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글동네의 그리운 풍경들

1980년대 글동네의 그리운 풍경들
정규웅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8년 2월

1980년대 글동네의 그리운 풍경들

글동네의 분위기! 작가의 글쓰기에 대해서 궁금하여 책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1980년대를 지나치고 있는 작가들의 굴곡 있는 인생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었다. 글쓰기는 치열하다. 그리고 그 당시의 시대상을 필연적으로 담고 있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작가들도 휩쓸리기 마련이다.

권력자들에게 문화는 중요한 한 축이다. 그리고 그 축을 이루고 있는 작가에게 압력을 행사한다. 이런 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고, 1980년대도 마찬가지겠다. 그리고 전두환에게 협력을 한 문인들의 이야기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를 말하고 싶지 않다. 붓으로 시대의 화상을 도도하게 풀어내야 할 작가들이겠지만 그들도 시대의 흐름에 휩쓸리는 일개인일 뿐이니까 말이다. 그래도 역사는 그들의 행위를 보고서 득과 실을 말해주고 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바로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있었던 일이다. 그리고 직간접적으로 문화계는 권력에 이용당하고 있다. 책은 제목대로 1980년대에 처절하게 살아간 작가들의 이야기, 글동네의 그리운 풍경들에 대해서 말한다.

사실 작가들의 글들에 대해서만 조금 알 뿐이지, 작가들의 사정이나 환경 등에 대해서는 무지한 편이었다.

권력에 이용당한 문인들의 말로는 편안하지 않다. 문단에서 배척당하고, 다음 정권에서 물갈이를 당하기 마련이다. 그런 사실을 작가들이 실감 나게 보여준다. 사실 작가들은 힘이 없고 이용당할 뿐인데, 그것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힘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문단의 어른들에게는 그만큼의 무게가 있어야 한다. 그들은 고고하게 이상을 펼쳐야 하는데 현실은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의 1980년대는 혼란스러웠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 꽃을 피운 작가들이 많다. 혼란스러웠던만큼 빛난 작가들이 있는 것이겠다. 개천에 연꽃이 피어나는 셈이겠다.

그리고 그 꽃을 피우는 과정에서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기도 했다. 군부가 지배하던 시절에는 두려운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는 했다. 민주화운동을 고문과 폭행 등 강한 힘으로 찍어 눌렀던 군부다. 군부에게 문인들도 많은 고생을 겪어야만 했다. 그리고 저자 역시 그런 고생을 하였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문단의 이야기들을 통해 미처 몰랐던 문인들의 삶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그들이 걸어왔던 험한 길! 그 걸음들이 하나둘씩 모여서 글동네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어렵고 험난한 길이었기에 추억하면 그리움이 더욱 진하게 남아 보인다.

문인들의 발자취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좋은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