다. 다소 독특한 음색의 배경으로 사람들의 일상을 조망한다. 각 나라 주요 도시의 면적과 인구수가 어떻게 되고, 각기 다른 사람들을 하나 둘 고열로 쓰러져 죽는 걸 보여준다. 시작은 'DAY-2'부터 보인다. 왜 첫째날이 빠졌나 의문이지만, 그것은 영화 맨 마지막에 나온다. 즉 바이러스 최초 근원지가 밝혀지는 것인데.. 여기 주인공 여자 베스(기네스 펠트로)가 홍콩 출장에서 돌아와 시름시름 앓더니, 개거품을 물고 쓰려져 병원에 실려가 곧바로 죽는다. 남편 토마스(맷 데이먼)는 청천벽력 같은 일에 놀라고 만다. 아니 어째서, 내 부인이 죽어야한단 말인가.. 부검한 결과, 그녀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거다.

그러면서 그녀와 접촉했던 사람들에게 전이돼 또 그 사람들이 전이시키는 기하급수적인 방식으로 이 바이러스는 전세계 도시를 위협하기에 이른다. 제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 WHO는 물론 미국의 질병관리센터까지 전방위적으로 나서며 이 정체모를 바이러스 확산에 막으려 애쓴다. 하지만 최초 감염자 베스를 통해서 전이됐다는 것을 알 뿐, 엄청 늘어난 사상자 앞에서 이들도 속수무책이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집단이성을 보이며 광폭해지고, 도심에서 폭동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부인과 아들을 잃고 딸과 함께 무미건조하게 사는 토마스는 하루하루가 지옥일 뿐이다. 이 난리부루스가 된 현실을 어떻게 도피할 생각조차 못한다. 무기력하게 바라볼 뿐이다.


(바이러스 확산 앞에서도 그는 꿋꿋하다. 자신만의 보호 복장과 개나리 액기스로 그는 버틴다.)

그런 와중에 이런 바이러스 확산과 방지를 막는데 그 근저에 음모론 같은 걸 제기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저널리스트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처음에 누군가 했다.. 바로 '주 드로'.. 영화 '셜록홈즈'에서 '왓슨' 역에 익숙했던 아니, 그 전부터 팬심이 많았던 그 배우다. 여기서는 자신이 자체 개발한 까나리 액젓, 아니 개나리 액기스를 복용하면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고 판매도 하는 등 그는 이른바 온라인 상에서 인기가 높은 파워블로거로 나온다. 그러면서 정부가 질병에 대해서 진실을 은폐했다며 홀로 맞서다가 어딘가 끌려가 조사도 받는 등 나름 애쓴다. 혼자서 자체 제작한 건지 비닐데기 하나를 둘러쓰고 돌아다니는 폼이 웬지 우스꽝스럽다. ㅎ

한편 정체모를 바이러스에 대해서 정부당국과 그리고 몇몇 실력이 좋은 박사를 중심으로 의학 전문 용어를 써가며,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그 와중에도 사람들은 계속 죽어 나가며, 심지어 나중에 나올 백신과 교환을 목적으로 여박사까지 납치되는 등, 이미 도심은 통제 불능상태에 빠진다. 그러자 군 당국까지 나서서 방역을 실시하고 민간인을 통제하기 시작하면서 인간 군상들이 어떻게 변질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그리고 드디어 백신이 개발되는 날, 다 줄 수 있는 여유분이 없기에, 로또식으로 생일자를 추첨해 우선 배분해 사람들의 목숨을 하나 둘 구하기 시작한다. 여기 토마스네 가족은 백여 일을 기다려야 했지만.. 그렇다면 개발돼 명명된 바이러스 'MEV-1' 백신만이 재앙에 빠진 지구촌을 구했을까.. 아니면 그 재앙은 계속 될 것인가..

그 전에 도대체 이 바이러스의 근원지는 어디였을까..
그것은 영화 마지막에 'DAY-1'씬으로 돌아가 나온다. 베스가 누구와 접촉한 그 순간부터...



판타지한 좀비가 아닌, 현실감 있는 바이러스 재난을 다룬 영화 '컨테이젼'
 
이렇게 영화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공포와 스릴을 다룬 영화다. 그런데 실제로 우린 그 공포를 보고 겪지 않았는가, 그래서 이건 영화가 아닌 실제 상황이기도 하다. 그래도 영화인지라 기대가 있기 마련, 하지만 이게 장르적 쾌감을 마구 이끌어내는 영화가 아니다.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의 스타일인지 몰라도, 꽤 현실감있게 그냥 그려댈 뿐이다. 즉 영화적으로 덧칠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담아내며, 조금은 밋밋하면서도 담백하게 때로는 다큐스런 분위기를 자아내며, 우리네 바이러스 재앙에 대한 리얼리티를 살려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영화는 바이러스 그 질병 자체에서 묻어나는 공포가 어떻게 인간 관계를 파괴하고, 사회를 파괴하는지 침착하게 그리고 있다.

하지만 공포와 스릴러로써 다가오는 임팩트한 재난 영화는 절대 아니다. 좀 지루하면서도 심심한 구석이 다분하기도 하다. 하지만 헐리웃의 유명 배우 6명이 그 바이러스 앞에서 어떻게 무너지고 대처하고 쓰러지는지, 지켜 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할 수 있다. 최초 감염자 베스 역의 '기네스 펠트로'는 나오자마자 쓰러져 죽었고, '맷 데이먼'은 그 예전의 킬러로써가 아닌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아비의 심정을, 또 질병센터와 WHO에서 여박사로 나왔던 '케이트 윈슬렛' '마니옹 꼬디아르', 그리고 이들을 진두지휘했던 흑형의 아우라 '로렌스 피시번', 물론 다소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시크하게 바이러스 진실을 나름대로 캐낸 '주 드로'까지.. 이들은 우리의 질병이 안겨준 현실을 반영하듯 호연을 펼쳤다.

아무튼 보기 전부터 분명 바이러스와 관련된 영화임을 견지했고, 그렇기에 좀비물이 아닐까.. 아니 유명 배우들이 그렇게 찍을 순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면 이 영화는 판타지를 입힌 그 좀비물에서 가면을 과감히 벗기고, 실제로 그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오고 감염돼 우리 사회를 파괴하고 전개되는지 보여주는 영화라는 건 대충 간파했다. 그리고 영화는 그것을 있는 그대로 리얼리티를 살리며 오롯이 담아냈다. 감염돼 떼거지로 몰려 다니며 사람들을 잡아 먹는 좀비가 아닌, 그 질병 바이러스 앞에서 속수무책 쓰러지고 죽어나가는 사람들을 통해서 영화 '컨테이젼'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다소 장르적 쾌감은 없어도, 우리의 질병 현실을 직시하기엔 아주 적합한 사회영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이 영화의 주된 포인트다.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32972&mid=16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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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 Sil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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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한 지 5일 만에 전국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장안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영화 '도가니', 도대체 무슨 영화길래 그렇게 난리가 난거냐며 반문한다면 그건 이 영화에 대한 예의?가 아닐지 모르겠다. 이미 2009년 공지영 작가의 동명의 원작 소설로 화제가 되었고, 우리 사회에 어두운 그늘 속에 만연돼 있는 어린 학생들에게 가해지는 성폭행을 다룬 영화라는 점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남다르다. 그냥 액션과 스릴러 혹은 판타지로 점철된 즐기는 오락으로써 다가오는 이른바 팝콘무비도 아니요, 그렇다고 밍숭밍숭한 드라마도 아니다. 이 영화는 이른바 사회고발적 성격을 다분히 띈 영화다. 그래서 그런가 다들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그것도 청각장애를 가진 어린 학생들에게 가해진 어른들의 성폭력 사건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영화는 벌써부터 심히 깔끄장한 기분을 일게 만든다. 잊을만하면 우리 사회에서 불거져 나오는 수많은 성폭행 사건들, 물론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성년이 아닌 어린 학생들에게 가해진 그것도 장애를 안고 있는 그들에게 가해진 성의 폭력은, 분명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공분(公憤)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못해 그 공분의 도가니탕으로 몰고 있다. 그렇다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자주 들어봤을 '도가니'가 무슨 뜻일까?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여러 뜻이 나오는데 무릎뼈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나, 소 무릎의 무릎뼈에 붙은 질긴 고기, 아니면 쇠가 녹아 몹시 뜨겁게 단 그릇, 그리고 자주 써온 말처럼 '흥분이나 감격 따위로 들끓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렇다면 영화는 어떤 도가니로 접근해 그린 것일까.. 공지영의 원작소설을 아쉽게도 읽어보진 못해서 그 심오한 뜻을 모르겠지만, 아마도 어떤 감정의 끊어오르는 그 지점의 상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영화를 보고 나면 그런 '도가니'임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바로 앞에 세 글자가 빠진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공분의 도가니".. 그럼, 그 도가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2011년, 대한민국의 마음을 움직일 진실이 찾아온다.

믿을 수 없지만, 한 청각장애인학교에서 실제 일어난 사건입니다. 2000년부터 5년간 청각장애아를 상대로 교장과 교사들이 비인간적인 성폭력과 학대를 저질렀습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이 이야기는 진실입니다. 이제 이 끔찍한 진실을 마주해야 할 시간입니다.


(사고로 청각을 잃은 소녀 '연두'에게 가해진 성폭력의 현장, 눈 뜨고 볼 수 있는가..)

사실 이 영화는 시놉시스 자체에도 큰 의미가 없을지 모르겠다. 왜냐? 영화적 상상력으로 점철된 가상의 시나리오가 아닌 실제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내용은 물론 사건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한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실제 일어난 성폭력 사건, 영화는 그 사건을 재조명하며 관객들을 그 깔끄장한 공포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좀비물처럼 피칠갑을 해서 호러가 아니다. 어느 산골에 깊숙히 박힌 어둠 속의 학원에서 벌어진 만행, 그것만으로도 이건 리얼 공포다. 그곳 무진의 '자애 학원'에 미술교사로 일하게 된 강인호(공유)가 찾아가던 날 길에서 사슴을 치는 교통사고를 당하고, 한 어린 남자 아이는 몰골이 말이 아닌 채 달려오는 기차에 그냥 깔려 죽는다. 그리고 영화는 제목과 함께 포문을 연다. 오프닝은 가히 의미심장할 만하다.

그리고 이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그런데 보통의 왁자지껄한 학교의 모습이 아니다. 대다수가 지적 장애나 청각장애를 앓고 있어서 이들은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장애인이다. 그래서 그런가, 교실은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뀅하다. 이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인호는 웬지 마음이 착잡하다.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아이들 얼굴 표정도 침울한데다 갖은 곳에 상처투성이다. 그 중에서 어린 소녀 연두와 유리, 그리고 민수의 생활기록부를 찾아보니 부모들도 거의 사망했거나 지체장애인이다. 그러면서 퇴근 길에 우연히 보게 된 체벌과 폭력의 현장들, 연두는 세탁기에 머리를 집어넣으며 고문을 당하고 있었고, 민수라는 소년은 남자 선생님한테 개패듯 뺨을 엄청 얻어 맞는다. 그 예전의 영화 '친구'에서 '니 아버지 뭐하시노' 씬보다 더 가격할 정도다.  


(재판장에서 '유리'에 이어서 증언을 하는 '연두', 그가 재치를 발휘해 교장을 지목하는데..)

급기야 연두가 입원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무진의 인권단체에서 일하는 간사 서유진(정유미)이 찾아오면서 아이의 본격적인 진술이 나온다. 바로 교장 이하 행정실장 등이 자신은 물론 친구 유리에게도 성추행과 성폭력을 했다는 것이 밝혀진다. 이런 건 말 못하는 아이들의 수화를 토대로 재현을 하는데, 차마 못 봐줄 정도로 깔끄장하다. 어린 소녀를 화장실에 끌고가 팬티까지 벗겨 성폭행 하려는 장면이라든지, 교장실에서 책상에 눕혀놓고 성폭행을 하려는 장면 등, 그 수위가 꽤 높다. 어른이 봐도 공분이 차오를 정도인데, 이 영화가 청소년관람불가인 이유가 이해가 될 정도다. 그런데 이들 두 소녀 이외에, 민수라는 소년은 같은 동성의 남자 선생님한테서 매일 맞고 심지어 그도 성폭행을 당하며 지내왔다. 민수의 어린 남동생도 그런 만행 앞에서 정신을 잃고 거닐다가 기차에 치여 죽게 된 것이다.

이렇게 이들 세 아이는 그 폭력의 현장에서 벗어나 인호 선생님과 서간사 보호하에 있게 되고, 급기야 이들의 사건이 서울에서 내려온 보도팀에 의해 방영이 되면서, 이 사건은 전국적으로 전파를 타며 자애학원 교장 이하 행정실장 그리고 그 남선생까지 모두 구속이 된다. 그리고 이들과 법정공방이 벌어지는데.. 그 속에서 아이들의 꺼내기도 힘든 증언이 또 나오고, 그 와중에 장애인를 안고 사는 부모들의 피치못할 돈 앞에서 합의와 저쪽 교장 쪽 변호를 맡은 자의 전관예우 등, 이 사건은 모두 혐의는 인정되나 확실한 물증이 없고 사회에 공헌바를 참작해 그들 모두 집행유예 등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풀려난다. 과거 그 기록처럼 처리가 된 것이다.

그리고 상처로 남게 된 아이들, 특히 민수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복수를 하려 하고..
인호와 서간사는 울분에 휩싸이지만, 권력 앞에서 무기력해진 자신들을 뒤로한 채 그들은 그렇게 지고 만다.


(미술선생 인호 역으로 나온 '공유'의 따뜻하고 섬세한 연기는 보는 이를 진중하게 만들었다.)

도가니, 열광이 아닌 천만의 '공분의 도가니'를 살 사회고발 영화, 제대로다.

이렇게 영화는 실제 한 청각장애인학교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재구성한 실화 영화다. 그렇다고 해서 많이 각색한 것도 아닌 게, 실제 사건 일지를 보면 영화는 그 일련의 과정과 실제 법정 공방의 디테일까지 살리며 그 사건을 그대로 재현하는데 노력했다. 원작소설의 영화화로 이미 탄탄한 스토리에서 나름 완성도를 높이며 눈길을 끌었다 할 수 있다. 그 학원의 다소 그로테스크한 분위도 한몫했고, 특히 주인공이자 자애학원의 미술 선생님 역으로 상처입은 아아들을 보듬는 공유의 역할은 그의 재발견이라 할 정도로, 침착하고 심도있는 표정으로 성숙한 연기를 선보였다. 함께 무진지역 인권단체 서간사로 아이들의 보모 노릇을 한 정유미도 괜찮게 특유의 색깔을 보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어른들이 저지른 성폭행과 폭력 앞에서 무너진 세 아이들의 공포에 짓눌린 모습과 가엾은 이중의 밸런스는 보는 이의 가슴을 시리게 만들었다. 아무튼 영화 자체는 보기 전부터 생각을 했지만 막상 보고 나서도, 또 지금 생각해도 참 깔끄장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영화다. 아직도 사회 어두운 이면 속에서 자행되고 만행돼 있는 성폭력 현장들, 과연 그것을 간과할 수 있을까..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그런 사회악에 대해서 경종을 울리며 영화는 사회적 기능으로써 나름 책무를 하고 있다. 다만 이 영화가 단지 과거의 한 사건을 들춰내 좀 자극적인 성폭력 현장을 담아내며 '공분'을 끄집어 내는데만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공분'이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가르치고 키워낼 우리의 아이들로 바라본다면 쉽게 넘길 문제는 아닐 것이다. 충격적인 실화라는 점에서 근원적인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고, 그런 미친 두 쌍둥이 교장처럼 성폭력의 노예가 아닌 이상, 성숙된 어른이라면 이 영화를 바라보는 그 지점은 다를 바가 없다. 더 이상 이 영화 자체에 대해서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냥 웃고 즐길만한 다분히 오락적인 것이 아니기에 어찌보면 외면 받을지도 몰랐을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심은 지대하다.

그것은 바로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 돌파라는 쾌조의 호응은 나름 의미가 깊다 할 수 있다. 한국 영화에서 천만 영화가 사라진 수 년 째, 이런 영화야말로 천만이 들어도 이상할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천만 이상의 관객이 보고 같이 느껴야 할 '도가니', 그 흔한 '열광의 도가니'가 아닌 그 '공분의 도가니' 속으로 들어가 우리시대 만연돼 있는 성폭력 현장과 그들 권력에 가려진 어두운 단면을 직시하자. 그것을 보고 마음이 움직인다면 이 영화는 책무를 다한 셈이다. 여기서 이야기는 영화가 아니라 실제이기 때문이다. 혹여 천만이 못 되더라도, 올해 한국영화 최고의 '화제작'이라 단언하고 싶다.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5413&mid=16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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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엘리트 - Killer El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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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세 명의 올드하면서도 나름 마초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들이 있다. 이들은 킬러들이다. 물론 한 명은 영국이 자랑하는 공수특전단 SAS 출신의 요원이지만, 어쨌든 이들이 쫓고 쫓기는 상황을 벌이며 대결을 그린 액션영화가 '킬러 엘리트'다. 킬러 중에서도 그냥 킬러가 아닌 상위 몇 프로 안에 드는 '엘리트'급이다. 그러니 이들의 수준을 의심할 여지는 없다. 그래서 영화는 그 제목에 걸맞게 킬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담아내는데 주력하며 킬러로 분전한 세 명의 상황에 초점을 맞춘다. 그런데 영화가 어째, 꽤 진중한 분위기가 풍긴다. 마초맨 '제이슨 스태덤'이 나온다해서 무언가 B급의 정서로 총질과 액션을 보이는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다.

이미 전작들을 통해서 특히 '아드레날린24'에서 보여주었던 소위 난리부루스형 액션도 아니요, '트랜스포터'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독고다이 액션도 아닌, 그렇다고 '익스펜더블'에서 나왔던 액션 스타들과 함께 저지른 액션 난장판도 아니다. 이 영화는 꽤 솔리드하면서도 올드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심지어 제이슨 스태덤이 고뇌하는 킬러로써 모습을 보이며, 나름 진중하게 무게를 잡는다. 그래서 이 영화는 오락적인 액션무비 보다는 실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그 소재 때문이라도, 마냥 무턱대고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다 이유가 있고 또 어떻게 이들이 대결을 가지며 그들의 음모를 밝히는데 초점이 맞추져 있다. 엔딩 크레딧에서 사건 요약을 한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이들 킬러가 최강격돌을 벌였다는 그 내막은 어떠했는지, 먼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본능적 킬러 vs 엘리트 특수요원, 최강의 적수를 만났다!

실패를 모르는 본능적인 킬러 대니(제이스 스태덤)에게 날아온 사진 한 장. 이와 함께 파트너이자 멘토인 헌터(로버트 드 니로)를 인질로 전직 특수요원들을 죽이라는 임무가 하달된다. 대니는 사랑하는 연인을 뒤로한 채 헌터를 구하기 위해 타겟들을 사고로 위장해 하나씩 제거해간다. 그런 그의 앞에 의심을 품은 최정예 SAS요원 스파이크(클라이브 오웬)가 등장하고, 서로의 존재를 직감한 두 사람은 피할 수 없는 강력한 대결을 시작한다.


(왕년의 킬러로 분전한 '로버트 드 니로' 옹과 현직 최고의 킬러로 나선 '제이슨 스태덤'..)

먼저 영화는 시대적 배경이 현재가 아닌 80년대임을 명시하고, 먼지가 풀풀 날리는 어느 멕시코 주변 접경지역에서 암살 사건을 보여준다. 바로 대니(제이슨 스태덤) 헌터(로버트 드 니로) 그리고 다른 한 놈(도미닉 퍼셀)과 짝짜꿍해서 목표물을 제거하고 물러나는 과정에서 대니는 가벼운 총상을 입는다. 그리고 대니는 이 킬러 짓을 그만두기로 작정한다. 하지만 세상이 전설의 킬러를 가만두지 않는다. 1년 동안 어디 호주에서 여친과 유유자적하던 그에게, 배달된 한 통의 사진. 그의 스승이자 선배 킬러인 헌터가 아랍쪽 오만의 부족장에게 잡혀있다는 거. 할 수 없이 또 길을 나선다. 그들을 찾아가 선배를 빼돌릴려고 했으나, 쉽지가 않다. 대신에 그들이 조건을 건다. 오만 부족장 아들 세 명이 전쟁 통에 영국 SAS 요원에게 죽었다며, 그들 요원을 차례대로 제거해주면 엄청난 돈과 함께 헌터를 풀어준다는 거.



그래서 대니는 할 수 없이, 돈 보다는 헌터를 구하기 위해서 이 미션을 하기에 이른다. 대신에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친구 두 명과 이 일을 도모한다. 그 중 한 친구는 낯이 익다. 수염을 덥수럭하게 하고 B급처럼 굴어대는 이 남자는 바로 미드 '프리즌 프레이크'에서 석호필의 형 링컨으로 나왔던 '도미닉 퍼셀'이다. 처음에 누구인가 했는데, 그간에 살이 많이 찌신듯.. 아무튼 이들 셋이 단순히 찾아가 총으로 죽이는 게 아니라, 사고사 등으로 위장하기 위해서 치밀하게 계획을 짠다. 한 놈은 욕탕에서 미끄러져 죽은 것으로, 한 놈은 SAS 행군 중 추위에 사고사로, 또 하나는 교통사고로 위장해 죽이게 된다. 모든 게 치밀하게 계획되고 전개되는 과정 속에서 전직 SAS 출신으로 퇴역한 '스파이크'가 이것이 단순한 사고가 아닌 암살과 관련돼 있음을 눈치해고, 자신이 있던 위원회 어르신들의 하명을 받아 대니 일당을 쫓기에 이른다.


(서로가 죽여야 사는 상황에 몰린 두 남자, 킬러와 전직 요원의 맞대결, 과연 그 승자는 누구?)

그러면서 이들의 격돌이 한두 차례 벌어지게 되는데, 병원에서 둘이 리얼하게 맞붙는 육박전을 통해서 진정한 남자들의 액션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보는 사람이 아플 정도로, 그외 적의 마수에 빠져서 인질로 잡힌 대니와 스파이크가 한 방에서 생사를 걸고 탈출하면서도 액션이 펼쳐진다. 이렇게 킬러 쪽 일행과 전직 SAS 요원이 맞붙는 상황에서 그들 거래에 음모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영국과 오만이 주고 받은 유전개발에 관련된 것이었다. 그 자세한 내막은 이른바 '오만 석유 전쟁의 SAS 개입설'과 관련돼 1991년 라눌프 파인즈가 쓴 실화 소설 '페더맨'에서 폭로되면서 영화상에서 그 음모를 밝히는 수순을 밟는다.

어쨌든 대니는 미션대로 세 명의 SAS 요원을 사고사로 위장해 다 죽이고 임무를 마치며 헌터를 구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스파이크와도 치열한 격전을 도망가듯 미루고, 이 세계를 떠나려 한다. 하지만 그에게 걸려온 또 하나의 전화, 미션 중 무엇이 잘못 됐다는 소리에, 다시 마지막 한방을 위해서 나서게 되는데.. 과연 그는 마지막 임무를 마치고, 무사히 이 생활을 접고 떠날 수 있을까.. 자신의 전직 SAS 요원들을 죽인 대니를 지구 끝까지 쫓아 스파이크는 또 다른 복수를 할 수 있을까.. 이 모든 게 의도된 듯 그려지며, 영화는 유유자적 갈무리된다. ~



이렇게 영화는 전형적인 킬러물의 양상을 띈다. 대신에 여기서 킬러는 꽤 수준이 높고 진중한 맛이 있다. 그냥 B급의 정서로 액션 난장판으로 치닫는 게 아니다. 영국 정부가 개입된 음모론 같이 내용도 다소 복잡하게 얽혀 있고, 이들의 대결 구도가 마냥 총질로 그치지 않는다. 물론 액션을 보여주는 씬에서는 CG가 아닌 실제 격투의 맨몸 액션을 그렸고, 총질도 마구 쏴대는 수준이 아니다. 또한 차량 사고씬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전세계를 누비며 촬영한 스케일도 남다르다. 오만을 거쳐 프랑스, 영국에서부터 호주, 요르단까지 다양한 국가가 배경으로 이질적인 공간적 특성을 부각하기 위해 각 나라의 특징을 살린 것도 볼만했다.

킬러 엘리트, 오락적인 액션무비가 아니라 실화 때문인지 진중한 액션무비..

더군다나 이 영화는 실화를 소재로 만들어진 액션물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80년대 오일쇼크 이후 '오만 석유 전쟁의 SAS 개입설'과 관련돼서 그때 상황을 조명하는 일종의 기록영화? 형태를 띄기도 한다. 1991년 영국에서 이와 관련된 소설 '페더맨'이 나오면서 큰 반향을 일으켜 영국정부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전언이 있듯이, 영화는 그 소재를 바탕으로 쓰여졌다. 그래서 그런가, 영화는 오락적 무비가 아닌, 꽤 진중하면서도 올드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초맨 '제이슨 스태덤'이 기존처럼 사람들을 무턱대고 죽이는 B급 정서로 무장한 게 아니라, 진정한 킬러로써 고뇌도 하고 여친과는 키스만 하는 따도남 같은 스타일로 나왔다. 이것이 개인적으로 적응이 잘 안 되게, 이런 모습이 있었다니..

여기에다 이젠 전설이 된 배우 '로버트 드 니로'옹이 나와서 한껏 눈길을 끌었지만, 제이슨 스태덤과 처음에 조금 마지막에서 노익장을 과시하는 활약 이외에는 크게 부각이 안돼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여전히 아우라는 있다. 물론 전직 SAS요원 '스파이크'로 나왔던 '클라이브 오웬'의 역할도 제이슨 스태덤에 못지않게 비중을 보이며 극을 몰입하게 만들었다. 둘이 병원에서 리얼한 맨몸 격투씬은 잠이 다 달아날 정도로 백미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눈여겨 봤던 미드 '프리즌 프레이크'에서 석호필의 형으로 각인된 배우 '도미닉 퍼셀'의 B급스런 마초맨 킬러 역할도 볼만했다. 그 옆에 서생 같은 모습의 킬러도 색달랐고..

이렇게 영화는 칙칙한 남자들이 득실거리며 세 명의 마초적인 남자 배우들을 끌어다 만든 실화적 액션물이다. 하지만 그 액션이 마냥 좋다고도 볼 수 없는 게, 영화가 음모론 같은 내용을 소재로 하다보니, 이것을 펼쳐나가는 전개 방식에서 빠르면서도 다소 두서가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킬러와 요원 이외에도 얽히고 섥힌 인물들을 제대로 표출하지 못하고 액션으로 처단하며 마무리짓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사실 액션도 많은 분량을 차지하진 않는다. 나올 때마다 눈길을 끌지만 다소 적은 편. 그것은 아마도 영화적 배경과 소재가 있다보니, 오락으로만 치닿기가 어려운 분위기에서 나름 진중하게 그리며 무게감을 잡는 모양새가 다분한 영화라 할 수 있다.

어쨌든 마초맨 '제이슨 스태덤'의 색다른 모습들이 담겨있는 '킬러 엘리트'...
그의 진중한 매력을 보고 싶다면 이 영화는 나름 볼거리를 제공한다. 원래 킬러는 고독한 법이다..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86505&mid=16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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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데스티네이션 5 - Final Destination 5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어떻게 사람들이 적시적소에서 잔혹하게 죽는지 정말 틀에 딱 맞추듯 죽음의 게임을 보여주는 공포 스릴러물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이 영화가 벌써 흥행과는 별개로 5편까지 나왔다. 그래도 호러 팬들에게 있어 이 영화는 나름 인기를 구가해온 시리즈이기도 하다. 그냥 공포가 아닌 사람들이 잔혹하게 죽는 장면을 리얼하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손발이 오그라들면서 꽤 깔끄장한 기운을 끄집어 내는 게 이 영화의 강점이면서 꺼려하는 이유다. 사람의 목이 잘려 나가고, 꼬챙이 같은 게 가슴을 관통하며 장기가 쏟아지는 등 신체의 일부가 따로 노는 그 현장을 두 눈을 부릅뜨고 볼 용자가 얼마나 될지.. 사실 이런 류를 싫어하는 이들에게 있어 이 영화 만큼 잔혹한 영화도 없을 것이다. 가열한 좀비물과는 별개로 말이다.

그리고 이번에 그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5편이 개봉됐다. 강호는 이 시리즈의 나름 팬으로써 안 볼 수가 없는 상황, 그 전작들이 보여준 비행기 폭파씬이나 고속도로에서 차량 충돌씬, 레이싱과 놀이공원 사고씬 등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어떤 장소에서 청춘 남녀들이 또 가열하게 죽어 나갈지 기대케 되면서 이 영화를 바라보게 된다. 더군다나 이번 작품은 '아바타' 제작군단이 참여해 3D로 포팅됐다고 하는데, 동네 개봉관이 디지털4K만 있어 아쉽게도 입체적으로 감상하진 못했다. 그래도 여타 다른 시리즈처럼 이번에도 큰 실망을 안겨 주진 않았다. 역시 이만한 '죽음의 게임'도 없음을 다시 확인케 했으며, 정말로 이 시리즈는 '쏘우'처럼 나름 롱런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이번 5편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아직도 살아있는가? 죽음의 규칙이 달라졌다!

1박 2일의 워크숍을 떠나는 버스 안에서 다리가 붕괴되는 끔찍한 사고로 자신과 동료들을 비롯해 수많은 이들이 죽는 환영을 본 ‘샘’. 곧이어 거짓말처럼 실제로 사고가 재현되고, 혼란 속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구해낸다. 그러나 그들은 죽었어야 하는 운명! 어김없이 찾아온 사신과의 싸움을 시작한 그들은 마침내 “타인의 생명을 이용하면 살아날 수 있다”는 달라진 죽음의 규칙을 찾아 내는데…




먼저, 여기의 시놉시스를 보듯 사실 여기서 줄거리는 큰 의미가 없다. 청춘 남녀들에게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를 어떻게 피하고 아니 결국 피하지는 못하고 죽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즉 이런 내용들로 이 시리즈는 계속 돼 왔고,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보다는 편마다 이런 장면들로 채워지며 주목을 끌었던 게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 5편은 어떤 내용일까? 여기서도 크게 다를 바 없이 청춘 남녀들이 어떤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죽는 것만이 있을 뿐이다. 여기서는 회사 워크숍을 떠나는 남녀 주인공을 그린다. 저마다 짝이 있는 듯, 처음엔 이들의 상황을 보여준다. 그리고 곧바로 회사 버스로 그곳을 향하던 중 어느 금문교 같은 다리 위에서 엄청난 붕괴 사고가 일어나며 이들이 모두 죽임을 당한다. 여주인공을 뺀 채..

그 순간 주인공 남자 '샘'은 이 사고 현장을 생생하게 꿈을 꾸듯 놀라며 깬다. 즉 이 녀석이 환영을 본 거.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은 항상 이런 식이다. 주인공이 예지몽인지 사람들이 가열차게 죽어 나가는 대규모적 사고현장을 겪게 되면서 꿈에서 깨고, 실제 그 현장을 벗어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방식. 여기서도 그렇다. 그 다리가 붕괴되는 현장에서 주인공을 비롯해 대다수가 죽어나간 걸 본 주인공은 여친과 동료들을 데리고 그 사고 현장을 벗어난다. 그리고 잠시 뒤, 그 다리는 꿈에서 봤듯이 정말로 붕괴되고 만다. 그러면서 살았다는 한도의 숨을 내쉬지만, 이들은 이미 죽음의 운명을 거슬렀다는 전제하에 일상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것마저 순서가 있다는 것도 변함은 없다. 


(5편에서도 등장한 청춘 남녀들은 그 죽음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첫 번째 희생자는 체조녀, 십 여 년을 넘게 해온 그 연습장에서 갑자기 분진 가루가 날리는 사이, 앞을 못 본 그녀는 평균대에서 떨어져 과도하게 관절이 꺽기면서 한방에 죽는다. 그 뒤, 뚱보스럽게 능글맞은 한 남자는 마사지샵에서 침 맞다가 죽고, 섹시녀는 라식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팀장은 부지불식간에 남아온 스패너에 얼굴을 관통하며 죽고, 주인공 샘의 친구이자 얼핏 '톰 크루즈'와 비슷하게 생긴 피터는 주방에서 그와 싸우다가 죽고, 남은 두 주인공 샘과 몰리는 바로 비행기 사고로 죽게 되는데.. 이것은 1편인지 그 비행기 사고를 그대로 재현해 '프리퀄'로 복귀하는 방식을 띄며 색다름을 제공했다. 그리고 죽음의 그림자를 비켜나간 걸로 알았던 흑인남은 그 폭타된 비행기 파편 한방에 그만... 아주 순식간이라는 거.. ㄷㄷ

이렇게 해서 이번에도 등장인물 청춘 남녀는 다 죽었다. 스포가 아니냐 반문할 수 있지만, 매 시리즈가 주인공 한두 명을 살려둘 것 같이 그리지만, 종국엔 엣지있게 처리가 되면서 '파이널 데스티네이션'만의 죽음의 법칙을 거스릴 수 없음을 각인시킨다. 물론 그 중에 몇 편에선 살았는지 기억이 가물하지만서도, 어쨌든 이들 청춘 남녀들은 죽음의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즉 죽을 운명에 놓였는데, 그것을 운좋게 비켜 나갔다면 그 죽음의 그림자는 생활 속으로 파고들어 이들을 살려두질 않는다. 더군다나 이번 5편에서는 독특하게 저승사자인지 분위기에 딱 맞게 '토니 토드'가 나와서 현장마다 이들에게 몸조심하라는 경고를 날리며 주목을 끈다. 그러면서 자신이 살려면 타인을 죽여야 한다는 미션을 던지기도 하는데.. 이것은 이미 '파데'가 견지해온 기본 플롯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5편을 양산한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죽음의 게임은 계속될 것이다?)

죽음을 법칙을 거스른 자들에게 가해진 일상의 죽음으로 초대, 계속 되길.. 

이것이 이번에 바뀐 죽음의 규칙이라면 이 시리즈의 전조를 이제서야 알린 셈이다. 바로 마지막 그 비행기 사고를 통해서 보여준 프리퀄로 다가온 측면이 있기도 한 거. 이런 요소 이외에 이번 5편은 이야기 전개상 청춘 남녀들이 전작의 주인공들 보다 연기적인 측면에서 조금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어 보인다. 무언가 죽음에 쫓기는 이들의 캐릭터 부족이랄까.. 이들 사이의 이야기와 그들이 죽어 나가는 씬이 따로 놀듯 그려져 거리감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은 이런 이야기를 차치하더라도, 청춘 남녀들이 어떻게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죽어 나가는지 보여주는 게 최고의 목표인 영화다. 보통 많이 차용하는 방법중에 일상에서 전기와 물의 상극을 이용하며 이들이 죽나 싶지만, 순간 의외의 방법들을 동원해 죽이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우리의 일상을 다시 보게 된다는 거.. ㅎ

아무튼 이번에 '파이널 데스티네이션5'도 기존 시리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답습하듯 죽음의 법칙을 거스른 자들을 가만두지 않고 화끈하게 죽였다. 특히나 극 초반 다리 붕괴 사고현장은 리얼하게 정말 압권이었는데, 다리가 무너지는 순간에 사람들이 어떻게 죽어 나가는지 사지절단은 물론 철제빔 등에 얼굴과 가슴을 관통해 내장이 터지는 등 강도는 꽤 센 편이다. 그래서 이런 류에 익숙하지 않다면 이런 목불인견의 영화도 없다. 하지만 이 시리즈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극 중의 사람이 또 어떻게 죽게 되는지,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게 이 영화의 강점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의 모토는 인간은 누구나 죽을 운명이 예정돼 있고, 그 운명을 거스른다면 언제 어디서든 생활의 현장에서 죽게 되는 과정을 영화적으로 그린 전형적인 공포 스릴러물이다. 특히나 이번 영화는 엔딩 크레딧에서 그간에 죽어 나간 청춘 남녀들을 모아서 스타일리쉬하게 보여주며 5편이 종결자로 나선 것처럼 보였지만, 이것이 정작 마지막일 될지는 미지수다. 또 다른 사람들에게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가 보여주는 게임은 아직도 차고 남았다. 무엇을 바라는가..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만큼 사람들을 엣지있고 화끈하게 죽이는 영화도 없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이런 '죽음의 게임'이 계속 기대가 된다. 다음에 또 '어떻게 죽일 것인가'를 말이다. ~


예고편 :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4799&mid=15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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