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 장르중 스릴러의 중심은 범인이다. 즉, 범인을 어떻게 잡느냐인데 여기 <백야행>은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단순하게 봐도 범인을 쫓는게 아니라 바로 범인이 나온다. 극초반부터 고수가 어느 한 남자를 목졸라 죽이기 때문이다. 즉 보는 이들은 범인을 알고 시작한다. 그 다음부터는 그는 그 사람을 왜 죽였을까?이다. 바로 이것의 해결을 위해 그림을 좇으며 보게 되는 또 다른 스릴러의 장르다. 어느 때부터 이런 유가 많이 나온 느낌이다.

암튼, 이 영화는 알다싶이 원작이 있다. 바로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유명한 일본의 미스터리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 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 한 것이다. 일본에서는 2006년에 TV시리즈로 나온 인기 작품이다. 물론, 원작 소설 세권 짜리도 수작으로 꼽고 있다. 난 읽어 보지 못했지만서도.. 그래서 그런가.. 다들 영화 '백야행'은 원작을 그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한다.

원작처럼 각 캐릭터에 대한 설명 부족과 느린 전개가 흠이라는 평이다. 하지만 원작의 분위기는 나름 잘 살렸다고 하니 아마도 비주얼이 그려낸 조용하고 진중한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14년이라는 시공간을 넘나들며 보여준 한 여자(손예진)와 남자(고수).. 둘은 전혀 관계없는 사람이었지만 살인사건으로 인해 그 둘은 맺어지니 14년이 지난 후에도 그들은 아카페적 사랑으로 서로를 지켜보며 지켜준다. 하지만 이 둘을 파헤쳐간 한동수 형사(한석규)는 그들의 슬픈 진실을 알게 되면서 파국을 예감하는데..

이렇게 어떻게 보면 진부한? 스토리가 될 수 있다. 유년 시절의 크나큰 아픔이 트라우마로 자리잡고 그 상처의 아픔을 보듬어 주기 위해서 묵묵히 지켜온 한 남자.. 그런, 조용하고 센치한 모습으로 일관한 고수의 모습은 충분히 어울려 보였고, 이를 무미건조하게 때로는 절제된 모습으로 바라본 손예진도 한 몫했다. 물론, 형사 한석규의 모습도 분연했지만 원작과 어떨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극 전체가 자주나온 '백조의 호수' 클래식처럼 무언간 진중하고 조용한 스릴러를 표방한 거라며 웬지 부담스럽다. 즉, <시크릿>이 너무 힘이 들어갔다면 여기서는 힘은 최대한 빼고 분위기로 그림을 연출한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 그림은 분위기에는 일조했을지 몰라도 과도한 서사적 연출로 개연성 부족과 루즈함도 공조했음이다.

소제목 "하얀 어둠 속을 걷는다"는 백야행.. 백색과 흑색의 부조화 속에 두 남녀의 일관된 옷색깔처럼 투영시킨 슬픈 사랑의 진실에 숨겨진 비밀스런 이야기.. 하지만 어찌보면 비밀스런 그들의 슬픈 사랑이 와 닿기전 분위기로 승부한 느낌이 많은 비주얼들.. 그래서 원작 소설이 무지 땡기는 이유중 하나다. 정말 둘은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알고 싶기 때문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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