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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문제가 불거지면 애국자들이 많이 생긴다.그런데 어떻게 보면 똑같은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해결방안이라며 내놓은 것도 재탕삼탕이다.특히 신한일 어업협정을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나라당 측에서 들고 나온 것도 2005년과 똑같다.그때는 무슨 일이 있었나?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 조례를 선포하면서 불붙은 2005년 독도논쟁.하자만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여야,보혁의 목소리는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당시 열린 우리당은 친일 진상규명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분위기를 잡았는데 한나라등은 김대중 정부 때 발효한 신 한일 어업협정을 문제 삼았다.중간수역에 독도가 끼어 있으니 잘못된 협정이라는 것.이 문제는 독도 전문가로 알려진 신용하 씨까지 문제제기를 했고 그는 독도에 군대가 주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분위기 파악 못한 열린우리당의 일부 의원까지 여기에 가세했다.여기에 대한 반박은...

이태식 당시 외교통상부 차관-신 한일 어업협정은 영토문제와 무관하다.한일 간 바다는 면적이 좁아서 양쪽에서 동,서로 200해리를 그으면 중간 수역이 생기는데 거기에 독도가 들어갔다.이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어로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일본은 오키 섬을 기점으로 하고 우리는 울릉도를 기점으로 했다.독도를 기점으로 그어야 한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국제법상 독도는 섬이 아니고 암초이기 때문이다.한편 해양수산부는 만약 신 한일 어업협정이 파기되면 그동안 조업해왔던 우리 어민들의 손해가 어마어마하다고 밝혔다.

신어업협정에 따라 그어진 우리나라 배타적 경제 수역에서 일본어선이 올리는 어획고보다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우리나라 어선이 올리는 어획고가 더 많았다.그래서 일본 시마네 현의 어업관계자들이 이 협정의 폐기를 일본 정부에 요구했다고 한다.그럼 우리나라 어업종사자들은?

그때 수산업 협동 조합 및 11개 어업관련 단체가 한일 어업협정 폐기 반대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2008년.여전히 한나라당은 신 한일 어업협정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리고 여전히 신용하 씨도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3년 전 일을 이렇게 까먹을 수도 있는가? 또 어업 종사자들이 협정 폐기 반대 성명내고 그래야 하나? 똑같은 연극대본 가지고 연기하는 배우도 아니고 이게 무슨 짓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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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 무렵부터 인문사회과학 전문 출판사들이 서서히 없어지기 시작했다.그러면서 고물상이나 헌 책방으로 쏟아져나오기 시작하던 그 수많은 이른바 이념서적들.덕분에 광주에서는 1000원에서 2000원이면 살 수 있었던 그 책들.주머니 사정 안 좋은 이들에겐 반가울 수도 있었지만 꽤 알려진 명저들도 그런 싸구려 신세를 못면한 데다가 이 많은 출판사에서 일하던 이들은 그 뒤로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노파심까지....그 중에는 불과 몇년만 있다가 사라진 출판사도 많았다.

전진이라는 출판사가 있었다.정통!에 대한 굳은 신념을 자랑하는 이 출판사는 동구나 일본,미국의 맑시즘 책들은 믿을 것이 못되고 러시아 및 소련 저작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뭉쳐 있었다.소련 쪽에서 나온 책들! 물론 영어로 된 책을 번역했으니 중역이겠지만 스탈린 선집도 내고 레닌 전집까지 기획하여 내고 있었다. 결국 미완성.그리고 또 하나의 거창한 기획은 소련 과학 아카데미판 세계노동운동사였다.하지만 이 출판사 등록 년도가 1988년.너무 늦게 이 분야에 뛰어든 건 아니었는지.이듬해 동독이 없어지고 1991년에는 그들이 그토록 정통이라고 믿었던 소련까지 해체된다.

1998년.소련이 무너진지도 한참되고 엘친은 무능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있던 시절.광주 시내 어느 점포가 정리한 뒤 인문사회과학 재고품을 값싸게 팔고 있었다.전진에서 나온 레닌전집이 있고 세계 노동운동사가 있고 스탈린 선집이 있었다.모두 두툼했다.한권에 무조건 1000원.주섬주섬 맘에 드는 책을 고르던 중 제일 좋았던 책이 엥겔스 전기였다.우리나라엔 마르크스 전기도 있고 캠코프의 마르크스 엥겔스 공동전기도 있었지만 엥겔스 전기는 없던 것이 늘 유감이었다.서방진영에 널리 알려진 구스타프 메이어가 쓴 것인가 봤더니 그건 아니다.소련 마르크스 레닌주의 연구소에서 나온 것.그래도 여기에서 나온 책이면 믿을 만하겠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상 하 합쳐 7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

왜 사람들은 엥겔스를 소홀히 할까.평소 늘 궁금했다.2인자의 설움? 그래서 나는 그에게 더 마음이 갔다.그리고 마르크스의 대중화에 그 누구보다도 앞장서지 않았나.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마르크스주의를 배우려던 이들은 모두 엥겔스의 <사회주의,공상에서 과학으로>로 시작했다.나 역시 이 책을 틈틈이 읽었다.경제사와 사상사,특히 종교사까지 깔끔하게 정리가 되니 얼마나 좋던가.안티듀링의 대중판이었는데 안티듀링이 너무 벅차니 이런 요약판이 나와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그런 엥겔스의 생애를 이토록 자세히 다룬 책이니 내용의 풍부함은 물론이고 특히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1848년 혁명에 관해서도 자세했다.합스부르크 제국 내의 민족운동까지.헝가리,발칸 등...

그런데 이 책의 번역년도는 1991년 1월이다.그 해에 소련이 무너졌는데 이 책을 쓰던 맑스연구가들은 밥이나 먹고 다니는지 염려도 되었고 번역자들도 지금은 뭐하는지 궁금했다.이 책 뒤엔 과학적 사회주의에 대한 무한한 확신을 가진 이들의 원고를 기다린다고 광고도 해놓았다.소련해체 후엔 이 출판사가 얼마나 더 버텼을까.1990년대 중반부터 광주시내 헌책방에 부쩍 인문사회과학 서적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으니 1990년대 초에 거의 다 문을 닫지 않았을까.텁수룩한 수염이 난 엥겔스 사진이 있는 앞표지를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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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8-07-20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도 보여주시면 좋았겠네요.^^ '전진'이 그러니까 '프로그레스'를 옮겨놓은 거겠군요. 대학도서관에서 찾아보니 정운영 선생이 기증한 책이네요...

노이에자이트 2008-07-20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소련의 프로그레스 출판사를 연상해서...전진!레닌의 책<일보 전진 이보 후퇴>를 연상해서일 수도 있구요.오...돌아가신 분이 생전에 기증을 하셨군요.정 선생이 다독가로 유명하다고 했죠?
예전에 제가 레닌의 책이 일보 전진 이보 후퇴라고 했더니 이보 전진 일보 후퇴라고 바득바득 우긴 사나이가 있어서 읽어봤냐고 했더니 안 읽어봤지만 일보 전진 이보 후퇴는 이상하지 않느냐고 계속 우기는데 어휴...

파란여우 2008-07-20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 이름이 심오합니다. 전진!
우긴 그 사나이도 안녕하실까 쓸데없는 생각을 한 번 해 봤습니다.
노이에자이트님 서재를 즐찾해 놓았으니 글 읽는 즐거움을 종종 주실것이라 당부합니다.
(압박?)ㅎㅎ

노이에자이트 2008-07-21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그 사나이 성격은 괜찮았어요.좋은 사람 만나서 애기 낳고 강아지도 키우면서 잘 살고 있습니다.그런데 격일제로 쓰려고 했는데 벌써 오늘 건너 뛰네요.글 읽는 즐거움이라니 음...어깨가 무겁군요.

전진을 그리워하며 2010-01-06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참 독특한 표지의 출판사였지요. 파란색인가 빨간색의 두톤으로 이루어진 조금은 섬찟한 표지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도 대학당시 레닌전집과 전진에서 나온 팜플렛을 보았지요. 그 때가 생각이 나네요. 지금은 어디에서도 구할 수가 없다는 ....

노이에자이트 2010-01-06 15:50   좋아요 0 | URL
하하하...섬찟한 느낌이었던가요?

아무래도 지금은 구하기가 힘들겠죠...헌책방 저 구석에 박혀있을지도...
 

제헌절을 맞이하고 광복절을 앞두면서 건국 60주년 기념 사업회 공동위원장 이인호 카이스트 초빙교수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2008년 시대정신(뉴라이트가 펴내는 계간지)여름호 건국60주년 기념 좌담회에도 나오더니  최근엔 건국이 아니라 정부수립60주년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는 "자기나라가 있다는 것을 감사해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그것을 헐뜯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강한 발언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 교수는 올해 봄 나온< 대안 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포럼 씀 (기파랑 2008)에서 감수를 맡았다.이 대안 교과서가 나오기 이전에 교과서 포럼은 현행 역사 교과서의 편향성을 비판한다면서 이미 책을 내놓은 적이 있다.먼저 <한국 현대사의 허구와 진실,고등학교 근현대사 교과서를 비판한다 >교과서 포럼 편 (두레시대 2005)가 나왔다.두레시대는 김진홍 목사 계열이다.이듬해엔<빼앗긴 우리역사 되찾기,교과서 포럼이 해부한 '왜곡의 진상'>(기파랑 )을 펴냈다.여기 추천사를 이인호 씨가 썼다. 뉴라이트 색채를 분명히 해가고 있다.이인호 씨의 이런 모습을 설명해줄 수 있는 실마리가 없을까.

2002년 역사비평 가을호에 이인호 씨의 학문역정이 나와 있다.친일파 문제에 대해선 이렇게 이야기했다.

친일파 문제도 어떤 동기에서 일제에 타협했느냐, 타협의 댓가로 그래도 교육을 계속하는 것이 민족의 앞날을 위해 더 낫다고 본 경우도 있었는가 하면, 대의를 생각할 것도 없이 개인의 영달을 위해 민족을 배반한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것은 구분해야 한다.

사상의 자유 문제에 대해서는

1970년대 국내엔 사상탄압이 심했다...우리 지식인이나 급진적인 일부 세력도 러시아 지식인들과 비슷한 연유로 잘못된 길로 가고 있었다.소련체제가 붕괴되었기에 그 과정이 중단되었지,만약 거꾸로 소련체제가 10년 더 오래 갔다면 우리도 큰 오류를 범했을 것.

혁명에 대해서는

혁명은 비극이다.결국은 내전으로 간다.누가 승자가 되든 엄청난 유혈극 속에서 공동체 전체가 참상을 겪게 된다는 점에서 전쟁과 같다고 본다.

급진적인 운동에선 제일 싫은 것은 자기와 다른 의견은 듣지 않으려고 하는 태도이다.

이 교수의 하버드 시절 은사인 리차드 파이프스 교수도 보수적 러시아사로 유명한데 그의 <소유와 자유>도 역시 뉴라이트 계열인 자유기업원에서 얼마전 번역본이 나왔다.사상의  자유,남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를 중시하는 이 교수는 정말 뉴라이트가 그런 조건을 충족시켜 준다고 여겨서 그 운동에 공감하고 있는지....지금도 그녀의 책을 틈틈이 읽는 나로서는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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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8-07-18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한정숙 교수와의 대담이었지요? 보수주의 러시아사학의 태두 정도로 자리매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론 반소련, 반공산주의적 입장에서 러시아사를 보는 것이고, 한국사에 대한 이해도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07-18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요즘 같은 모습으로 변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죠.그런데 러시아 문학과는 학부과정에서 러시아사 비중이 어느 정도인가요?

회색불꽃 2009-12-10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얼마전 한국언론인가요? 거기 1면에 좌파 정권에 대한 반대를 이야기하는 이인호 씨의 글을 보았습니다. 여권신장이 많았던 노무현대통령의 참여정부 시절 최초의 여성 대사였던 분이였는데... 뭔가 안타깝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12-10 16:00   좋아요 0 | URL
학문적으로도 매우 업적이 많은 분이셨죠.하지만 특히 작년 건국 60주년 쟁점에서 지나치게 편향적인 주장을 많이 해서 더 안타깝습니다.말년에 좀더 차분히 러시아 근현대사에 대한 묵직한 연구업적을 이루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냉전시대의 미국외교와 비교해보면 드골의 실용외교는 더욱 빛난다.미국은 베트남에서 손을 떼고중국을 인정한 뒤 동남아를 일종의 중립지역화하라고 했다.공산권이라고 해서 단일 대오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러시아 민족,중국민족,베트남민족이 있을 뿐이라는 드골의 소신은 지금 보면 지극히 상식적이지만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발상이었다.반면 미국의 존슨 행정부는 베트남 전쟁을 세계 공산주의에 대한 성전으로 간주하고 드골의 조언을 물리쳤다.이때 드골은 어리석음과의 싸움이 제일 골치아프다고 했다던가.

미국의 그늘에서 탈피하려 했던 드골의 자주외교도 주목할 만하다.2차대전 후 미국은 마샬계획을 통해 유럽경제를 기사회생시키고 나토를 통해 안보까지 맡아주는 나라였지만 언젠가 나토에서 독립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드골.1958년 정계복귀한 그는 2년이 못되어 원폭실험을 단행한 뒤 이렇게 선언했다."나는 프랑스의 안보를 한 외국인 장군이 좌우하는 사태를 단호히 거부한다.우리는 미국의 노예가 되고 싶지 않다." 당시 나토 사령부가 프랑스에 있었다.1962년 알제리 독립문제를 마무리한 그는 1963년 독-불 조약으로 미국일변도 탈피를 분명히 했고 이어 중국을 승인하고 베트남에서 미군은 나가라고 요구했다.1966년 마침내 나토에서 탈퇴를 감행한 드골은 나토본부를 프랑스에서 내쫓았다.

이런 자주전통은 드골의 정적이던 미테랑 정부 시절에도 이어진다.1986년 4월 미국의 레이건은 리비아를 폭격하려고 영국기지에서 미국 폭격기를 출동시켰을 때 미테랑은 프랑스 영공 통과를 불허했다.결국 미군 폭격기는 이베리아 반도를 돌아 지중해로 가야했다.

드골은 군인시절 그의 최고 계급인 준장을 대통령이 된 뒤에도 그대로 유지했고 프랑스인들이 자기를 드골 장군이라고 불러주기를 원했다.프랑스인들 역시 드골 대통령보다는 드골장군이라고 불러주었다.정변으로 권력을 잡은 군인출신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자기 마음대로 별을 다는 것이 관행처럼 되어버린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광경이다.

우리나라의 드골 연구의 선구자는 송건호 씨.그는 30대인 1964년,< 드골 프랑스의 영광>  탐구신서 를 냈다.그 뒤 신태양사에서 드골 사망까지를 증보해서 냈다.송건호 씨는 계속 우리나라의 자주에도 관심을 갖고 일제시대사 및 한국현대사를 연구하여 책을 내더니 마침내1979년 일제시대사인 <한국현대사론> 한국신학 연구소 을 낸다.그  동안의 일제시대사와는 달리 일제에 협력했던 이들의 명단이 많이 나온 책이었는데 임종국 씨의 책과 더불어 그 방면의 귀중한 참고도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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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8-07-16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분량도 고려해서 쓰신 건가요?^^

노이에자이트 2008-07-16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글씨에 익숙해서...독서일기 따로 쓰고 여기에 올릴 글 따로 쓴 뒤 자판 두드리기 시작합니다.손목이 별로 안 좋아지는 것 같아요.이상하게 바로 모니터 보면 글이 안 써지네요.나이도 젊은데 버릇이 그렇게 들어서 그런가 봐요.

로쟈 2008-07-16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딱 신문의 칼럼 분량이어서요.^^

노이에자이트 2008-07-16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제 독서일기에 이 정도 분량의 글을 많이 썼죠.헤헤헤...그래서 쓰다보면 저절로 그렇게 되네요.
 

  프랑스는 진보사상의 천국이요,본고장이라고만 알고 있는 이들이 상당히 많다.하지만 수많은 이념과 사상의 실험장이었던 이 나라엔 끈질긴 보수전통사상이 있다.그 뿌리는 프랑스 혁명 이후의 왕당파이며 가톨릭 교권주의가 든든히 받쳐주고 있었다.1차대전 이후엔 프랑스 특유의 파시즘으로 이어지고 심지어 드골시대와 현재까지도 제국주의와 결합된 배타적 국수주의의 뿌리는 상상외로 강하다.

최근엔 우리나라에도 프랑스의 2차대전 이후 과거사 청산작업이 그다지 평가할 만한 것이 없다는 주장을 하는 책들이 서서히 나오고 있는 중이다.프랑스의 극우사상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책을 골라보았다.

1.폴 부르제<백주의 악마>손우성 김용훈 공역 정음사 -

반 드레퓌스 파벌의 소설가이며,전형적인 프랑스 보수주의자인 부르제는 카톨릭 교권주의를 옹호하고 진보사상에 철저히 반대하는 분명한 목적을 갖고 이 소설을 썼다.그는 성적으로도 엄한 도덕성을 강조했는데 이 소설에도 지식인 남녀의 불륜을 다루지만 결국 그 불륜으로 인한 고통을 깨닫고 올바른 신앙의 힘으로 잘못을 뉘우친다는 이야기다.두 성직자를 등장시키는데 보수적인 성직자는 모범적인 생활을 하지만 진보적인 성직자는 질이 안좋고 말썽을 피운다는 설정을 하고 있다.특히 불온한 사상에 빠지는 젊은이를 등장시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려고 한다.진부한 도덕을 설교하는 것 같지만 이 소설의 구성은 탄탄하며 읽는 재미가 뛰어나다.지금은 잊혀진 작가지만 한때는 심리 묘사의 최고라는 찬사까지 들은 부르제다.1914년 작이므로 작가가 드레퓌스 사건을 거치면서 느낀 심정도 드러나 있다.

2.드리외 라 로셀<우리들의 일그러진 청춘>정명환 이평우 공역 중앙일보사

스페인 내전이 나오는 작품은 대체로 공화파가 주인공인 경우가 많다.헤밍웨이,말로,오웰의 겨우가 그렇다.드리외 라 로셀은 파시스트이며 비시정권을 지지했다.그런 그의 이념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 소설은 주인공 질이 1차대전이 끝나고 퇴폐해진 유럽의 민주주의에 실망하고 파시즘에 투신한 뒤 스페인 내전에 프랑코 파 군인으로 자원하여 전투에 참가하는 이야기다.1차 대전 후 수많은 젊은이들이 왜 파시즘에 빠졌는지 당시의 사회분위기와 지적인 흐름까지도 알아볼 수 있다.이 작가는 파리가 레지스탕스에게 해방되자 자살했다.

3.프레드릭 포사이트<재칼의 날>김상일 역 하서출판사

유명한 추리 첩보물이다.이 분야는 잘만 읽으면 풍부한 국제정치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거꾸로 어느 정도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읽는 재미를 더 느낄 수 있기도 하다.이 소설은 드골 암살사건을 다룬다.물론 드골은 암살로 죽지 않았다.하지만 드골을 암살하려는 극우 폭력단이 있었음은 사실이다.이름하여 OAS. 드골이 대통령 되는 데 일등공신이었던 식민지 전쟁참전 군인들이 만든 단체.이들은 드골이 알제리 독립을 허용하려하자 분노하여 드골 암살 계획을 세운다.설마 드골이 그럴 리가 없다고 여겨 밀어주었던 마음이 실망에서 분노로 바뀐 것이다.이들을 소탕하는 프랑스 정보기관원들은 물불 안 가리고 폭행,암살로 역시 맞선다.OAS는 영국에서온 자칼이라는 킬러를 고용해 드골 암살 작전에 나선다...

1번과 2번 책은 모두 절판되었다.3번은 요즘은 동서추리문고로 나왔다.프랑스를 혁명의 나라라고만 알고 있는 이들에겐 시각교정용으로도 꼭 필요한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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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8-07-14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제 쓰시는군요!^^

노이에자이트 2008-07-14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금방 오셨네요.초보자 티가 줄줄 흐르죠?

쟈니 2008-09-12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리외 라 로셀<우리들의 일그러진 청춘> 이책을 도서관에서 찾아봐야겠군요. 저는 사람들이 왜 파시즘과 나치즘에 빠졌는지 늘 궁금하고 공부해보고 싶거든요. 좋은 책 감사!

노이에자이트 2008-09-12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주에서는 도서관에서도 사라진 작품입니다.굉장히 두툼합니다.중앙일보사에서 이 무렵 좋은 문학작품을 많이 냈죠.가톨릭 서점에 가시면 스페인 내란 당시 가톨릭 성직자를 그린 전기물들이 있는데 당연히 공화파를 비난하는 시각입니다.이런 책도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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