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의 도시 가이드
제프 마노 지음, 김주양 옮김 / 열림원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도둑의 도시 가이드

 

도둑의 입장에서 도시를 바라보면 어떨까?

무엇을 훔치는 사람이 바로 도둑이다. 도둑은 건물을 볼 때 어떻게 침입할 까 고민한다. 건축 설계도를 구할 수 있으면 최상이고, 그렇지 않으면 직접 방문을 하여 어떻게 침입할지 고뇌한다. 은행털이를 하기 위해서 몇 번이나 은행을 방문하였다가 꼬리를 잡힌 은행털이범들이 자주 등장하는 건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겠다. 그리고 은행털이를 하기 위해서 단순히 건물로 들어서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인프라를 이용하는 것도 있다. 바로 땅굴을 파고 들어가는 것인데, 도시의 지하공간을 이해해야만 가능하다. 무턱대고 도둑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도둑도 공부를 해야 하는 시대다. 그리고 이런 도둑들을 막기 위해서 경찰이나 사설 방범업체에서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책을 보면서 도시의 건축물들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다. 고속도로, 버스 정류장, 지하철역 등 도시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런데 이런 부분이 도둑들에게는 참으로 소중한 공간이다. 보행자 친화 구역에서 도둑질이 더욱 낮다고 한 연구결과로 볼 때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인 셈이다. 빠져나가기 쉽고 교통 환경이 좋은 곳은 도둑들의 표적공간인 것이다. 그래도 도시의 좋은 환경을 포기할 수는 없다. 설령 도둑이 집을 방문한다고 해도 말이다. 그만큼 도시는 살아가기 좋은 공간이니까.

책은 도둑들의 시점에서 도시를 바라보는 동시에 그걸 막는 자의 시각도 함께 하고 있다.

도둑질만 하는 부분만 보여줬다면 더욱 큰 흥미를 줬을 것도 같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막는 내용도 기대하고 있었다. 창이 있으면 방패가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책은 독자의 흥미와 기대를 모두 충족시키고 있는 셈이다.

나 홀로 집에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내용도 나온다. 빈 집에 사람이 있는 것처럼 꾸미는 시설은 도둑들을 불러오는 향기처럼 작용하기도 한다. 양날의 검인 셈이다. 사실 이 부분은 어떻게 작용할지 결과론으로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방패가 있다고 해도 날카로운 창 앞에서 뚫릴 때가 있다.

도둑들이 건축의 약점과 맹점을 이용한다고 해도 도시는 인류가 발전시켜 온 유산이다.

결국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린 문제인 것이다.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해도 도시 자체의 존립에 반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도둑들 역시 건축의 한 부분이라는 이야기에서는 고개를 끄덕거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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