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살아도 후회 없이 살고 싶다 -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재미있게 나이 드는 인생의 기술
정태섭 지음, 오상준 엮음 / 걷는나무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이 남은 날 중 제일 젊은 날이다. 무언가 시작해도 일단 지금 시작하면 어영부영 미루는 것보다 가장 먼저 행동에 옮긴 것일 테다.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가끔은 나이가 나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이렇게 해도 될지, 이런 생각을 해도 되는 건지, 나이값을 못하는 것은 아닌지, 여러 가지로 움츠러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그런 틀을 깼다. '쉰이 넘어 새로운 인생을 발견한 의사 가운 입은 예술가'라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한 번뿐인 인생을 원 없이 즐기는 유쾌한 중년의 인생 철학을 이 책《하루를 살아도 후회없이 살고 싶다》를 읽으며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정태섭. 연세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다. 'EBS 명의' 선정 대한민국 영상의학과 전문의이자, 국내 최초 엑스레이 아티스트이다. 엑스레이 사진에 색을 입혀 작품을 만드는데,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작품 4점이 등장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초,중,고등학교 미술 교과서에도 작품이 실렸다.

내가 엑스레이 사진을 이용해 미술 작품을 만드는 '엑스레이 아티스트'로 데뷔한 나이는 53세. 은퇴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나이에 입문했다. 그때 난 이런 생각을 했다.

'앞으로 적어도 20년은 더 살 텐데. 남은 20년,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신나게 놀아보자!' (5쪽_프롤로그 中)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질문을 멈추는 순간, 인생은 지루해진다', 2장 '일상의 가면을 벗으면 인생이 보인다', 3장 '인생에 쓸모없는 일은 하나도 없다, 4장 '사소하고 꾸준한 것들이 인생을 바꾼다', 5장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 인생의 기술'로 나뉜다. 인생에는 여섯 발의 총알이 있다, 너한테 다른 재능이 있을지 누가 아니?, 50대부터 인생시계가 거꾸로 가기 시작했다, 인생은 견디는 게 아니라 즐기는 것, '태양의 후예' 드라마를 보면 흐뭇해지는 이유,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이유, 잘 놀 줄 알아야 성공한다, 환갑 넘은 의사의 스무 가지 취미 생활, 여행은 하면 할수록 더욱 좋은 것, 언제까지 발등에 떨어진 불만 끄고 살 텐가, 일이 안 풀릴 때는 과감히 '스톱!'을 외쳐라, 죽을 때까지 제대로 놀고 싶다면 등의 글을 볼 수 있다. 에필로그 '40가지 과일이 열리는 나무가 가르쳐준 것'으로 마무리 된다.


 

 

 

 


로마의 정치가 카토는 80대에 그리스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그 나이에 그리스어를 왜 배우냐며 카토를 놀려댔다. 그러자 카토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말을 남긴다. "오늘이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잖나." (8쪽)

어디선가 들었지만 출처는 모르고, 그런데 정말 맞는 말이고 멋진 말이라는 생각이 드는 그 문장의 출처를 드디어 알게 되었다. 로마의 정치가 카토의 일화가 지금도 다를 바 없이 적용된다.


'엑스레이 아티스트'가 하는 작업이 그냥 엑스레이 한 방이면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렇지 않다는 것을 <'태양의 후예' 드라마를 보면 흐뭇해지는 이유>를 보며 알게 되었다. 스페인의 바이올린 연주가이자 작곡가인 사라사테는 '에스파냐무곡'과 같은 희대의 걸작을 발표하며 세계 최고의 거장으로 칭송받았는데, 어느 날 그가 자신을 '천재'라 평한 신문을 보다가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고 한다. "37년간 하루도 빼먹지 않고 14시간씩 바이올린 연주를 한 나에게 천재라니……. 그와 마찬가지로 유명세를 타고 나니 저자에게 엑스레이 아트에 관심이 있다며 연락이 오는데, 그 중 작품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주면 열에 아홉은 곧 연락이 뚝 끊긴다고 한다. 나와 마찬가지로 한 번 촬영하면 원하는 작품이 뚝딱 나오는 줄로 알았기 때문일 거라고. 

엑스레이 아티스트가 되려면 엑스레이 장비를 직접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엑스레이 사진도 한 번 찍어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100번 이상 같은 사진을 반복해서 찍어야 한다. 나의 경우 작은 작품은 최소 50시간, 좀 큰 작품의 경우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데 평균 200시간 이상이 걸린다. '한 방'을 노리는 사람들이 하기에 엑스레이 아트는 지나치게 많은 인내심을 요하는 작업인 것이다. (83쪽)


우리는 너무 빨리 한계를 설정하곤 한다. 요즘은 초등학생들에게도 지금 시작해도 늦는다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한다. 그러니 당연한 듯이 마흔 넘으면 무언가 새로 시작한다는 것을 생각지도 않아야 사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인식하게 마련이다. 사는 건 원래 고통이지 재미를 찾기 힘든 것이라 생각한다면 이 책을 통해 생각을 바꿔보자. 쉰이 넘어 새로운 인생을 발견한 의사의 이야기가 당신의 심금을 울릴 것이다. 이렇게 살 수도 있구나, 이렇게 살아도 괜찮겠구나……. 읽으면서 힘을 얻는 책이다.


나에게 주어진 인생을 멋지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책이다. 늦었다 한계를 긋지 말고 나만의 속도로 내가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즐겁게 살아간다면 그것만으로도 멋진 인생이 될 것이다. 다시, 인생이 두근거리는 느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사는 재미를 잃은 중년에게 권하고 싶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퐁당살롱 2018-01-24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에게 필요한 책이네요.
20년간 했던 일을 접고 육아한다며 쉰지 반년. ᆞ개인사업하다 월급받고 싶어 잡코리아 뒤적이는데 경력없고 나이 많아서 움츠려들고 조급해지고 있거든요.
꼭 읽어보렵니다.
담아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