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폭설로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은 이때,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연말연시처럼 사실 책 읽기에 좋은 계절도 없다. 추우면 추울스록 움츠러드는 게 다반사, 그럴 때일수록 한시름 고민을 털어버리고 활자가 주는 매력에 빠져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 자체 하나만으로 그건 또 하나의 즐거움이자 지적 쾌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랜만에 강호의 주력?답게 책 소개를 해볼까 한다. 하나는 블로그의 방명록을 통해서 책 컨텍이 들어와 받게 된 인도 여행서 <인도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와 또 하나는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 <꿈의 도시>로 알라딘 적립금이 만료되는 것이 있어 이참에 구하게 됐다. 간단히 두 권의 책을 소개해 본다.



사실 강호는 여행서같은 기행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좋아하지 않는다기 보다 별로 땡기지 않는다. 그냥 여행자가 자신의 여행담을 기록한 게 나와 별 상관이 없어서일까? 하지만 이런 여행서들은 이미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지 오래되었다. 섣불리 무시할만한 그런 류의 책은 결코 아니다. 그럼 이 책은 무엇일까? 제목 '인도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에서 나와 있듯이 인도 여행서라 보면 무방할 것이다. 그런데 기존의 여행서와 좀 다른 느낌이다. 부제목 '백년의 고독, 천녀의 사랑'이라는 표현이 주듯이 무언가 문학적 수사가 한껏 느껴지는 여행서 같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인도 여행서가 아니다. 책 소개에도 보면은..

인도 여행서 보다 포토 감성에세이 '인도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영화감독 이사강, 포토그래퍼 김태환, 설치미술가 유쥬쥬 3인의 인도여행기라 말하면서 사진, 글, 그림, 공예와 함께 3명의 작가들이 그려내는 각자의 눈으로 본 세상을 담았다고 한다. 즉 보고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과 모습들을 인도의 공간, 인물, 감정, 예술, 추상을 통해 각기 다른 3명의 시각으로 전하는데, 저자들은 인도에 다녀오면서 인생을 보는 눈,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고, 그것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기획했다고 한다.

특히 영화감독 이사강은 '크리에이터로 사는 법'을 조언하고, 포토그래터 김태환은 '작은 행복을 발견하는 법'을 얘기하며, 설치미술가 유쥬쥬는 '아티스트적 영감을 얻는 법'을 알려준다는 설명이다. 즉 세 사람이 인도 여행을 통해서 얻은 영감을 이 책에 담고 있는 있는데, 그것은 바로 아티스트 3인이 인도에서 길어올린 예술적 영감이며 의미있는 작은 행복이라 말하고 있다. 그래서 책 구성도 글만이 있는 것이 아닌 올 컬러 사진과 화보의 조화 속에 마치 한 편의 예술 작품을 보는 듯 하다. 여러 말이 필요 없다. 감성이 메마른 자들이여, 포토북처럼 생긴 이 한 권으로 인도의 여행길은 물론 포토 에세이로 당신의 감성적 영감을 일깨워보자.
 



또 한 권의 책은 더이상 말이 필요없는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 <꿈의 도시>다. '오쿠다 히데오'하면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 정도로 일본의 유명한 작가다. 이미 강호도 다 읽어 봤었고, 그가 창조해낸 괴짜의사 '이라부'가 삶에 지쳐 강박증에 시달린 현대인들을 치료하며 제대로 풍자와 유머를 선사한 시리즈 '공중그네', '인더풀', '면장선거'는 그의 대표작이 되었다. 또 좌충우돌 지로네 가족사를 통한 사회소설로 손색이 없었던 <남쪽으로 튀어>와 히데오의 자전적 소설인 <스무 살 도쿄>까지, 이외에도 그의 인기작품은 많고 나오는 족족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이번에 은행나무에서 신작 <꿈의 도시>를 출간했는데, 책이 좀 두껍다. 600여 페이지가 넘는 게 일반 소설책이 300여 페이지니까 두 권을 합쳐놨다 보면 편할 것이다.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 <꿈의 도시>, 이번엔 모든 게 집대성되었다.

<꿈의 도시>의 내용은 가상의 지방 도시 '유메노'에 살고 있는 성별, 나이, 직업, 주변 환경, 가치관 등이 전혀 다른 다섯 주인공의 톱니바퀴처럼 얽혀 있는 다섯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소설의 무대는 세 개의 작은 도시가 합병해서 탄생한 인구 12만의 지방 도시 유메노. 야심차게 꿈을 가득 안고 태어났지만 실상은 참혹하다. 중심가의 드림타운은 인근 대형 쇼핑센터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고, 젊은 사람들은 모두 떠나 노인들만이 지키고 있는 유메노. 그곳에 살고 있는 다섯 명의 주인공들은 평범하게 우울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데, 바로 이렇게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군상극'이라는 점에서 주목되는 작품이다.

그러면서 소설은 각 장마다 주인공이 바뀌면서 진행되고, 오쿠다 히데오의 압도적인 심리 묘사를 바탕으로 각 인물들은 각자의 '매력적인 우울함'을 발산한다는 설명이다. 즉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의 이야기는 조금씩 그 윤곽을 드러내면서 뒤로 얽혀 있는 그들의 미묘한 관계가 차츰 밝혀지면서 충격적인 라스트씬까지 선보인다. 그래서 600여 페이지가 전혀 지루하지 않는 폭발하는 스토리, 스피드한 전개 등 오쿠다 히데오의 진면목을 제대로 집대성한 최신 걸작 소설이라는 평가다.

이러니 강호는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을 좋아하는 팬의 입장에서 안 읽을 수 있겠는가? 여러 말이 필요없는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 장편소설 <꿈의 도시>, 이 꿈의 도시 '유메노'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제목처럼 그 도시의 꿈은 길몽이었는지 악몽이었는지 읽어보면 알 것이다. 1월에 곧바로 달려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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