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절대 권력을 가진 조직의 중심에 서민들이 반기를 들다니, 도저히 현실 세계의 일 같지 않았다. 분명 그런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바다 건너, 그것도 범죄 도시라고 불리는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규율을 잘 지키는 국민성을 자랑하며 화재에도 약탈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 나라 일본에서 그런 폭동이 일어날 리 없다…….

"그 직감이라는 게 제법 중요해. 직감은 비과학적이라고 여긴다면 그거야말로 잘못된 생각이야. 잘 들어. 형사를 포함해 일선에서 범죄에 대처하는 사람들 오감에는 방대한 데이터가 쌓여 있어. 시체 상태, 시반 모양, 부패 가스 냄새, 발자국 깊이, 흉기의 촉감, 현장의 소리와 공기. 그것들은 본인이 의식하지 않아도 망막, 고막, 콧구멍, 혀끝, 손끝이 기억해. 그리고 그 데이터가 쌓이고 세분화돼 판단 근거가 되지. 네가 방금 말한 직감이라는 건 그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내린 결론이야. 과학적인 검사를 거쳐 제출된 공식적인 견해에 전혀 뒤지지 않아."

고테가와는 형법 39조의 재검토보다 심신 상실이라는 정의를 엄격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심신 상실 혹은 심신 쇠약이라면서 그런 인간들이 손대는 상대는 언제나 여자와 아이뿐이다. 실수로도 폭력단 사무실이나 씨름 선수 방에 난입하지 않는 것은 충분히 판단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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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좋아하네.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애당초 다이아몬드가 진짜 다이아몬드가 되려면 그것을 감정하는 사람이 필요해. 단지 땅속에 묻혀서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다면 그저 탄소의 일종에 지나지 않는다고. 다이아몬드로 인식되려면 발굴되어 감정사의 평가를 받고 시장에 유통되어 손님을 만족시켜야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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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 올릴 법한 아침식사였다. 하지만 둘 다 음식 사진을 찍어 올리는 취미는 없었다. 벤틀리 자매는 음식은 먹기 위한 것이지 사진을 찍어 온라인에 올리기 위한 게 아니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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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서 갓 태어난 나무는 독립하기 전까지 어떻게 살아갈까?
숲은 아주 어두운 곳이다. 특히 지면과 가까울수록 더 그렇다. 거기에서 발아된 나무의 씨앗은 오랫동안 빛에 접근조차 할 수 없었을것이다. 어린나무가 광합성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높이에 도달할 때까지 자라게 하는 메커니즘은 무엇일까? 몇 년 전에 이 해답을 찾아냈다. 숲에 사는 대부분 식물은 서로 얽힌 뿌리와 곰팡이의 접촉으로 형성된 땅속 네트워크‘를 통해 공생한다. 이 네트워크를 통해 씨족clan의 성체식물adult plant은 생존에 필요한 당분을공급하면서 가장 어린 새끼들을 돌본다. 식물의 어버이양육은 사실상 고등동물에서 발견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식물에도 어버이양육이 존재하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널리 퍼져 있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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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있는 책들에는 이기주의와 이타주의 사이에 날카로운 선을그으려는 노력들이 담겨 있지만, 만약 우리가 보는 것이 엄청나게 넓은회색 영역이라면 어떨까? 공감을 정확히 ‘이기적‘ 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완벽히 이기적인 자세라면 다른 이들의 감정을 단순히 무시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동을 촉발하는 것이 자기 자신의 감정 상태라면 공감을 ‘이타적‘이라고 하는 것도 적절치 않아 보인다. 이기적 이타적으로 나누는 행위가 중요한 것을 가리고 있을 수도 있다. 왜 굳이 다른 이들에게서나 자신을 분리해내려고 하고, 나 자신에서 다른 이들을 분리시키려고 하는가? 이 두 가지를 병합하는 것이 우리의 협동의 본성에 숨어 있는 비밀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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