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지혜는 어리석은 듯하니 - 옛글 57편이 일깨우는 반성의 힘 아우름 18
김영봉 지음 / 샘터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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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 제18권《큰 지혜는 어리석은 듯하니》이다. 옛글 57편이 일깨우는 반성의 힘을 담았다. 저자 김영봉은 한문학을 전공하였고, 현재 연세대학교 강사와 한국고전번역원의 번역위원 및 강사를 겸하고 있다. 대학 외에도 여러 한문 교육 기관에서 경서, 한시 등을 강의하고 있으며 특히 한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고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옛글 읽기> 칼럼을 월간《샘터》에 5년간 연재하면서 염량 세태를 비판하는 신랄함으로 인기를 모았다. 이 책은 10여 년 전부터 5년에 걸쳐 월간《샘터》에 연재했던 글을 약간만 수정하여 다시 모은 것이다.

이 조그만 책자가 누군가에게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소박한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그래서 그가 보다 상식적이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는 구성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여는 글 中)

 

다음 세대가 묻다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김영봉이 답하다

"성찰하는 자세입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끊임없이 질문하는 사람이 지혜롭고 아름답습니다. 나를 돌아보고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책뒷표지 中)

 

이 책은 총 2장으로 구성된다. 크게 1장 '반성이 있는 하루', 2장 반성의 힘'으로 나뉜다. 이규보, 오광운, 이덕홍, 서거정, 이이, 정약용, 이덕무 등의 옛글을 바탕으로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저 옛글만 나열된 것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조언이 되어 독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제공한다. 옛 문장을 눈여겨 보다보면 지금의 우리 삶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지표가 된다. 저자가 짚어주는 의미를 되새기며 옛글에 시선을 집중해본다.

 

이 책은 얇으면서도 인문학적 지식을 쌓아가는 데에 부담이 없는 책이다. 옛글을 담았지만 한자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부담없는 책이다. 원문이 아니라 짤막한 글에 집중해서 읽으며 생각에 잠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면 특히 와닿는 글에서는 원문이 궁금하게 생각될 것이다. 그 때에 한문은 찬찬히 읽어보면 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에게 평생 지표가 되는 문장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인 '큰 지혜는 어리석은 듯하니'는 본문에 있는 글 중 하나이다. 가치관이 많이 바뀌어버린 세상이라는 점을 깨닫는다.

우리말에 잔꾀를 모르고 우직하기만 한 사람을 '고진하다'고 하는데, 지금은 들어보기도 어렵고 국어사전에도 올라 있지 않다. 일부 인터넷 사전에서는 고집 있는 사람, 꽉 막힌 사람으로 풀이하고 '좋은 뜻이라고도 나쁜 뜻이라고도 하기 어렵다'는 이상한 언급을 하였다. 이어지는 풀이에서는 '옛것을 지키며 진실하고 성실하게 사는 성격의 소유자를 일컫는다'고 하였으니 이 이상 좋은 뜻이 어디 있겠는가. 가치관이 전도된 세상이라 좋은 것을 좋은 줄 모른다. 순 우리말처럼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古眞'이란 한자어이다.《노자》에서는 '큰 기교는 졸렬한 듯하다'고 하였다. 같은 어법으로 '큰 지혜는 어리석은 듯하다'고 할 수도 있다. 간지(奸智)가 판치는 세상에 한번쯤 음미할 만한 말이다. (74~75쪽) 

 

아우름 시리즈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각각의 저자가 들려주는 인문교양 서적으로 청소년에게 인문학적 지식과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틀을 제공해준다. 계속 출간될 예정이고, 지금까지 출간된 책들도 청소년 추천도서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각 권마다 저자만의 지혜가 집약되어 있고 특색이 있어서 이번 권은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궁금해진다. 한 권씩 마음에 담다보면 인문학적 사고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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