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의 경제생태계 - 생성-성장-소멸-재생성 순환 체계 단절로 침하되고 있는
NEAR재단 엮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시간이 조금 더 흐르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기대에도, 경제는 암담하기만 하다. 여전히 장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말한다. 최근 들어 경제 정책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장기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현재의 한국 경제 상황이 경제 구조의 문제, 그리고 이를 뛰어넘는 생태계 순환 구조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 문제라는 인식이 태동하기 시작했다고 말이다. '경제생태계'라는 생소한 단어도 눈길을 끌고, 어떤 내용을 담고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져 이 책《한국의 경제생태계》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NEAR재단. 동북아시아 연구를 목적으로 2007년 초에 설립된 순수 민간 Think Tank이다. 이번에 NEAR재단이 한국의 경제생태계 연구에 착수한 것은 주변 강국들에 둘러싸여 있는 한국이 생존과 통일의 길을 닦아나가기 위해서는 한국 경제의 회생이 중요한 기초 여건이 된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14명의 경제 전문가가 위기의 한국 경제를 진단하고 있다. 정덕구 NEAR재단 이사장을 비롯하여 금재호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 김도훈 전 산업연구원 원장, 김동원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초빙교수, 김정관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관, 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손동원 인하대학교 경영학과 고수,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이삼식 한양대학교 교수, 이정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원장, 정용덕 금강대학교 행정학 석좌교수, 최병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최상덕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이 진단하는 한국 경제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발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국민경제의 병리 현상과 경제생태계의 변화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5쪽)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 '경제생태계:총론'과 2부 '부문별 생태계'로 나뉜다 1부에는 1장 '한국 경제의 제 문제와 생태계 접근의 필요성', 2장 '생태계 관점에서 본 한국 경제 진단', 2부에는 '1장 '가계 부실 생태계와 정책 방안', 2장 '금융산업생태계 현황과 육성 방향', 3장 '생태 구조의 측면에서 본 노동시장', 4장 '건강한 기업생태계의 조건', 5장 '중소기업생태계 문제점 분석 및 혁신 방안', 6장 '산업생태계의 정체 현상과 개선을 위한 제언', 7장 '과학기술 혁신의 생태계 진단', 8장 '복지 체제와 연금 체제의 생태적 구조', 9장 '한국의 인구생태계', 10장 '교육생태계의 현황과 과제', 11장 '국정 운영과 국가정책 생태계', 요약정리 '한국의 경제생태계, 어떻게 회생시킬 것인가'가 이어지고, 에필로그 '미완성 교향곡의 연주를 부끄럽게 마치며'로 마무리 된다.
총 600페이지가 넘는 다소 두꺼운 분량에 압도된다. 하지만 14명의 경제 전문가가 각각 한국 경제를 진단하고 있기 때문에 차근히 읽으며 한국의 경제생태계를 파악할 수 있다. 독자는 한 권의 책을 통해 접하는 이야기이지만, 이 책이 출판될 때까지 수많은 토론과 내부 세미나를 거치며 연구 방향의 기본 골격을 착실히 만들어냈다고 한다. 순서대로 읽어보아도 좋고, 관심 있는 부분을 찾아 먼저 읽어보아도 좋을 것이다. 책을 통해 집약된 지식을 얻을 수 있다면 이 책이 그런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 책을 읽으면 혼자라면 알아내기 힘든 정보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 책은 한국 경제가 당면한 총체적인 문제를 자연생태계의 생성-성장-소멸 또는 진화의 발전 원리를 적용하여 설명하고자 했다. 이러한 생태계 접근 방식으로 살펴본 한국 경제는 후발 산업 국가로서 선진 산업 국가의 기술과 산업 발전을 본받아 추격함으로써 선진국의 문턱까지 왔으나 더 이상 추격할 대상이 없어지면서 성장이 멈춰있는 상태다. 앞으로 혁신을 통해 스스로 선진국 경제로 진화하지 않는다면 고성장 추격 과정에 수반된 생태적 문제들이 작용하여 장기 저성장 경제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이 책의 큰 틀이다. (543쪽)
전체적인 큰 틀을 파악하고 그들이 분석해낸 한국 경제를 바라보면서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해본다. 다소 학술적인 느낌이 드는 책인데, 그래프나 도표로 정리되어 한 눈에 들어오게 정리해주어서 이해하기 용이하다. 다양한 시각으로, 특히 생태계적인 면에서 접근해볼 수 있어서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