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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라이어 - 전 세계 글로벌 리더 150명을 20년간 탐구한 연구 보고서 ㅣ 멀티플라이어
리즈 와이즈먼 외 지음, 최정인 옮김, 고영건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피터드러커는 미래의 성패와 관련해 이렇게 썼다.
"20세기에 경영이 기여한 공헌 중 가장 중요하고 진정으로 독특한 것은 제조업에서 육체노동자의 생산성이 50배 증가한 것이다. 21세기에 경영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공헌은 이와 유사하게 지식노동과 지식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20세기 회사의 가장 가치있는 자산은 생산시설이었다. 21세기 조직의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은 기업이든 기업이 아니든 지식노동자와 그들의 생산성이 될 것이다."
그렇다. 이 책 "멀티플라이어"는 화려한 수식어로 포장해놓은 포장지를 벗기면,
"어떻게 지식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일 것인가?"일 것이다.
참고로 책을 읽으면서 자꾸만 행동리더십의 아버지 "존맥스웰"이 자꾸만 생각났다.
리더를 키우는 리더. 행동하는 리더십..등의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존맥스웰의 포장을 걷어낸 본심과 멀티플라이어의 본심이 자꾸만 겹쳐졌다. 하지만 진부하다거나 실망하기보다, 멀티플라이어와 디미니셔로 나누어 설명하는 리더십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연구 사례들이 매력적으로 읽혔다.
이런류의 별 영양가없는 리더십책이 어디 한두권이었던가. 이 책 역시 그런류의 책 중 한 권 아니야 ..라는 나의 불신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나는 디미니셔는 아닌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고민하며 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었다.
"나는 디미니셔인가?"
이 책 멀티플라이어를 이해하려면 먼저 두 개의 단어에 대한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바로 "멀티플라이어"와 "디미니셔"
멀티플라이어 : 천재를 만드는 사람으로 다른 사람들의 잠재력을 끌어낸다. 조직 안에 집단지성을 만들고 이 지성이 전파한다.
디미니셔 : 자기자신의 지성에 몰두하고 다른 사람들을 억누르며 조직의 중요한 지성과 능력을 고갈한다.
즉, 멀티플라이어와 디미니셔의 차이는 자신의 부하의 능력을 120% 끌어내는냐? or 자신의 능력이하로 일을 하도록 기를 죽이느냐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한 고민은 바로 "나는 디미니셔는 아닌가?"였다.
디미니셔에 대해 조금 자세히 살펴보면,
p56
<디미니셔는 엘리트주의와 희소성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한다 ... '다른 사람들은 나 없이는 결코 일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
인정하긴 싫지만 나 역시 일부 디미니셔의 기질을 가지고 있었음이 분명했다. 내가 없으면 일이 안돼라는 마음은 즉, 나는 열심히 일하고 있어라는 자기 만족에 그치는 것이었던 것이다.
그건 그냥 자기 혼자 열심히 하는 사람일뿐 리더가 아니었던 것이다. 작게는 자신의 팀원이 더욱 열심히 할 수 있게 해주고, 크게는 자신의 회사 직원들이 신명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자질. 그것이 멀티플라이어인 것이다.
책에서는 멀티플라이어와 디미니셔에 대한 이해를 돕기위해 "재능자석 vs 제국건설자" "해방자 vs 독재자" "도전자 vs 전지전능자" "토론주최자 vs 결정자" "투자자 vs 간섭자" 등 상반되는 개념으로 이해를 돕고 있으나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할텐데 조금은 사족이지 않나 하는 아쉬움도 살짝 남는다.
멀티플라이어가 리더십에 대한, 그리고 지식노동자의 생산성 증가를 위한 21세기형 포드이론이라 부르고 싶겠지만 완전하게 찬성하지 못하는 점도 몇몇 남아있긴하다.
우선은 멀티플라이어에서는 근로의욕이 강한 부하직원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데 그 맹점이 있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사람들의 동기를 자극하고 더욱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고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은 너무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환경이 갖춰진다고 해서 구성원 모두가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완벽하지 않고 오히려 그러한 환경에서 자신의 능력을 120%발휘하며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는 그냥 그러한 환경에서 자신이 원하고 유리한 것만 취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여러 경영이론들이 흔히 저지르는 "조직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가 현실은 일치하지 않지만 일치할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함으로써 가지는 근본적인 오류를 멀티플라이어 또한 벗어나거나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큰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 이 책을 읽으며 "내가 혹시 디미니셔는 아닌가?"라는 스스로에 대한 물음은 자기성찰에 대한 소중한 기회였으며, 과거 교과서가 되어버려 이제는 무디게 느껴지는 존맥스웰의 리더십을 새로운 시각으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점에 이 책 멀티플라이어의 의의가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