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에는 사람들이 평화를 바랍니다.그러나 정작 평화가 오면 전쟁을 그리워하고 미화합니다.독재정치가 기승을 부릴 땐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바랍니다.그러나 정작 민주주의가 오면 독재정치를 그리워하고 미화합니다.가난했던 옛날엔 사람들이 풍요를 바랍니다.그러나 어느 정도 먹고 살만해지면 그래도 그 시절이 순수했다며 가난을 그리워하고 미화합니다.

 

  괴로움도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됩니다.그리고 추억은 다 아름답다고 합니다.하지만 우리의 기억은 요사스럽습니다.정확하지 못하고 주관적인 해석으로 휘어집니다.추억이 아름답다고 옛날을 다시 현실로  끌어낸다면 역시 추하겠지요.아름답다는 추억 속의 첫사랑도 시간이 지나 현실에 나타난다면 늙고 배 나온 사람이죠.하물며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전쟁 독재 가난은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전쟁 독재 가난은 그저 과거의 추억 속으로만 묻어둡시다.첫사랑  애인에 대한 추억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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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3-10-28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리학적으로 그런게 있다고 예전에 배운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과거를 추억할 때에는 나쁜점 보다는 좋은점을 위주로 기억하게 된다구요. 미국애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good old days"는 5-60년대를 말하지요. 순수하고 단순했던 그 시절이 사실은 무지하고 성에 억압적이며, 유색인종차별이 사회 전반의 norm이던, 아니 그 밖에도 수 많은 사회문제들은 쏙 빼놓고 말이죠. Gold Age Fallacy라는 말로 이런 경향이 총칭된다고 나오네요.

노이에자이트 2013-10-28 16:38   좋아요 0 | URL
요즘 또 보수적인 미국인들은 레이건 시대 재조명 운운 하더군요.실제로 그 당시 미국은 굉장히 부패한 시대였죠.이런 여론몰이를 주도하는 지식인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아! 옛날이여! 하는 정서가 어느 정도 선을 넘으면 요상한 현상을 만들어 내니 곤란합니다.
 

     "의학 드라마는 의사들이 연애하고...기업 드라마는 재벌과 여직원이 연애하고...경찰 드라마도 연애 이야기...".우리나라 드라마가 전문직종을 다루는 방식을 두고 풍자하는 이야기입니다.요즘은 좋아졌다고 해도 아직도 이런 경향이 남아 있지요.그래서 <하얀 거탑>이 독보적일 수밖에 없습니다.병원에서 의사들이 연애하는 이야기를 뛰어넘어 훨씬 박진감 있는 병원 내의 파벌 싸움, 의료인의 윤리 문제를 깊이 파헤쳤으니까요. 원작자인 야마사키 도요코 여사의 실력이 대단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하얀 거탑>의 작가로 유명하지만 장년 및 노년 세대에게 야마사키 씨는 <불모지대>로 이미 70년대부터 친숙한 작가입니다.일본의 종합상사가 어떻게 경제를 일으켰는지 보여주는 이 대하소설은 특히 이병철 씨가 생전에 삼성 사원들에게 읽으라고 독려해서 유명해졌지요.<불모지대>의 모델이 그 유명한 이토추 상사의 세지마 류조 씨인데, 이 세지마 씨와 이병철 씨가 친구이기도 했습니다.박정희 전 대통령과도 친분이 있었지요.

 

   야마사키 씨의 대하소설 3부작 하면 이외에 금융계를 그린 <화려한 일족>이 있습니다.이 모든 소설들은 자신이 소재로 삼은 전문직종을 철저히 조사한 바탕 위에 집필을 하기 때문에 자료적인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마치 발자크 소설이 프랑스 왕정복고 시기를, 에밀 졸라의 소설이 제3공화정을 충실히 재현한 것처럼 야마사키 씨의 소설은 20세기 일본의 세밀화라고 할 만합니다.게다가 대중 소설적인 재미까지 갖추었으니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도 당연합니다.

 

   흔히 여성작가들의 소설은 섬세하지만 스케일이 작다고 하는데 야마사키 씨는 그런 통념이 통하지 않습니다.모두 선 굵은 소재를 솜씨있고 웅장하게 버무립니다.그래서 <불모지대>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번역된 70년대 후반 이 소설을 읽은 독자들 중에서는 남성작가가 쓴 것 아니냐 하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야마사키 씨는 여든을 넘겨서도 미일 안보조약과 오키나와 문제를 소재로 한 <운명의 인간>이란 소설을 완성해 노익장을 과시했습니다.과연 이 여인의 작가적 역량은 어디까지일까 하고 감탄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마지막 소설이었군요.혹시 아직 국내 미번역된 소설을 그 뒤에 또 집필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비단 작가가 아닌 사람도 야마사키 씨가 소설을 집필하기 전 엄청난 공부를 하며 사전조사하는 철저한 직업정신은 본받을 만합니다.어떤 직업이든지 성실하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니까요.뒤늦게 그녀의 별세 소식을 듣고 <불모지대>에 푹 빠졌던 경험을 다시 회고해 봅니다.

 

 ***야마사키 도요코 씨는 9월 30일 별세. 향년 8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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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3-10-20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년 88세셨군요. 아버지 책장에 꽂힌 불모지대부터 참 흥미진진하게 읽은 책들 뿐이네요.

노이에자이트 2013-10-20 14:10   좋아요 0 | URL
예.지금 40대의 부모세대들부터 많이 읽혔지요.

뷰리풀말미잘 2013-10-28 10:52   좋아요 0 | URL
깜놀.. 노자님이 향년 88세라는 줄 알고..

노이에자이트 2013-10-28 16:34   좋아요 0 | URL
윽...88세!

페크pek0501 2013-10-20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군요...
저는 같은 여자로서 여성 작가에게 관심이 가서 찾아 읽게 되더군요.
그래서 이번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앨리스 먼로의 단편소설을 구입할 생각이에요.
여성만이 지닌 역량을 감상하는 건 흥미롭고 기분 좋은 일이거든요.
님이 말씀하신 분의 작품도 관심이 가는군요.
좋은 정보에 감사드립니다. ^^

(잘 지내시죠? )

노이에자이트 2013-10-20 14:13   좋아요 0 | URL
앨리스 먼로는 이번의 수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작가죠.

저야 잘 지냅니다.힘도 더 세지고요.

transient-guest 2013-10-22 0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얀 거탑의 원작자였군요. 이분의 작품들이 궁금해집니다. 특히 하얀 거탑 보다도 불모지대는 정말 궁금하네요. 대형조직에서의 경험이 전무해서 그런지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3-10-23 18:02   좋아요 0 | URL
불모지대 초반부에는 태평양 전쟁 말기 일본군 묘사가 자세합니다.여자는 군대나 전쟁 묘사에 약하다는 중론을 깨버리는 작가죠.
 

   돈은 거짓말을 안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돈을 두고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거죠.돈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일 뿐이라고...그래서 사람보다 돈이 더 고마운 짓을 할 때도 많고요.이런 말을 계속하다가는 위악과 냉소가 취미인 고약한 인간이 되기도 쉬우니 절제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어떤 여자들은 말합니다."세상에서 제일 못된 남자는 착하기만 한 남자다! 돈은 못 벌면서!". 그외 "경차 타는 남자보다 더 못된 남자는 차 없는 남자...아내에게 시골 가서 농사 짓자는 남자" 등등이 있다네요.

 

   은퇴를 앞 둔 아는 선배님이 시골 가서 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아내에게 했다가 엄청나게 혼났다는 말을 듣고 몇 자 끄적여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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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3-10-14 0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브에서 어느 배우는 남편이 시골가서 살자길래 백화점도 옆에 지어줘했다던데요.

저는 집이 시골이라 가끔 내려가면 또 도시생활에 익숙해져서 무척 불편해요. 더럽고 번거로운걸 다 남이 해주고 안보이는데다 치워두는 게 편해서요 ㅎ

그래도 돈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제일 쉬운 문제다라고 어른들이 하시던데, 그 제일 쉬운것도 해결 못하면 더 크게 좌절이 되는 듯해요...

노이에자이트 2013-10-14 15:30   좋아요 0 | URL
대체로 귀농은 남편이 제안하고 아내가 거부하는 것이 보통이더군요.

도시생활은 마약같은 매력이 있어요.시골출신들도 도시생활에 익숙해지면 다시 시골 생활하기가 힘들죠.

돈으로 해결하면 되는데 문제는 돈이 없다는 거죠.

카스피 2013-10-14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돈없으면 무지 불편한것이 현대인의 삶이죠ㅡ.ㅡ

노이에자이트 2013-10-15 16:02   좋아요 0 | URL
옛날에도 마찬가지였죠.

transient-guest 2013-10-14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시골생활은 특히 여성에게는 많이 불편한 것 같습니다. 일도 더 많아지고, 단독주택에 살면 안전성에 대한 부담도 그렇고, 도시하고는 문화가 많이 다르겠지요? 귀농은 일종의 환상 같습니다. 머리가 복잡한 시기의 직장인은 어디론가 한적한 곳에서 살고 싶어할 때가 있잖아요. 물론 덜 먹고 덜 쓸 생각을 하면 귀농하여 사는 것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는 글을 보기는 합니다만,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요?

노이에자이트 2013-10-15 16:08   좋아요 0 | URL
새벽에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가끔 듣는데, 귀농해서 사는 부부가 한 번 나왔어요.여자가 먼저 시골 가서 살자고 했다니까 진행자가 "매우 드문 사례"라고 말하더군요.

울며 겨자 먹기로 내려온 아내가 시골살이 내내 툴툴거리면 남편도 괴롭겠죠...

귀농의 목표도 제대로 정해야 성공한다고 하더군요.
 

   테크노 스릴러라는 장르의 대표자 톰 클랜시 (1947~2013)가 10월 1일 타계했습니다.아직 한참 일할 나이인데 일찍 세상을 떴군요.장르물, 특히 군사물 애호가들은 누구나 그이 작품들을 탐독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미국 만만세 정신이 아무리 노골적으로 드러나더라도 워낙 이야기 솜씨가 뛰어나니까요.정치적 성향이 아무리 나와 맞아떨어져도 작가로서의 능력이 부족하여 재미없는 이야기만 써대는 작가를 좋아할 독자가 누가 있습니까...미국 대통령 중에서 가장 우익 색채가 강한 레이건 씨가 클랜시 팬이라고 했지요.그런 것을 감안하더라도 그의 소설은 우선 재밌습니다.물론 그의 작품들도 완성도 면에서 이건 좀 이상하군 하는 평을 받는 것도 있지요.

 

  비교 독서! 장르 소설도 비교해서 읽어보아야 합니다.고상하고 수준 높은 독자들은 "톰 클랜시 같은 작가를 연구하고 말고 할 게 있나?" 하고 코웃음 칠지도 모르겠습니다.하지만 다른 작가들과 비교 연구하면 의외로 얻을 바가 많습니다.나름대로 분류해서 소개해 보겠습니니다.

 

  1.미국과 일본이 벌이는 전쟁

 

   톰 클랜시 <적과 동지 >: 이 작품에서 클랜시는 단순히 군사물만 잘 쓰는 작가가 아니라 통상문제 등 경제문제에도 해박한 지식을 갖추었음을 과시합니다.일본이 경제적으로 치고 올라올 때 미국에서 일본을 경계하는 정서가 있었지요.이런 분위기를 그냥 놓칠 리 없는 미국 작가들이 제 2의 태평양 전쟁을 소재로 작품을 쓰기 시작합니다.

  <비교 대상>---클라이브 커슬러,<드래곤>:대단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해양작가입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큰 인기를 모으지 못한 작가.그래서 이 작품도 절판.

                        마이클 크라이튼 <떠오르는 태양>:<주라기 공원>으로 유명한 바로 그 작가도 반일정신 충만한 이런 작품을 썼음...이것도 절판.

 

  2.IRA를 그린 작품들

 

  톰 클랜시 <패트리어트 게임>. 톰 클랜시의 기질상 당연히 IRA는 때려부숴야 할 테러집단입니다.영화보다 소설에서는 그런 소신이 더 적나라합니다.

  <비교 대상>___존 클리어리 <교황의 인질금>: IRA 요원들이 자금 마련을 위해 인질을 납치한다는 이야기인데, 톰 클랜시와는 조금 다르지만 IRA를 다소 허술한 존재로 묘사하고 있음.

                        잭 히긴스<독수리는 날개치며 내리다>:처칠을 납치하러 영국에 파견된 독일 특수부대의 모험이 줄거리의 뼈대.영국에 대항하기 위해 독일군에 협조하는 IRA 출신 명사수가 나온다.팩션 스릴러의 걸작.

 

  3.소련 및 러시아 관련 작품들

 

   톰 클랜시 <붉은 10월호>. 반공반소 성향이 강하게 드러난 작품으로 클랜시의 출세작.혹자는 이 작품을 클랜시 최고 걸작으로 추천하기도 함.

   <비교 대상>___ 마틴 크루즈 스미스 <고리키 파크><북극성> 등...특이하게도 스미스는 소련 형사를 주인공으로 삼아 이야기를 전개한다.클랜시와 비슷하게 냉전시대 말기를 배경을 하는데, 클랜시에 비해 소련 및 사회주의 체제에 대해 더 냉정한 자세를 유지한다.소련에 대한 정확한 묘사라는 면에서는 클랜시보다 한 수 위라는 평을 받는다.우리나라에서는 모두 절판되었다.스릴러 분야의 고전적 걸작들인데...

 

  4.아랍테러리스트를 그린 작품들

 

   톰 클랜시 <공포의 총합>(<베카의 전사들>과 동일한 작품): 혹자는 <붉은 10월호>와 함께 클랜시 최고걸작으로 뽑기도 함.이스라엘과 시리아가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이스라엘 핵폭탄을 실은 폭격기가 베카 계곡에 추락하여 테러리스트들의 수중에 들어간다는 설정...

   <비교 대상>___프레드릭 포사이트 <아프칸>. 이 작품은 9,11 이후가 배경. 스파이 및 국제정치 스릴러 전문인 포사이트의 건재를 과시한 작품.영국 작가인 포사이트는 소설 속에서 미국을 어떻게 묘사하는지 꼼꼼이 살펴보는 것도 재미다.

 

*** 톰 클랜시 작품도 상당수 절판된 상태...특히 걸작인 <붉은 10월호>가 절판된 것은 안타까움 그 자체임. 그리고 마틴 크루즈 스미스 작품들이 절판인 것도 참으로 유감스러움.언젠가 모두 구입해서 비교 연구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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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3-10-04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는 이 양반 소설 구하는게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하드커버판도 페이퍼백 만큼이나 헌책방에도 많이 보이구요. 9-11이전의 작품들은 구성도 치밀하고 재미있었는데,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되면서 소설도 상당히 정치적으로 심화되더라구요. 그래도 말씀처럼 일단 재미있다는건 분명합니다. 권당 5-600페이지는 쉽게 넘어가는데도 쉽고 빠르게 읽히더군요.

노이에자이트 2013-10-04 16:15   좋아요 0 | URL
영어권이나 일어권에서는 스릴러물 스테디셀러가 많은데 한국에서는 번역본이 절판되는 경우가 많습니다.톰 클랜시 것도 마찬가지죠.

톰 클랜시가 21세기 들어서는 게임산업에 신경쓰면서 소설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죠.

재밌는 책을 쓰니까 미국제일주의를 내세워도 잘 팔리죠.

transient-guest 2013-10-05 02:27   좋아요 0 | URL
레인보우 식스나 로그스피어가 생각나네요.ㅎㅎ

노이에자이트 2013-10-05 12:13   좋아요 0 | URL
게임폐인 중에는 클랜시가 소설가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있죠.

카스피 2013-10-04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톰 클린시 작품은 예전에 많이 읽었는데 박스에 넣어두고 거의 잊고 지냈는데 잘 있나 다시 확인해 봐야 겠네요.그나저나 돌아가셨다니 참 안타깝네요ㅜ.ㅜ

노이에자이트 2013-10-05 12:14   좋아요 0 | URL
예전 작품들은 절판된 것이 많죠.재밌는 작품은 오래 있다 다시 읽어도 재밌더라고요.한 번 도전해 보세요.

한참 일할 나이에 그리 되었으니 안타깝죠.

후애(厚愛) 2013-10-12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을 볼만한 책들이 많네요.^^

노이에자이트 2013-10-13 01:05   좋아요 0 | URL
예. 모두 이 분야에서 손꼽히는 책들입니다.
 

  올 여름은 언제까지 매미가 울까? 하고 여름 내내 기록했는데...9월 24일까지 우는군요.9월 중순까지만 해도 20일 정도면 안 울겠지 했는데, 꽤 오래까지 울었습니다.특히 올해 호남지방은  낮최고 기온이 추석 연휴 기간에도 30도를 넘길 정도로 늦더위가 심했습니다.그래서 매미들도 땅에 들어가는 것을 늦추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와 반대로 개구리 울음은 일찍 사라졌습니다.보통 땐 9월 중순까지 우는 소리가 나는데 올해는 여름 내내 개구리 소리가 잘 안 들렸습니다.6월 경 시작하다가 흐지부지 사라졌습니다.강원도에 사는 동생이 추석 때 와서 말하기를 강원도도 개구리 소리가 많이 안 들렸다네요.비가 안 와서인가...특히 이곳 호남지방은 8월에 중부지방에 비가 많이 왔을 때에도 거의 보슬비 수준이었거든요.

 

  추석  지나고 나서 은행알들이 꽤 많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은행나무잎은 아직 푸릇푸릇한데도 은행알은 먼저 떨어집니다.행인들이 밟아서 터진 은행알들, 그리고 그 특유의 냄새.하지만 역시 사람 똥만큼 고약한 냄새를 풍기진 않습니다.은행알 냄새를 처음 맡는 외국인도 아니니 다 적응되었죠.가을이면 으례 나는 냄새 아닌가 하는 정도.하지만 유독 이런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도 있지요.어떤 도시의 아파트에서는 냄새난다는 민원이 많이 들어와 은행나무 대학살 작업을 벌였다고도 합니다만...

 

  은행나무는 동북아시아 특산이죠.한국 일본 중국 일부지역에서만 자랍니다.그래서 은행나무를 처음 본 외국인들이 세 번 놀란다고 합니다.늦가을 아름다운 낙엽에 한 번 놀라고, 은행알 특유의 냄새에 놀라고, 그렇게 냄새나는 은행알이 들어간 약밥을 먹으면서 맛있어서 놀라고...그러고 보니 은행알을 주으러 다니는 사람들도 생기기 시작하는군요.

 

  이제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게 되면 공원 벤치에 앉아서 책 읽는 소녀가 등장하면 좋겠습니다.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중 고등학교에서 학생들 잡아두는 시간이 많아서야 공원에서 책 읽는 여고생은 부모에게 "야! 쓸 데 없는 책 읽지 말고 영어단어나 외워라!" 하고 한소리 들을 것 같습니다.내 희망 사항으로는 공원이나 아파트 쉼터에 소녀시대 윤아, 이연희, 고아라 같이 생긴 여고생이 <독일인의 사랑>같은 아담한 책을 가져와서 읽었으면 좋겠습니다.너무 두꺼운 책도 잘 안 어울리니까요.그러다가 잠깐 책을 덮은 소녀가 은행잎을 주워 책깔피 속에 끼워넣는 모습도 보여주면 금상첨화겠습니다만...

 

***어쩌다 글을 써놓고 보니 이수만 아저씨 회사 미녀들만 나왔군요.고향 후배들인 수지 구하라 박신혜도 낙엽쌓인 공원에서 책 읽는 모습이 어울릴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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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3-09-29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네요! 매미울음소리가 그쳤네요. ^^ 개구리는 여름 내내 우렁차게 울던데요, 여기는 울산이구요, 울산은 올 여름 비가 너무 안내려서 더 더웠거든요. 그래서 저는 '비도 안 오는데 개구리는 왜 저렇게 줄기차게 운단말이냐!' 하면서 툴툴거렸더랬어요. 그리고 은행! 하하하. 외국인들이 은행 보고 세번 놀란다는 이야기가 참 재미있어요^^ 잘 읽고 갑니다.

노이에자이트 2013-09-29 22:34   좋아요 0 | URL
울산에 관한 정보 아주 유용합니다.감사합니다.

은행을 처음 본 외국인들이 많아서 써 본 글이에요.

재미있게 읽었다니 저도 기분 좋네요.

숲노래 2013-09-29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구리 울음소리 사라진 까닭은
비가 안 오느라 멸구나 병충해 많이 생겨 농약을 많이 뿌린 탓이에요.
농약 때문에 개구리가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답니다.

저희 집 개구리들은 아직 멀쩡하고 쌩쌩해요 ^^;;
얘네들은 11월까지도 노래를 들려줄 듯합니다.
저희 집 매미는 아직 잘 살았구요 ^^;;;

마을에서 저희 집만 농약과 제초제를 안 쓰니
온 마을 개구리와 매미와 풀벌레... 여기에 모기까지 ^^;;
다 저희 집으로 찾아들어요.
(저희 집은 전남 고흥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3-09-29 22:36   좋아요 0 | URL
우리 동네는 농약 뿌릴 일은 거의 없어요.도시의 야산지대거든요.작년까지 개구리가 잘 울었는데 올해는 거의 안 울어서 궁금했어요.

가을이라 나비와 잠자리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고흥군 도화면으로 알고 있습니다만...맞죠?

후애(厚愛) 2013-10-01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쯤에 팔공산 갔었는데 공기가 참 좋았어요.
논이 많았는데 거기서 개구리 울음소리를 듣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한 밤의 개구리 합창단~ ㅋㅋ

노이에자이트 2013-10-02 14:02   좋아요 0 | URL
팔공산 좋죠.대구에선 비슬산도 많이 가더군요.

여기는 논이 없어도 개구리가 많아요.학교에 있는 물통에 알을 낳아 올챙이들이 자라죠.그런데 올해는 번식이 잘 안 되었나봐요.

transient-guest 2013-10-02 0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하라나 박신혜는 좀 모르지만, 수지는 확실히 어울릴 것 같습니다. ㅎㅎㅎ

노이에자이트 2013-10-02 14:03   좋아요 0 | URL
가냘프기로는 구하라나 박신혜가 더 나을 것 같기도 하고...우리 수지는 덩치가 좀 있거든요...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