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존 - Green Zon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리얼 첩보 액션물로 지금도 극찬을 받고 있는 '본 시리즈'는 임팩트있게 각인된 첩보 요원 전문 배우로 자신의 정체를 찾아 나섰던 '제임스 본'으로 분연한 '맷 데이먼'의 대표작이다. 이제 그런 그가 첩보원이 아닌 레알 군인으로 분연하며 이라크 전쟁 한복판에 나타났다. 이미 전작 본 시리즈의 2편 '슈프리머시'와 3편 '얼티메이텀'의 리얼 첩보 액션의 감각을 선보이며 911테러를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플라이트 93'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폴 그린그래스' 감독과 맷 데이먼이 다시 손잡아 만든 영화 <그린 존>.. 

특히 영화속에는 이라크 전쟁의 '대량 살상 무기(WMD)'에 대한 진실을 파헤친 아니 한 남자가 막딱뜨린 포화속의 용기에 관한 이야기로 시놉시스는 이렇다. 그런데, 영화의 제목 '그린 존(Green zone)' 의 정확한 의미를 알아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린 존'은 2003년 미국에 의해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된 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중심부에 위치한 바그다드 궁을 개조, 주이라크 미군 사령부와 이라크 임시정부청사가 자리잡은 안전지대인 ‘이라크 국제 지역(International Zone of Iraq)’의 별칭이라는 설명이다.

즉, 그곳은 한마디로 전쟁터 속 안전지대로 고급 수영장과 식당, 나이트클럽, 마사지 시설, 대형 헬스클럽과 댄스 교습소등이 있었으며, 이슬람 국가에서 금지되는 술이 허용됐으니 바로 전쟁속에 '미국인들의 낙원'이라 보면 편하다. 그래서 이 제목이 주는 의미는 어찌보면 안락한 곳에서 있으면서 전쟁의 아비규환과 아수라장을 조종하는 미국 수뇌부들을 비꼬는 제목일지도 모른다.  

2003년 세계평화라는 명목 하에 시작된 이라크 전쟁.. 미 육군 로이 밀러(맷 데이먼) 준위는 이라크 내에 숨겨진 대량살상무기 제거 명령을 받고 바그다드로 급파된다.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색 작업을 펼치지만 밀러 준위는 대량살상무기가 아닌, 세계평화라는 거대한 명분 속에 숨겨진 추악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퍼즐처럼 얽힌 진실 속에 전쟁은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대량살상무기의 존재 여부에 대한 의혹만 커져가는데...



이렇게 본 영화는 이라크 전쟁에서 그 누구도 속시원히 밝히거나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를 정면으로 파헤친다. 그 미스터리의 소제는 바로 WMD(Weapons of Mass Destruction, 대량살상무기)였고, 그런 그림들에는 전쟁터속 미군들의 호화로운 안전지대로 불리는 '그린 존'.. 그 속에서 무슨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런 의문과 의혹의 내용을 던진게 바로 이 영화의 큰 얼개다. 그래서 극 초반부터 대량 살상 무기를 제거하라는 주인공 '로이 밀러'에게 임무가 주어진다. 그 모습은 마치 바그다의 현지에 있는 그림처럼 리얼하게 그려냈고 제거하려던 그곳은 그냥 오래된 변기 공장에 불과했다.

이렇게 내부 정보에 의한 작전이 번번히 실패하자 밀러는 의구심을 갖게된다. 즉 정보와 실제 상황이 다르다는 사실에 말이다. 하지만 상관은 시키는대로 이행할 뿐 분석하지 말라는데.. 한편 거리에서 난동을 부리던 한 이라크인의 전언을 듣게되면서 미국내 엉터리 제보에 지쳐있던 밀러는 그의 정보에 끌리게 된다. 결국, 일급 타켓들이 비밀 회의를 하고 있다는 장소에 들이친 밀러의 부대원들.. 그곳에서 맞이하게 된 적은 이라크 장군의 수장이자 WMD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알라위' 장군.. 하지만 그는 경호팀들과 재빨리 도망쳐 놓치고 만다.

곧바로 잡은 포로를 심문하면서 알라위를 찾으려 하는데.. 그때 미군의 특수 부대원이 급파되며 자신들에게 임무가 이관되었다며 알라위의 행방을 폭로하려는 포로를 가로채니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주인공 밀러와 그속에 벌어진 난투극.. 대체 미군내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하지만 이미 냄새가 나는 클리셰가 아닐 수 없다. 바로 많이 바온 은폐 조작을 위한 조치라는 사실 말이다.

여기에 계속되는 WMD 프로젝트에 관한 제보자 기사.. 이 기사를 처음 쓴 여기자를 찾아나서 '정보제공자'를 알려달라 추궁하면서 정부 고위 관료와 연결된 의문의 제보자.. 그 속에서 WMD 존재 여부에 대한 의혹은 커져가지만 그 음모는 좀처럼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이렇게 당시 미국이 세계평화라는 명분을 외치던 실상이 무색할 정도로 각종 음모론이 팽배했던 이라크전의 진실과 왜곡된 시선속에 숨겨졌던 그 진실을 파헤친 영화가 <그린 존>이다.
 
그런데, 사실 WMD라는 소제는 이미 시간이 흘러 만천하가 다 알고 있다. 애초에 '대량살상무기' 따윈 없었다는 것을.. 하지만 영화는 영국 출신의 감독이 여는 미국 감독이 건드리기 힘든 이야기를 성역없이 요리했고 이것은 '워싱턴 포스트'지의 바그다드 특파원이엇던 '라지브 찬드라새카란'의 동명 논픽션 소설 '에머랄드 시티의 제국 생활'(Imperial Life in the Emerand City)을 원작으로 삼은 이 영화는 '그린 존'안에서 그들만의 호사를 누렸던 미군들을 시니컬하게 묘사하며 이라크전의 실상을 전면에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때로는 액션 스릴러로서의 이 영화적 재미는 이라크의 중심부인 '바그다드'라는 철저한 현실의 공간에서 비롯된 그림속에 이라크전의 비밀을 통해 실제 사건의 치밀한 구성과 통찰력을 선보인다. 그래서 그런 그림들은 자연스레 맷 데이몬이 열연했던 첩보액션 '본 시리즈'를 연상케 하는데.. 여기 영화속에서도 주인공 본 아니 밀러는 다시한번 거대한 시스템과의 고독한 싸움에 끼어들며 분연했다.

하지만 본 시리즈 같은 영화적 리얼 액션보다는 '그린그래서' 감독은 극단적인 현장감을 표출하기 위해서 1인칭 다큐스런 장면처럼 특유의 헨드헬드 스타일과 스피드한 편집으로 리얼 전투를 방불케 한 비주얼을 선보였으니 본 시리즈 못지 않은 긴박감을 준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정치적 음모가 깔린 스릴러적인 재미와 이미 알게된 WMD의 실체적 공감이 주는 숨은 이면과 진실을 포괄하는 양면적 재미까지 선사했다.

그래서 어찌보면 극단적이고 스피디한 영상으로 극대화시킨 '이라크전'의 실상과 음모을 그린 <그린 존>.. 하지만 영화적 결론은 사실 진부한 면도 없지 않아 있다. 미국이 관여한 이라크의 미래는 이라크인이 결정하도록 내버려 두라는 메세지.. 그런데, 이런 그림은 이미 알고 있는 소제의 실체를 감독 특유의 스타일로 그려내면서 미국내 부조리한 권력의 치부를 한 군인의 생존필사적 모습으로 그려냈다. 

이것은 기존에 익숙하게 봐온 '본 시리즈'와는 같으면서도 다른 모습으로 실제 이라크전에서 포연이 자욱한 '바그다드' 한복판에 가져와 표출했으니.. 우리의 '제임스 본'이 해결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것이 이 영화가 주는 매력이자 던진 메세지일 것이다. WMD는 단지 거들었을뿐..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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