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달린다(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이연우 감독, 견미리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9월초 한가한 오후 타임에 TUBOX로 봤다. 영화를 보기전 김윤석이 나오는 시골형사와 탈옥수와의 한판을 그린 영화라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영화내내 시골풍의 '추격자'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플롯도 비슷하고.. 대신 이 영화는 '추격자'에 없는 코믹이 들어가 있다. 어찌보면 찌질스럽기도 하고 말이다, 우선, 이 영화의 시놉시는 이렇다.

빠른 놈 위에 질긴 놈..
대한민국을 농락한 신출귀몰 탈주범이 예산에 나타났다!

하는 일이라곤 지역 발전을 위한 소싸움 대회 준비뿐인 시골마을 예산의 형사 조필성. 다섯 살 연상의 마누라 앞에서는 기 한번 못 펴는 한심한 남편이지만, 딸래미의 학교 일일교사 1순위로 꼽힐 정도로 마을에서는 나름 알아주는 형사다. 소싸움 대회를 준비하던 필성은 강력한 우승후보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훔쳐 나온 마누라의 쌈짓돈으로 결국 큰 돈을 따게 된다. 난생처음 마누라 앞에서 큰소리 칠 생각에 목이 메이는 조필성.

그러나 기쁨도 잠시! 갑자기 나타난 어린 놈에게 순식간에 돈을 빼앗기고 마는데, 그 놈은 바로 몇 년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가 행방이 묘연해진 탈주범 송기태.. 희대의 탈주범을 눈 앞에서 놓친 필성은 모두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만 이런 시골마을에 송기태가 나타났다는 그의 말을 아무도 믿지 않는다. 잃어버린 돈도 찾고, 딸래미 앞에서 영웅이 되고 싶은 마음에 직접 송기태의 은신처를 찾아 덮치지만 이번에는 송기태에게 새끼손가락까지 잘리는 수모를 당한다.

게다가 이 날의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자, 예산서 형사들은 탈주범을 놓친 무능한 시골형사로 전락하고 필성은 형사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돈, 명예, 그리고 마지막 자존심까지 빼앗긴 필성.. 그 놈을 반드시 자신의 손으로 잡아 형사로서, 그리고 한 남자로서의 명예회복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는데..



위처럼 보듯이 스토리는 간단하다. 알다싶이 어느날 충남 예산에 나타나 탈주범을 잡기 위한 형사의 사투를 그린 범죄 액션물이다. 이런류의 영화라면 많이 양산되고 봐왔지만.. 국내에 국한돼서 본다면 작년에 나와 대히트를 쳤던 바로 '추격자'였다. 즉, 이 영화는 추격자의 코믹 시골 버전으로 보면 딱 정답이다. 범인이 이미 노출되고 잡다가 놓치고 또 마지막에는 둘의 결투까지.. 하지만 여기서 김윤석이 열연한 조필성 형사는 돈에 찌들어 살며 마누라에게도 화상이라 뭇매를 맞는.. 어찌보면 능력없는 형사의 전형으로 동네 패거리들과 작당해 허송세월하는 그런 형사의 모습인데.. 그게 아주 딱이다.

하지만 희대의 탈주범 송기태가 나타나면서 애기는 틀려진다. 형사 조필성은 그를 잡아야만 하는 목적이 생긴다. 현상금이 걸린 돈도 돈이지만 두번씩이나 놓치면서 처절하게 얻어터진 형사의 자존심.. 이미 송기태는 싸움의 달인이었다. 마치 예전에 나왔던 '싸움의 기술'에서 그 유명한 대사 "너 그러다 피똥싼다."처럼.. 여기서는 무참히 얻어맞고 넉다운 당한 조필성에게 한마디 던진다.. "야.. 너 형사 맞아.. 다음에 또 나타나면 죽는다." 이렇게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나온다는..ㅎ 딱 조필성 형사가 그렇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동네 패거리들과 작당해 독자적으로 수사해 송기태의 포위망을 좁혀가며 잡으려 드는데.. 특히 어선 위에서 확성기로 투항하라는 씬은 웃기다는.. ㅎ 결국은, 마지막 오케이 목장의 결투처럼 소들의 싸움터에서 둘은 맞대결을 갖는다. 과연, 조필성은 송기태를 단순히 제압하며 그를 잡았을까.. 아니면 또 처절하게 얻어터지며 그를 놓쳤을까.. 하지만 잡았다면 어떻게 잡았을까..

이게 어떻게 보면 이 영화의 키포인트가 될 수 있다. 시골 형사의 자존심을 긁으며 어영부영 배운 한방이 있었으니.. 직접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여튼, 이 영화는 추격자처럼 대박은 못쳤지만 나름 재밌게 볼만한 범죄물로.. 그 속에 김윤식 스타일의 껄렁함과 코믹이 들어가 있다. 만약 이 영화의 형사역을 다른 사람이 했다면.. 아마 영화는 망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전문가들의 평점도 거기에 초점이 맞춰 있으니 10점 만점에 6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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