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는 언제나 사랑
니콜라 바로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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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무미건조하게 느껴질 때, 현실을 외면하고 싶거나 달콤한 상상을 하고 싶을 때, 또 무엇이 있을까? 후덥지근한 더위에 지치고 사는 것이 버거운 요즘,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 있다. 몸과 마음의 치유가 시급하다. 이럴 때에는 로맨틱 판타지 소설을 읽으며 책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도 달콤한 치유가 된다. 더 이상 방치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할 무렵,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표지부터 설레는 사랑이 펼쳐질 것 같은 기대감을 주는 책이다. '파리'라는 단어와 '사랑'이 더해진 로맨틱 판타지 소설《파리는 언제나 사랑》을 읽으며 기분 좋은 상상속에 빠져들어본다.

 

 

이 소설은 니콜라 바로가 썼다. 독일을 넘어 유럽 전역을 매혹시키고 있는 감각적인 로맨스 소설의 대가이다. 수백만 부 책이 팔리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를 굳혔다고 한다. 이 책《파리는 언제나 사랑》은 파리에 있는 그림처럼 예쁜 선물가게 여주인과 미국 변호사가 의문의 원고를 둘러싸고 벌이는 너무나 귀엽고 희망적이며 사랑스러운 이야기로, 독일 슈피겔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품이다.

 

로잘리는 파리의 선물 가게 '루나루나'의 주인이자 화가 지망생이다. 소원 카드가 있는 로잘리의 선물가게가 바로 '루나루나'. 28년 동안 한결같이 좋아한 파랑, 잿빛 파리 하늘에서 아주 조금의 푸른색이라도 찾으려고 하늘을 쳐다보는 장면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파란색은 로잘리를 매료시켰고, 로잘리는 경탄하면서 파란색의 다양성을 발견했다. 그런데 그녀에게 나타난 파란 호랑이가 그녀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파란색의 시각적인 효과와 로잘리라는 등장인물에 대한 호기심으로 초반부터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진다.

 

시작은 다소 평범한 로맨틱 판타지 소설이라고 생각되지만, 어느 순간 훅~하고, 마법의 판타지 세계로 빠져들어가게 된다. 비밀스런 동화《파란 호랑이》가 이 소설을 더욱 신비롭게 한다. 책 한 권으로 시작된 사랑,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읽어나가게 되는 소설이다.

끝없이 매혹적이다.

니콜라 바로는 명랑하고 반짝이는 히로인을 그려냈다.

프랑스를 좋아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멋진 시간을 보내고픈 모든 사람에게 완벽한 선물이 될 것이다.
_라이브러리 저널

 

이성의 도시 뉴욕에서 여행을 온 변호사 남자와 감성의 도시 파리에서 살고 있는 그림작가 여자의 운명적인 로맨스를 담은 소설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부담없이 읽어나가다가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푹 빠져드는 소설이다. 휴식 시간에 편안하게 읽기에 손색 없는 소설이다.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듯이 상상속으로 빠져드는 시간이다. 파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더 설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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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아니지만 살 만한 - 북아일랜드 캠프힐에서 보낸 아날로그 라이프 365일
송은정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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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다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 '이곳에서 살아보면 어떨까?'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드는 모든 곳에서 살아볼 수는 없고, 머무는 시간이 짧고 기회가 적기 때문에 더욱 그립고 아득해진다는 생각도 든다. 이 세상의 모든 곳을 다 가볼 수 없어서 안타깝지만 책을 읽으며 한 걸음씩 가까워지는 느낌도 받고 궁금증을 해소하기도 한다. 그래서 여행 책자를 통해 다른 나라의 풍광과 다른 사람의 감상을 함께 엿보며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좋다. 이 책에는 언젠가는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인 '북아일랜드'의 캠프힐에서 보낸 시간을 담고 있다.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궁금해 이 책을 읽어나가는 속도가 빨라진다.  

 

 

이 책의 저자는 송은정. 서울의 낡은 골목에서 여행책방 일단멈춤을 운영했고, 지금은 매일 안방 옆 '집업실' 책상으로 출퇴근하며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짓고 있다. 무엇이 되었든 글 언저리에서 오랫동안 살아가고 싶다.

한국을 벗어나 산다는 건 단순히 물리적 이동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특히나 그곳이 발달장애인들과 생활하는 시골의 작은 공동체라면 더더욱 그렇다. 캠프힐에서 나는 지금껏 으레 믿고 따른 방식과 가치관을 잠시 뒤로 밀어둔 채, 나를 둘러싼 모든 '다른' 것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어야 했다. 장애, 성별, 인종, 국적, 언어, 문화, 사고방식, 하다못해 날씨와 식습관에 이르기까지 일상 전체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5쪽_프롤로그 中)

 

캠프힐을 처음 알게 된 건 어느 온라인 커뮤니티의 호주관련 게시판이었다고 한다. 영국 곳곳에 장애인과 함께 일하며 무료로 숙식을 제공받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단체의 이름은 캠프힐, 캠프힐은 루돌프 슈타이너의 철학을 기반으로 1940년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된 장애인 공동체이다. 저자는 그 중 북아일랜드에 위치한 몬그랜지 커뮤니티에서 승낙 메일을 받았고, 그곳에서 보낸 365일을 이 책에 담아냈다.

 

 

"여긴 파라다이스는 아니야. 하지만 살기에는 꽤 괜찮은 곳이지." (30쪽)

고단했던 서울살이를 위로해줄 지상낙원이길 기대했지만, 어떤 곳에 살든지 다 비슷비슷한 것은 아닐까. 이 책을 보며 약간 어설프기는 해도 다른 곳에서 적응하며 살아나가는 모습에서 내 안의 또다른 나를 바라본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던 캠프힐에 관해서 하나씩 알게 된다. 직접 그곳에 가보지 않아도 머릿속에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사진과 글을 통해 서술해나가서 한껏 가깝게 느껴진다. 특히 그곳에서의 생활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먼저 그곳에 다녀온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당연히 귀기울이게 되지 않을까.

 

 

수요일 아침의 노랫소리, 카푸치노, 기도하는 시간, 탐스러운 사과나무, 크리스틴의 헬로우, 창문 너머로 비친 달, 안나의 바짓단 소리, 한낮의 티타임, 조의 벤조 연주, 지긋지긋한 빵, 어슴푸레한 새벽 공기, 니콜의 엉터리 댄스, 크리스마스 편지, 따뜻한 해영의 부엌, 그리고 우리가 나눴던 모든 눈 맞춤들. 방금 전까지 선명하게 빛나던 순간들이 과거를 향해 뒷걸음질쳤다. (295쪽)

어딘가 새로운 곳을 향해 가서 적응하고 정착하다가 다시 그곳을 떠나 되돌아온다는 것,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간접 경험해본다. 좀더 긴 여행, 그것도 캠프힐이라는 생소한 곳에 대해 경험담을 풀어주는 책이다. 우리 인생이 자신만의 파라다이스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면, 저자는 한 걸음 다가가는 경험을 하고 돌아온 것은 아닐까. 천천히 음미하며 삶을 누리는 저자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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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하게 쓸모있는 경제학 강의 -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지금 여기 시민을 위한 경제학
유효상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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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금은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이다. 하지만 여전히 낯설고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던 중에 이 책《알뜰하게 쓸모있는 경제학 강의》가 눈에 띄었다. 시민의 눈높이에서 진짜 필요한 경제지식을 담은 이 책을 읽으며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알아보고 넓고 얕은 경제 이론에서 실물경제 흐름까지 큰 틀에서 살펴보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저자는 유효상. 경제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밑거름이며 그 중심에 인간이 있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현실과 이론의 접목을 꾀하는 경제학자이다. 현재 차의과학대학교 경영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국내 최초로 앙트레프레너십 MBA 과정을 개설해 경제 경영계의 시선을 끌었으며, '베스트 티칭 교수'로 여러 번 선정되는 등 실물과 이론에 두루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 연구와 성공한 앙트레프레너 발굴을 통한 기업가 정신의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를 맞아 나 자신이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대처해나가야 할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에게 쓸모 있는 지식이 필요한 이유겠지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새로운 경제 흐름의 핵심만 간추려 쉽게 전달하는 이 책이 우리 모두가 새로운 미래의 주역이 되는 데 조그만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8쪽)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미래는 준비된 자의 것'을 시작으로, 1부 '위대한 혁신을 여는 4차 산업혁명', 2부 '경제학, 인간과 기계의 세계를 해석하라', 3부 '혁명을 이끄는 뉴 플레이어의 등장', 4부 '4차 산업혁명과 일의 미래'로 이어지고 에필로그 '소유의 시대에서 공유의 시대로'로 마무리된다. 4차 산업혁명이란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을 맞는 대한민국의 현실, 경제학에 인간의 심리를 더하다, 시대의 바람을 타고 변화를 주도하라, 누구에게나 공평한 혁신의 시대가 온다, 비관과 낙관이 공존하는 미래의 노동시장, 4차 산업혁명시대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가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 하지만 생소하다고? 이 책을 읽다보면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익숙해져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미 친숙해진 것들을 시작으로 쉽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어서 시선을 고정하고 읽어나가게 된다.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부터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는 자세 등 이 책을 보며 함께 고민하고 미래를 설계하게 된다.

 

저자가 제시한 '새로운 경제 질서에 대처하는 시민의 자세' 10가지는 하나씩 진지하게 살펴보게 된다. 지식의 저주에서 벗어나자, 과거의 패러다임을 버려라, 익숙한 것과 결별하라, 인간의 심리로 경제를 읽어라, 인간의 직관으로 정의를 판단하라, 혁신의 주역 '유니콘'을 주목하라, 시대의 바람을 타고 변화를 주도하라, 창의적 모방을 두려워하지 마라, 유일무이한 '온리 원'이 되라, 정보지능 인간형 시티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라 등 시민 스스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중심을 잡고 변화의 파도를 일으킬지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알아야 할 지식을 알차게 담아낸 책이다. '알뜰하게 쓸모있는 경제학 강의'라는 제목과 잘 부합하는 느낌이다. 경제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고 해도,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굵직굵직한 지식을 제대로 전달해준다. 최대한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글을 풀어내고 있으니, 누구나 쉽게 읽으며 미래를 대비할 준비를 하게 될 것이다. 쉽고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서 접근성이 뛰어나며, 일반인이 읽기에도 좋은 경제서이기에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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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의 원가 - 세계 No.1 이익을 창출하는 비밀!
호리키리 도시오 지음,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옮김, 구자옥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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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을 추구하는 방법 중 하나는 원가 절감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도요타를 최강으로 만든 '원가 기획'의 전모를 밝힌다고 한다. 도요타는 '이익은 설계 단계에서 모두 결정된다'라는 말처럼 초기의 원가 기획 단계에서 원가와 이익이 정해진다고 여긴다는데, 수많은 경제경영서 중 이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것은 바로 원가 절감의 비밀을 이 책에서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다. 이 책《도요타의 원가》를 읽으며 원가 절감으로 최고의 이익을 내는 도요타의 혁신을 엿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호리키리 도시오. 2002년 설립한 도요타 엔지니어링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후 현재 회장으로 있으며, 일본 내의 제조업을 비롯해 러시아, 중국, 한국의 제조업 외 할리데이비슨 사나 보잉 사 등의 미국 제조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2008년 설립한 주식회사 도요타 매니지먼트 연구소의 대표이사이고, 후지쓰 주식회사나 한국 기업 포스코 등에 TPS에 의한 경영, 관리를 지도하고있다.

이 책에서는 원가 기획 회의에 수없이 참석한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능한 한 많은 독자에게 도요타 원가에 대한 사고방식을 알린다. 나아가 도요타의 '원가 기획 방법', '원가 절감 시스템' 그리고 상품별 원가'를 추구함으로써, 세계 최고의 이익을 창출해 온 도요타의 원가 비책을 상세히 설명한다. (15쪽)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머리말 '도요타 이익의 원천은 원가 절감에 있다'를 시작으로, 1장 '도요타가 생각하는 '일'의 개념', 2장 '원가 절감 방식', 3장 '설계, 개발 조직 구성 방법', 4장 '원가 기획', 5장 '낭비 제거', 6장 '오베야 방식의 효과'로 이어지며, 맺음말 '이익은 생산하기 전에 모두 결정되어 있다'로 마무리된다. 왜 원가 절감을 중시하는가, 원가 절감은 어떻게 추진하는 것이 좋은가, 원가의 종류는 어떤 것이 있을까, 어떻게 협력업체의 원가까지 추정할 수 있는가, 부가가치에 중점을 둔 도요타의 강점, 총원가를 어떻게 할당하는가, 낭비 제거를 위해서는 어떤 관점이 필요한가, 오베야 방식을 도입하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등의 내용을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원가 절감에 대해 막연하게만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저자의 논리에 공감하며 수긍하게 된다. 얇은 책이라고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핵심 지식이 집약되어 있다는 느낌으로 읽어나가게 된다. 진짜 원가 절감을 목표로 한다면, 양산 개시 전 단계에서 개선해야만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대부분 회사에서는 이 단계에서 원가 대부분이 결정된다는 점을 의식하지 못한다는 점에 집중해야 한다. '최초 설계 단계부터 양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도요타식 원가 절감법'을 담아낸 이 책을 보며, 원가 절감에 대해 짚어볼 수 있다. 근본적인 것을 놓치지 않고 직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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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기억은 어디로 갔을까 - 알츠하이머병 엄마와 함께한 딸의 기록
낸시 에이버리 데포 지음, 이현주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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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보면 죄다 아픈 사람들 투성이다. 세상에 이렇게 아픈 사람들이 많았는지, 입원환자와 외래환자들이 줄을 지어 병원에 모여있다. 환자도 보호자도 하얗게 질려 당황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기도 하고, 병원 생활을 자연스레 즐기고 있는 듯이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어쨌든 수많은 질병 중 누구든지 자신만은 걸리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질병이 치매일 것이다. 하지만 누구든 걸릴 수 있고, 혹은 치매 환자의 보호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읽고 알츠하이머병에 대해 심도 있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했다. '알츠하이머병 엄마와 함께 한 딸의 기록'을 담은 이 책《엄마의 기억은 어디로 갔을까》를 읽으며 이들의 실화를 담담히 바라본다.
 
이 책의 저자는 낸시 에이버리 데포. 뉴욕에서 교육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에서 낸시 에이버리 데포는 부모님에게 바치는 시와 산문으로 엄마의 알츠하이머병과 함께했던 여정을 표현하고 있다. 힘든 상황을 솔직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글로 표현하면서 치유의 힘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그 누구도 원치 않지만 알츠하이머병이라는 여정을 떠나야만 하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고 마칠 수 있었던 작업이다.
이 책은 어떤 파괴적인 병을 헤쳐 나가는 하나의 여정을 다룬 책이지만, 나는 이 책이 내 부모님의 특별한 사랑과 서로에 대한 헌신, 부모님에 대한 나의 사랑을 다루기를 희망한다. (26쪽)
 
서문을 시작으로 어떤 여정, 불확실성, 뜻밖의 사실과 약간의 위안, 비밀, 사람을 못 알아보는 실수, 징후와 증상들, 엄마와 닮은 나, 내 머릿속에 폭풍우가 분다, 절망적인 선언서, 천국의 빙산, 삶의 파편이 담긴 여행 가방, 엄마는 어떤 옷을 골랐을까, <노트북>이라는 영화 봤어요?, 하지 말아야 할 말, 나와 엄마를 위한 용서, 기억 수집, 엄마의 유산, 그림자 등의 글을 볼 수 있다.
 
읽으면서 고통스러워서 속이 문드러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 내가 왜 지금 굳이 이 책을 읽겠다고 집어들었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너무 마음이 아프고 고통스러웠으니 말이다. 하지만 바꾸어 생각해보면 누구나, 언젠가 한 번은 읽으며, 이런 질병이 가족에게 생기지 않는 것이 제일 좋은 일이지만, 혹시나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을지도 모를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언제나 나보다 훨씬 강하고 든든하게만 생각했던 부모님이 아플 수도 있다는 것을 건강하실 때에는 모른다. 아프고 나서야 비로소 1실감하게 된다. 그것도 한참이나 지나서.
이 끔찍한 사건에서 가장 끔찍했던 점은 부모님에게 나의 도움과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었는데도 내 감정만 생각하다 내가 받은 상처와 배신의 감정이 분노로 똘똘 뭉치도록 내버려두었다는 것이다. 엄마가 격분하여 보여준 망상증이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인 증상임을 지금은 알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나는 엄마가 그저 잔인하고 사람을 조종하는 데 능하다고만 생각했다. (110쪽)
저자는 갈수록 망상증이 심해지는 엄마를 바로바로 용서하고 더 많이 달래주지 못했다는 점을 후회한다고 한다. 아버지를 더 적극적으로 재촉해서 엄마를 의사에게 데려가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게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쉬워한다. 자식으로서 후회와 그에 따른 고통은 어쩔 수 없이 남는 상처인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속절없이 치매 증상에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처럼 괴로운 일도 없다. 게다가 사회의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에 더욱 몸서리를 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병에 대한 무지와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알츠하이머병이라는 삶의 여정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함께 걸어나갈 수 있다. 고령사회에서 날로 늘어나는 치매 환자를 막을 방법은 아직 없지만, 치매를 안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들에게 지혜와 용기를 준다.
_이재홍 (대한치매학회 이사장, 서울 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특히 딸로서 느끼는 죄책감에 많이 공감하며 괴로웠다. 질병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 특히 알츠하이머라는 질병은 온 가족을 힘들게 하는 질병이기에 그 고통이 전해져서 마음이 아프다. 게다가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니, 안타깝지만 지켜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엄마의 기억은 어디로 갔을까' 제목만으로도 아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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