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찾아 산티아고
정효정 지음 / 푸른향기 / 2017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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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들어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에 대한 책만 벌써 3번째 읽어본다. 그런데 다른 책의 제목들은 약간 깊이 있는 느낌을 주는데 이번에 소개할 책은 제목부터가 왠지 여행에세이인데 재미난 느낌을 주는건 왜일까? 아마도 느낌상으로는 분명 이책을 쓴 저자의 감성이 아주 즐겁고 재미나고 유쾌한 사람일거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제목부터가 식상하지 않고 그냥 통통튀는 제목으로 선정할게 아닐까... 그렇게 유쾌한 기분으로 책을 넘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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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은 코스도 다양하지만 그 길이가 무려 800km에 달할만큼 어마어마한 길이를 오로지 자신을 의지해서 걷고 또 걸어야만 하는 길이다. 걷는 사람마다 각자의 이유는 다르겠지만 누군가는 인생을 찾아서 순례길에 오르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자신의 삶의 방향성을 스스로에게 되묻고자 걷기도 한다. 그런데 오늘책의 주인공인 작가님은 제목에 드러나듯이 그냥 남자찾아서 산티아고로 떠났단다. 참 기가막힌 이유이이다. 그렇게 떠난 그의 여행은 진짜 괜찮은 남자를 찾았으려나 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책을 펼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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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걷는걸 그리 좋아하지도 않고 등산자체를 싫어하는 나에게 올해 여러권의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산티아고를 걷는 상상을 해본다. 나는 어떤 마음을 가지고 걷게 될까? 그 긴 여정을 걸으면서 어떤것을 보고 감동하며, 또 어떤 사람들을 만나서 기록을 남기게 될것인가 하는 기대말이다.

이제껏 40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을 살아오면서 정말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살아온날보다 더 길게 남은 나의 인생을 그려볼때 어떻게 살아갈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엄청나게 고민하면서 걸을것 같다. 그런데 분명한 한가지는 나는 걷느라 치셔서 이책의 작가님처럼 세세한 정보와 그날그날의 추억들을 이렇게 자세하게 기록하지는 못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읽는 내내 정말 자신이 보고 느끼고 즐겼던 그 감정들을 사진과 글로 표현해 내는 작가님의 감성이 참으로 놀랍고 부러운 시간이었다.

p,32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숫자가 앞으로 전진하는것 외에는 경우의 수가 없다.

그렇다.. 이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24시간의 시간이란 동일한 환경에서 우리는 모두 시간이 지나면서 앞으로 전진해나갈것이다. 그동안 내가 어릴적부터 성장해오면서 무수히 많은 문제앞에서 그것을 해결하며 전진해나온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불확실한 미래라할지라도 자신감있게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p.68

그리고 이 오래된 서사는 오늘날 길을 걷는 순례자에게 녹아들어 새로운 이야기로 쓰여진다. 빠르고 편한 차를 놔두고 굳이 고집스럽게 이 길을 걷는 평범한 사람들이 쓰는 서사시다.

진짜로 한번더 내가 그 순례길을 걷는 상상을 해본다. 어릴적 온가족이 함께 아버지가 운전하는 봉고차를 타고 휴가를 가던 때가 생각났다. 비록 식구도 많고 짐도 많아서 가는길 내내 불편하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자동차라라는 편리한 교통수단으로 인해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은것만으로 감사하던 시절이 생각났다. 그리고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면 전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여행하며 즐길수 있는 정보의 세상인데.. 굳이 그러한 편리함을 뒤로하고 오로지 걷고 또 걸어야만 목적지에 도달하는 순례자의 길은 정말 걷는 이로하여금 평범함을 거부하고 스스로가 선택한 그 고난의 길에서 정말 자신을 한없이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p.244

행복이라는 말에 강박을 느낄필요없어. 행복을 찾다가 인생끝날일 있어? 그냥 가슴속에서 순간순간 느껴지는 깊은 기쁨에 집중해..

어느순간 내게는 그날그날의 상황에 따라 감정이 변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최근에 겪고 있는 어려운 문제앞에서 아이들이 재밌게 이야기하는것도, 아내가 이야기하는것도 모두 그냥 나의 감정상태에 따라서 무시하거나 흘려버리는 경우가 자꾸 생겨났다. 왜그럴까 분명이 이유는 한가지인데.. 내가 내려놓지 못하는 그것... 오로지 그것때문인데 말이다 한없이 축쳐지는 나의 모습을 스스로 점검하면서도 답답한 마음이다. 그것의 출발점은 결국 행복을 위한것이었는데 어느순간 욕심이 커졌고 그것이 또 다른문제의 시작점이 되어버린 지금 어렵다. 작가님의 이야기처럼 행복만 찾다가는 정말 되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널것같다. 더 늦기전에 내가 순간순간 느껴지는 그 상황에 감사하며 살아가야겠다.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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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책을 끝까지 읽어보니 작가님이 그토록 바라던 멋진 남자는 찾지 못한듯 하다. 그렇지만 혼자서 배낭여행을 길게 하다보니 스스로에게 로맨스는 생겨났었던 상황이었다. 그 먼 타국에서 그렇게 긴 800km를 걷고 또 걸어봤지만 그냥 돌아온 이야기로 끝이 나버리는 상황이 어찌보면 당연한 결말이라고 생각도 들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단순한 생각으로 무모한 도전을 끝마친 작가님의 열정과 실천력이 나를 정말 감동시켜주는 책이었다.

그렇게 인생을 살아가면서 삶의 문제가 부딪힐때면 어쩌면 단순하고 간단하게 생각하며 지나쳐버린다면 더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끝으로 이책에는 작가가 무모한 도전을 했지만 그만큼 누군가가 보고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도전을 해도 참고가 될만한 좋은 정보들이 가득 들어있으니 만약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좋은 지침서가 될것이다.

그리고 한번쯤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해서 도전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렇게 간접적으로라도 책을 읽으면서 그곳을 거니는 상상을 펼쳐보는것은 어떨까...

아마 매우 고되고 힘든길이지만 즐거운 추억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해당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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