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잇 업! Jazz It Up! - 남무성의 만화로 보는 재즈의 역사, 출간 15주년 특별 개정증보판
남무성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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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다시 만나다 <Jazz It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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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는 대학 가서 많이 들었다.

96년도에 <Record Forum>이라는 잡지를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다.

재즈+클래식 잡지가 1만원 정도였던 거 같고, 잡지를 사면 시디 두 장이 붙어 있었다.

재즈 음반 하나, 클래식 음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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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아래 아래에 가면 미도파 백화점에 파워스테이션인가(이름도 가물가물)....

백화점 지하 전층이 음반 매장이어서 촌놈 깜딱 놀랐다

창원에서 1만원 제값 다 주고 사는 CD 가격이 30%정도 할인!!

규모도 가격도...역쒸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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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 Forum>에서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은 한국의 척박한 재즈 문화를 이야기하면서,

항상 비교대상이 일본이었다. 일본의 라디오 채널 하나는 재즈만 24시간 방송한다든가, 유명 재즈 뮤지션이 일본까지는 와도 한국은 오지 않는다는 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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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듣는 것을 싫어하는데,

귀에 거슬리지 않는 음악이 클래식과 재즈더라(귀가 개고급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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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은 재수할 때 마산학원 1주일만에 접고 집에서 딩가딩가하면서 프리하게 보낼 때

의창도서관에서 몇 년치 <객석> 읽는 것으로 (재수 공부 안하고) 소일거리 하던 시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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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시절이 몇 년 이어졌고

그 후 재즈는 다른 듣는 것과 마찬가지로 멀어졌다가,

연애빼곤 무엇이든 글로 배웠어요의 모범인 나답게

재즈를 다시 책으로 접할 기회가 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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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남무성 작가가 낸 <Jazz It Up>1,2,3이다.

작가의 다른 책 <Paint It Rock>을 먼저 읽었는지 순서는 정확하지 않지만 하나 보고 너무 좋아

바로 이어서 읽었던 기억은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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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를 바꿔타고 개정증보판이 나왔다. Jazz It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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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남무성 작가는

원래 음악인이고 거의 종합예술인인데 그림 솜씨도 예술(?)이다.

인물의 싱크로율이 높고 읽다보면 킥킥거리는 스무스한 웃음거리는 주는 글솜씨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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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 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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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관심 있으면 이 책 초강추한다.

재즈 관심 없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초초초강추 별 다섯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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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사회 유럽 - 7개국 일상생활 체험, 시민사회 관찰 여행기
정기석 지음 / 피플파워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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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사회유럽. 정기석. 피플파워


<사람 사는 대안마을>, < 마을 시민으로 사는 법>, < 농부의 나라>, <오래된 미래마을>, < 마을을 먹여 살리는 마을기업>. 다섯 권의 책 중 <농부의 나라> 빼고 모두 '마을'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인터넷 서점에서 <농부의 나라>를 살펴보니 다른 책들과 분위기는 별로 다르지 않다. 이 책 <행복사회유럽>을 읽기 전에 저자가 이미 낸 책들을 살펴보았다. '사회적 경제의 힘으로 지속 가능하게 진화하는 마을공동체 모델을 탐구하고 있다'로 맺는 저자 소개(책 '농부의 나라')를 읽으면서 대충 감 잡았다. 우리 과인데 마음만 있는 다수의 우리와 다르게 깊숙이 들어간 분이네...뭐 이런 느낌.


<행복사회유럽>은 저자가 두 번에 걸쳐 둘러본 유럽 사회 연수 기행문이다. 2014년 봄에는 유럽의 농촌 마을 공동체를, 2015년 겨울은 유럽의 도시 지역사회를 다녀왔다. 여행 후 인천공항 입국장에 도착할 때마다 어김없이 화병과 갑갑증이 재발했다고 밝히는데, 아직 이 나라를 한 번도 벗어나 본 적 없음에도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다.


책에서 소개하는 유럽은 영국, 체코,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순으로 7개 나라다. 런던 히드로 공항 도착을 알리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계획대로 되면 여행이 아니지. 이역만리 타국 땅에 도착한 첫날부터, 1년 만에 통풍이 재발했다. 통풍약을 구하기 위해 겪은 에피소드 속에서 영국 의료시스템에 대해 가졌던 편견과 인도계 약사의 딱딱함마저도 한 방에 날려버린다. 그리고 저자는 이렇게 기록했다. "영국이, 런던이, 유럽이 좋아졌다. 친절하고 아름다운 여의사의 조국, 인도는 물론". 저자는 이렇게 솔직하다. 책을 마치는 내내 그런 솔직한 느낌들을 담아내면서 유럽사회의 장점과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대비시킨다. 


서울시와 공원녹지 비율이 크게 차이나지 않은 런던이지만 내용을 살피면 큰 차이가 있다. 서울은 대부분의 공원녹지가 시 외곽에 있어 마음먹고 움직여야 하지만, 런던은 시민의 주거 단지, 생활공간과 인접해있다. 영국 정부가 소유하고 남은 공유지를 시민들이 여가생활을 위해 이용하는 공공토지로 바꾼 결과다. 돈이 되는 땅을 기업에 팔아 건물을 올리지 않은 결과다.  


이탈리아에서 고대 로마시대의 건축을 이야기하면서 2000년 전 나폴리의 콘크리트 방파제가 내구성과 친환경성이 뛰어나다거나, 베니스는 운하로 먹고살고 있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자연스레 우리의 현실을 대비시킨다. 아파트 공사비를 아끼기 위해 쓰레기 시멘트를 사용하고, 운하 건설을 위한 4대강 사업은 우리의 강을 온통 녹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겨울여행은 짐이 많아서 불편하지요"로 시작하는 스위스는 이 책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곳이다. 스위스 취리히에 사는 이웃, 그리고 그녀가 스위스에 살게 된 이야기, 소록도 벽안의 수녀님들과의 인연, 스위스 거대 생활협동조합 미그로와 코프, 레닌과 로자 룩셈부르크, 아인슈타인 같은 사회주의자들과 그들이 머물렀던 취리히 이야기, 프랑스 혁명과 스위스 용병과 '빈사의 사자상' 등등.

god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는 불후의 명곡이다"로 시작하는 체코 이야기는 아쉬움이 남는다. 여느 여행책에서나 볼 수 있는 인문학 기행에 더도 덜도 아닌 저자의 식견과 감상이 전부다. 퀸을 시작해서 카프카, 밀레나, 줄리엣 비노쉬, 밀란쿤데라를 허우적거리다 빠져나온다. 한참을 감상에 빠져있다가 마지막에 필스너와 멀드와인과 콜레노로 한식한식 세계화를 비판하는 것은 다른 글들에 비해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도 읽는 내내 즐거웠다. 서두에 밝혔듯이 우리는 마음만 있고 그렇게 깊이 발 담그지 못하는 부분인데 저자의 설명과 적절한 비유는 읽는 재미를 더한다. 보고 듣고 기억하는 것이 남다른 사람들은 같은 대상을 봐도 생각나고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한 둘이 아니다. 처음에 저자의 개인적 감상이 많아 '이 책의 주제가 뭐지?'라는 의문을 던지기도 했지만 책장을 덮고나니 끝까지 달려오게 한 윤활유였고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가니쉬라 생각한다. 그리고 줄리엣 비노쉬의 영화를 다 찾아봐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저자에게 줄리엣 비노쉬는 창동목공파 그분의 모니카 벨루치 같은 뮤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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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아, 아프지 마라 - 따뜻한 진료실에 번지는 눈물.웃음.위로
김정환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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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아 아프지 마라. 김정환.

 

 

 

201411월부터 지역정치 팟캐스트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소통없이 그 분 페이지를 보면서 지내던 어느 날, 지역 사회에서 조금 설친다는 몇 몇을 링크하여 경남의 정치판 돌아가는 모습을 도저히 못 봐주겠다면서 우리의 목소리를 한 번 내어 보자던 의사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프로필 사진은 난닝구 차링의 롹스피릿이 물씬 풍기는, 뭔가 깐깐할 거 같은 생김이랄까요? 사람들이 모였고 우리는 1년이 넘는 시간을 부침에 흔들리면서, 풍파를 맞아가면서 그럭저럭 잘 해오고 있습니다. 의사같지 않은 의사라 하면 그 쪽 동네 사람들이 싫어할라나요? 참 의사같지 않은 양반입니다. 가끔 올라오는 투쟁성 다분한 글도, 아주 가끔 올라오는 환자와의 교감이야기도 그 사람의 진정성이라 생각되는 그런 사람입니다.

 

 

 

<사람아 아프지 마라> 출간된 지 얼마 안 된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도 의사입니다. "사람아 아프지 마라"라는 제목에 "누가 아프고 싶어서 아픕니까?"라는 대구를 뱉고 싶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자의 페이스북을 둘러보고 나면 "사람아 아프지 마라"는 말을 괜히 책 제목으로 정한 것이 아니구나, 이게 이 분의 진정성이구나 라는 생각에 가슴 따땃해집니다. 책표지는 어떻구요? 우산 하나로 같이 쓰고 걸었다면 더 따뜻했겠지만 그래도 동행하잖습니까?

 

 

 

출판사 대표도 , 책을 쓴 저자도 페이스북 이웃인지라 신간을 만나고도 낯설지 않은 책입니다. 의사 선생님이 낸 책이라 당장 떠오르는 책이 있습니다. 몇 년 전 정말 인기있었던 명사 한 분, '시골의사'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던 박경철이라는 의사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의사이면서 경제전문가로 더 유명했고 글 잘 쓰고 말 잘하기로도 유명했지요. 그 분이 낸 책 중에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두 권의 책이 있습니다. 병원에서 의사가 겪는 정말 다이내믹한 일들을 담담하게 글로 풀어낸 책입니다. <사람아 아프지 마라>를 읽으면서 오버랩 된 책입니다.

 

 

 

이야기마다 감동이 있습니다. 그 감동이 전해질 때마다 저자 김정환이라는 분은 마음의 결이 참 곱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그런데 계속 읽다보니 감동을 전하는 이야기 속에 공식 같은 것이 보입니다.

 

 

 

진료실에서 뭔가 불편한 상황을 목격 ===> 내가 아주 정의롭지는 않지만 나름 착한 사람이잖아. 나의 오지라퍼를 발동시켜? 말아? ===>이렇게 고민하는 사이 앞의 불편함 속에 감추어진 이야기 속 진실이 드러나면서 불편함은 감동으로 바뀌고 ===> 그 이후 저자는 작디 작은 눈으로 눈웃음 쪼개기 또는 먼산 바라보거나 괜히 아내에게 전화해서 딴소리 하기.

 

 

 

뭐 이런 식입니다. 그런데 마음 따듯한 사람이 전하는 이야기는 페이스북에서 인쇄소로, 책이 만들어져 서점에서 내 손에 전달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났으에도 온기가 식지 않습니다.

 

 

 

그냥 따뜻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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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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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1

이틀 전 창원교보에 바로드림해서 찾아온 책이다. skipper로 변신 30분 정도 샤샤샥 훑었다.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두 가지다. 그 두 가지를 제목에 담았다. 대통령과 글쓰기. 두 전직 대통령을 모시고 8년 동안 연설문을 써 온 저자의, 글쓰기와 두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한 발짝 물러났다. 책에 그려지는 두 대통령의 모습은 세간에 알려진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두 분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2

저자는 페이스북 세상에서는 이미 스타다. 한 두 줄 짧은 글에 페친들은 자지러진다. 저자를 보고 있노라면 이종인 대표가 생각난다. 천안함 사고를 설명하면서 필요한 건 돌돌만 신문지 한 장 이었다. 고수는 어렵게 이야기 안 한다. 현학과 수사가 필요한 글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 반대다. 줄이고 또 줄이라고 주문한다. 이 책을 덮을 때까지 지겹게 듣는 이야기다.

 

 

#3

미국이라면 어땠을까? 8년간 두 대통령을 모신 연설비서관이 책을 쓴다고 했다면 일단 100만 달러 계약금을 받고 시작했어야 할 일이다. 아쉽게도 저자는 출판사 [메디치 미디어]의 주간이다. 페북에서 메디치미디어 김현종 대표가 쓴 저자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쉽지(?) 않은 애매한 부하직원이란다. 100만 달러는 못 받았어도 책은 그에 못지 않다. 8년간 국정 대사大事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연설문과 관련해서) 적지 않게 담겨있다.

 

 

 

#4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향수에 젖고 픈 분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이다. '말과 글'이 곧 '인물'이라는데 말과 글로 두 분을 회상하기에 충분하다. 5년을 참담함 속에서 지냈고 그 폐해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다른 1년을 보내고 있는데 별반 다르지 않다. 이 두 인간도 묘하게 비슷한 듯 하면서 다르다. 10년이 지나,,,만약 지난 정부에 이어 이번 정부까지 살아남은 자가 있어 글을 쓴다면 어떤 글이 나올까 생각하면 헛웃음이 나온다.

 

 

#5

노무현 대통령 관련 도서를 스무 권 남짓 읽었을거다. 할아버지 같은 김대중 대통령보다 아버지 같은 노무현 대통령이 더 지척에 있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태어나신 곳도 잠들어 계신 곳도 모두 노무현 대통령이 가깝다. 책에서 만날 때도 더 반가웠다. 그 양반에 대해 그렇게 읽고 보고 생각하면 이제는 달라질 줄 알았다. 최근에 많이 담담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

 

 

 

* 꽃 피는 3월에 창원독서클럽회원들과 이 책을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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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우울 - 우울 권하는 사회, 일상 의미화 전략
에릭 메이젤 지음, 강순이 옮김 / 마음산책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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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이 뭐냐는 질문을 아주 가끔 받는다. 바로 답을 안하고 왜 묻냐고 되묻는다.  내 대답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B형 아니냐고 자신있게 말하는 상대방. 이럴 때는 장단을 맞춰줘야 한다. 아니 어떻게 알았냐고 너무 신기하다고. 그러면 상대방은 딱 보면 보인다고 한다. 개성도 강한 것 같고 고집도 있는 것 같고 평범하지 않은 것이 더도 덜도 말고 'B'형이라는 거다. 내가 너무 신기하다고 흥분을 하면 상대는 더 기세등등하다. 자신이 혈액형과 성격에 대해 공부를 좀 했는데 안 봐도 비디오라는거다. 그 쯤되면 나는 차분하게 이야기한다. 내가 정말 싫어하는 놀이 중에 하나가 혈액형 성격 운운하는거라고. 그리고 안타깝게도 B형이 아니라 A형이라고 사실을 말한다. 제발 쓸데없는데 시간 낭비하지 마시라고.

 

포러효과(Forer effect) 또는 바넘효과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격이나 심리적 특징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여기는 심리적 경향이다. 1948년 포러라는 양반이 대학생들에게 성격을 테스트하는 질문지를 줬다. 그리고 성격을 테스트 한 결과는 대체로 비슷했다. 어떤 상황에 대한 경향을 지수로 평가했는데 5점 만점에 4.26. 이런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질문이 막연하거나(vague) 일반적(general)이기 때문이다. 애매모호한 질문에 다들 대체로 그렇다는 평가를 내리기에 같은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자, 이제 책 이야기로 들어가자. '우울'이라는 이야기만 들어도 우울증에 걸린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던 일이 원하는대로 안 되고, 현실은 갑갑하고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한 며칠 지속된다 싶으면 자가 진단을 한다. 우울증에 걸리는 것은 아닌가 하고. 살아가면서 그런 일들은 비일비재하다. 원치 않는 슬픔, 본인 기준으로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우리는 '우울증'이라는 진단카드를 내민다.

 

 멜 슈워츠는 심리학 전문 잡지 <사이콜로지 투데이> 블로그에 이런 글을 썼다. "인생의 오르막과 내리막이라는 정상적인 경험들이 지금은 기능 이상의 프리즘을 통해 관찰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모든 시련과 고통에는 진단명이 꼬리표처럼 붙고, 우리는 희생자 집단이 되어간다. 막연한 불안감과 인간다움의 병리화에 희생되어가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왜 이런 속단을 내리게 되는가? 그것은 정신건강산업과 의료계가 만들어 놓은 패러다임에 우리가 놀아나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내릴 수 있는 다양한 증상을 정했다. 이러한 증상 중에 몇가지만 해당이 되어도 '우울증환자'가 되는 것이다. 원치않는 슬픔이 닥쳤을 때 이 증상 중 3-4가지 이상 해당되지 않을 수가 있을까?

 

 미국정신의학회는 정신장애를 "개인에게 발생하며 현재의 고통이나 무능력을 동반하거나, 죽음이나 통증, 무능력, 중대한 자유의 상실을 겪을 위험을 심각하게 증가시키는, 임상적으로 중요한 행동적 또는 심리적 증후군이나 양상"으로 정의한다. 이 정의는 겉만 번지르르하다. 정신건강 산업 비평가들은 이처럼 알맹이 없는 기준에는 사실상 불쾌한 것이면 무엇이나 들어맞을 수 있다는 점을 거듭해서 지적해왔다. 

 

저자는 우리가 흔히 우울증이라 부르는 만성적인 슬픔의 지속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충고를 제법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실존의 회복, 또는 자존감의 회복이 필요한 부분들이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상황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한다. 가리거나 과장할 필요없이 불편한 현실을 인정해야한다. 아침마다 그날의 의미 계획을 세우고 순간 순간을 어디에 투자할지 결정해야한다고 말한다. 항우울제가 치료의 중심이 될 수 없으며 의사의 단기적 처방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마음의 감기'라고도 불리는 '우울증'은 흔한 병이다. 주변에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있다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도 필요하다. 치료받으면서 병을 인정하고 위로 받는 것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슬픔이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깨닫고 우리에게 대처할 힘이 있다고 믿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적 처방은 또 다른 원치않는 슬픔이 찾아오면 또 고생하기 마련이다. 이 책의 후반부는 어려운 현실에 실존을 회복하면서 당당히 맞서 싸울 힘을 주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제발 권위에 속지 말고 그들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에 빠지지 말고 항상 의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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