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코 상
사노 요코 지음, 윤성원 옮김 / 펄북스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시즈코상은 저자인 사노요코의 어머니다 
이책은 그녀와 그녀의 어머니에 관한 책이다
그렇지만 모녀 관계라고 해서 애틋하거나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는건 아니다 
오히려 너무나 직설적이고 솔직하게 까발리고있다 
나의 어머니 가 아닌 시즈코상이라는 제목만 봐도 그렇다
그녀의 에세이를 통해 그녀에게 죽은 오빠가 있다는것
그리고 아래 남동생 둘이 죽었다는것
특히 그녀는 오빠에 대한 감정이 남다른것같았다
오빠와 사이가 좋았으며 동경했고 그림도 오빠가 훨씬 잘 그렸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결국 오빠는 죽고 자신은 살아남아 미대에 진학하고 그림을 그리며 살게된것이다 
오빠의 죽음에 엄마가 얼마나 좌절하고 절망했을지
그리고 차라리 자신이 죽었더라면 나았을거라고 생각했던것같다고 미루어 짐작한다
그녀는 어릴때도 엄마에게 지금이라면 학대라고 할지도 모르게 두들겨맞고 일을 해야했지만 그래도 그모든것들은 견딜만했다고 한다 
어린나이에 동생들 장갑을 뜨개질로 떴다는말을 듣고 놀라웠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굉장히 다른 성격이라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만 결국 자식을 다섯이나 만든걸 보면 의외로 잘 맞는 부부였던것같다고 말한다 
도쿄대를 나와서 교사를 했었고 중국으로 건너가서 처음엔 식민지에서 나름 잘살았지만 일본이 패망을 앞두고 어려워지다가 결국 종전후 다시 일본으로 돌아올때까지 엄청 고생해야했고 일본에와서도 가난함은 계속 된다 
그런와중에도 어머니의 살림하는 솜씨는 보통이 아니었다고 한다 
한정된 재료로도 음식을 척척 만들어내고 아이들 옷을 해입히고 
없는 살림에도 집에 손님이 오는걸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얼마 안되는 재료로 음식을 뚝딱 뚝딱 만들어내는 어머니를 보고자랐으니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일인지 나중에서야 깨닫게된다
그래서 따로 배우지않아도 가정요리는 잘 만들어낼수있었다한다
시어머니께 신부수업도 받지않고왔다고 잔소리 들었지만 정작 그시어머니는 튀김정도만 만들었다고하니 뭐;;;;;
어쩌면 어머니덕에 그녀는 힘든상황도 힘들다고 느낄새도 없이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평생 어머니와 잘 맞지않다고 거리감을 두며 살았고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신후에도 적당한 병원을 물색해서 보내드리고 엄마를 사랑하지않아서 돈으로 때웠다는 죄책감을 가지게된다
그러나 모든 모녀사이가 마냥 좋지만은 않다는것을 알고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싶긴했지만 그렇다고 그녀의 죄책감이 지워지는건 아니었다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말을 할줄 몰랐던 어머니
그러나 치매가 심해진이후 마치 지금까지 하지않았던걸 보상이라도 하듯 미안해와 고마워를 입에 달고 살았다던 어머니
그녀는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고 그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았을때 비로소 엄마와 화해할수있었다
엄마와 손을 잡지도 나란히 누워본것도 까마득히 오래되었지만 
읽으면서 놀란건 자신에 관해서도 가족에 관해서도 
이런것까지 얘기해도 되나 싶을정도로 거침없이 다 나온다는점이다 
남동생이 사고를 내서  직장도 그만두게되고 이혼하게되는과정
그렇게 강하던 어머니가 자기집에서 며느리에게 쫓겨나는 이야기
엄마를 모시고 여행갔을때 혼자서는 감당이 안될듯해서 동생과 함께 가서 동생에게 엄마를 맡기고 부루퉁한 표정으로 돌아다닌것 
쓰면서도 전혀 걸리지않았던걸까? 아니 그게 사실인데 어쩌라고 !! 라며 일갈할지도 모르겠다
남에게 말하기 꺼려지는일조차도 훌훌 아무렇지않게 털어내버린다 
물론 저자인 사노 요코도 어머니의 일생을 다 헤아릴순 없을것이다
단지 나이를 먹고 돌이켜봤을때 그저 짐작할뿐
남편을 일찍 여의고 자식들을 키워내려면 강인해야했고 실제로 그러했다
그때문에 두사람은 가깝게 지내지못했고 살가운 사이도 아니었지만 
엄마가 치매에 걸리고 변하면서 어머니와 가까워진다 
치매가 불행만은 아니었던것이다 
사실 그녀가 살아온 인생이 쉽지만은 않지만 너무 담담하게 서술하는통에 더욱더 그녀가 시크해보였다 
물론 그런그녀도 하나뿐인 아들앞에서만큼은 약해졌지만 말이다 
아마도 세상모든 엄마와 딸들은 애증의 관계 아닐까
가족이라 더욱더 상처주고 함부로 말하고 
남이라면 그렇게까지 하지않을테고 그렇게 지독하게 미워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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