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고래 - 그 발굽에서 지느러미까지, 고래의 진화 800만 년의 드라마 오파비니아 14
J. G. M. 한스 테비슨 지음, 김미선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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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고래를 좋아하는 것 같다. 고래를 직접 본적은 막상 없어도 뭔가 거대한 것이 경외감을 준다. 공룡이 인기가 좋은 것도 아마 크기 때문일 것이다. 공룡이 만약 작았다면 과연 지금처럼 인기가 있었을까? 소설 백경에서도 고래를 다루고 심지어 포경이 중단된 지금에도 고래사냥 노래는 나름 인기다. 과자 고래밥도 여전히 인기 상품이다. 고래 고기를 먹어 본적은 없지만 간혹 포항이나 울산등지에서 적게나마 유통된 고기를 먹어본 사람들은 그 색이 검다고 한다. 물고기 살이 빨갛거나 흰것과는 매우 다르다. 이는 고래가 포유류이기 때문인데 지금은 멸종위기를 겪는 고래는 과거 다윈에게도 많은 골칫거리였다.

 진화론을 창시한 찰스다윈에겐 몇가지 설명하기 어려운 고민거리가 많았다고 한다. 당시엔 과학이 발전하지 못하고 아직 종교의 영향력이 많이 남아 있었다. 때문에 진화론에 학문적 환경이 적대적이기도 했지만 진화론을 설명할 만한 증거가 많지 않다는 것도 문제였다. 다윈을 괴롭힌 예로 유명한 것은 환경적응에 도움이 되지 않아 보이는 수컷 공작의 화려한 날개, 그리고 고래였다.

 특히, 고래는 아리스토텔레스때부터 포유류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어떻게 포유류가 물속으로 다시 돌아갔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무척 난제였다. 물고기에서 육상으로 왔다는 것도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었지만, 그것은 현재에도 수생동물과 육상동물의 중간단계인 양서류같은 것이 현존해 비교적 그럴듯한 반면 그 반대의 경우는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한스는 고래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아 파키스탄 인도 등지를 누빈다. 유독 이 지역에만 고래 조상들의 화석증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걸 보면 아마도 고래는 그 지역에서 기원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프리카는 예전에는 지금보다 컸는데 인간이 기원한 동아프리카 지구대가 갈라지면서 마다가스카르가 떨어져 나오고 인도는 계속 움직여 아시아 대륙에 접근했다. 그 시기는 기후가 매우 온난하였고, 해류가 막히지 않아 전체적으로 바닷물이 따뜻했다. 아시아와 인도사이의 좁은 바다를 테티스해라고 하는데 고래는 아무래도 이 바다에서 생겨난듯하다. 결국 인도가 아시아와 충돌해 아시아의 일부가 되면서 테티스해는 히말라야 산맥이나 고원이 되고 만다. 저자 한스가 헤메는 지역이 여기다.

 고래는 원래 육상동물이므로 가장 가까운 포유류는 발굽의 갯수가 짝수인 우제류다. 가장 가까운 녀석은 하마다. 생긴것도 비슷하고, 물속에서 노는 것도 비슷하다.  저자 한스는 파키스탄과 인도고원을 누비며 화석을 찾아다닌다. 솔직히 화석증거가 지금 같은 첨단시대에 무슨의미인가 싶기도 하지만 분자생물학적 연구를 위해서도 결국 표본이 필요하며 새로운 화석은 물질적 증거로 기능하고 새로운 영감과 고리를 주기에 여전히 의미가 있다. 한스는 그래서 여러 종류의 고래화석을 찾는데 작기도하고 크기도 하며, 워낙 오지이고 인도 파키스탄 정세가 불안해 힘들다. 화석을 기껏 캐내도 미국으로 보낼 돈이 없다. 소중한 연구결과가 몇년을 허비하며 떠돌다 간신히 미국으로 오곤 한다. 이런 어려운 과정을 거친 저자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책에 녹아있다.

 고래는 물속으로 돌아가면서 자신의 뒷다리는 없애고 앞다리는 지느러미로 바꾸었다. 청가기관은 소리를 듣는 것에서 소리를 내뿓어 먹이의 위치를 찾는 반향정위로 바뀐다. 이런 식으로 진화한 고래는 이빨고래다. 먹이를 적극적으로 찾아 사냥한다. 반대로 수염고래가 있다. 이들의 이는 퇴화하여 발생하지만 잇몸위로 나오지 않으며 대신 홈에서 수염이 난다. 이 수염은 거름틀로 크릴 새우같은 작은 걸 먹는다. 건더기가 많은 곳에서 먹는 것이니 사냥이 굳이 필요치 안다.

 고래는 표유류 치곤 특이하게 모든 이의 모양이 동일한 동형치가 나타나며 이가 많은 과잉치이기도 하다. 수염으로 나아가며 생간 변화일수도 있다. 그리고 고래는 다른 포유류가 대개 동일한 이의 수와 척추수, 손가락 뼈수를 갖는 반면 상당히 다른 뼈의 갯수를 갖는다. 고래가 얼마나 힘들게 진화했는지를 보여주는 면면이다.

 전체적으로 매우 재밌는 책이지만 아쉬운 면도 있다. 고래가 물로 나아가게 된 계기인데 한스는 단순히 물로 포식자를 피해 도망다니고 물에서 먹이를 찾다가 그리 된걸로 설명한다. 그걸론 좀 약하다는 생각이다. 남극의 펭귄처럼 대륙이 한랭한 지역으로 이동해서 그렇게 변한 것처럼 고래에게도 극적인 지리적 위기가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한스가 말한 것처럼 고래가 살던 지역은 아시아와 인도가 충돌할 지역이었다. 이것과 관련한 설명이 좀더 그럴듯하지 않았을까 싶다. 고래에 대한 열정을 가진 저자에게 존경을 표하며 다른 이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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