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미술관 산책 - 인상주의 화가들을 따라나서는 여행 미술관 산책 시리즈
이영선 지음 / 시공아트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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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파리에 다녀왔다. 이번 여행의 목표는 미술관, 박물관 산책. 사실 예전에 파리에 갔을 때에는 예술 작품에 관심도 애정도 없어서 미술관 박물관은 제외하고 돌아다니기로 했었다. 나중에야 관심이 생겼는데, 줄줄이 출간되는 예술 관련 서적을 보고 왜 그곳들을 외면했었는지 땅을 치며 후회도 했다. 사진으로만 보는 것과 실물을 보는 것은 천차만별이다. 벼르고 별러서 드디어 기회를 만들었다. 잘 알려진 루브르 박물관 이외에 어떤 곳이 좋을까 생각하던 중 이 책《프랑스 미술관 산책》이 눈에 들어와서 읽어보게 되었다.

 

 

오랑주리 미술관 앞에서《프랑스 미술관 산책  

지하철역 1.8.12호선 콩코드Concorde역에서 나와서 조금만 걸어가면 있다.

매주 화요일 휴관.

오랑주리-오르세 패스를 이용하면 이용에 편리하다.

 

이 책의 저자는 이영선. 파리 8대학 조형예술학과에서 뉴미디어 미학을 전공하고 동대학 철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프랑스와 유럽 곳곳의 미술관과 극장, 공연장 등을 떠돌며 '예술은 왜 여러 장르로 존재할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미학을 공부하게 되었다. 현재 대학에서 미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영역의 현대 예술에 대해 강의한다.

 

이 책에는 영원한 인상주의의 천국 오르세 미술관, 인상주의의 새로운 보고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모네 예술의 결정체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 인상주의와 모더니즘의 만남 오랑주리 미술관, 빈센트 반 고흐를 위한 오마주, 툴루즈-로트렉 미술관, 엑상프로방스 그리고 세잔이 담겨있다. 이번 기회에는 오랑주리 미술관과 오르세 미술관에 방문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다른 곳은 다음 기회에! 파리는 또다시 가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곳이니 아껴두기로 했다.

 

오랑주리 미술관은 모네의 <수련> 연작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굳이 직접 봐야할까, 하는 나의 질문 앞에 이 책 속 저자의 한 마디가 발길을 재촉했다. "나에게 <수련>은 음과 색 혹은 미술과 음악이라는 두 개의 장르를 이어주는 하나의 사건이었다. (185쪽)"라는 발언은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수련>의 색을 최상의 조건에서 감상하도록 설계되었다는데, 사진으로 보는 것과 다른 느낌을 줄 것이라는 생각에 아침 일찍 그곳으로 향했다.

 

 

 

 

오랑주리 미술관은 1927년 모네의 <수련>을 기증받으면서 개관했는데, 이때 모네는 "시민에게 공개할 것, 장식이 없는 하얀 공간을 통해 전시실로 입장할 수 있게 할 것, 자연광 아래에서 감상하게 할 것"을 조건으로 규모가 큰 8점의 <수련>을 기증했다고 한다. 이로써 1층 전체를 자연 채광으로 바꾸는 공사가 시작되었다고. 수련을 위한 미술관이라는 수식어답게 오랑주리 미술관은 가장 먼저 수련의 거대한 작품 앞에 서게 된다.

 

지하 전시실에도 르누아르의 작품 25점, 세잔 작품 15점, 고갱의 작품 1점, 모네의 작품 1점 등, 그리고 피카소의 작품 12점, 모딜리아니의 작품 5점, 마리 로랑생의 작품 5점, 샤임 수틴의 작품 22점 등 후기 인상주의 회화를 포함하여 총 146점의 작품이 있다고 이 책은 알려준다. 수련을 비롯하여 대표 작품들을 엄선하여 설명해놓은 이 책을 미리 읽고 가니, 아는 만큼 보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한 역시 작품은 실물을 보는 것이 사진으로만 보는 것보다 훨씬 나에게 강렬하게 다가온다.

 

 

 

 

다음으로 가게 된 곳은 오르세 미술관. 오랑주리에서는 지하철로 두 정거장 정도 떨어져 있는 거리이다. 오랑주리에서 나오면 다리 건너에 오르세 미술관이 보인다. 하지만 미술관을 하루종일 걸어다니려면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니 길을 걷는 것은 아껴두기로 하고 지하철에 올랐다.

 

오르세 미술관에서《프랑스 미술관 산책

오르세 미술관은 지하철 12호선 솔페리노 역에서 나와 5분 가량 걸으면 볼 수 있다.

오랑주리-오르세 패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하루에 두 곳을 갈 경우)

2층에 긴 의자가 있어서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

오디오 가이드는 5유로. 한국어도 있다.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

 

 

오르세 미술관은 이 책의 맨 처음에 나온다. 인상주의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지이니 유명한 작품 앞에서 북적북적 사람들이 가득할 것이라는 건 예감할 수 있는 일이다. 전혀 낯선 모습보다는 어느 정도 아는 것이 있을 때에 더욱 반가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오르세 미술관은 이 책은 물론이고 교과서나 알음알음으로 알게 된 작품들을 만나게 되어 더욱 반갑고 감격스러웠다. 말로만 듣던 위대한 작품들의 실물을 직접 맞닥뜨리고 그 힘을 느껴본다.

정말로 그림은 말을 한다. 나는 오르세에서 그것을 확신했다. 이곳에 오면 위대한 그림들이 서로 매혹되고 흔들리며 침투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23쪽)

 

저자가 직접 미술관에 가서 느낀 감상과 함께 작품을 소개해주어서일까.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에 매혹되어서일까. 저자와 함께 미술관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게 된다. 이 책은 미술관 산책 이전과 이후에 도움을 줄 것이다. 특히 미술관 산책 바로 직전에 잊지 말고 꼭 보아야 할 것들은 메모를 해두거나 마음에 톡톡히 새겨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미술관에 가서는 작품만 온전히 보기에도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게다가 외투나 배낭은 맡아주어도 핸드백은 보관을 안해주니 꼭 참고해야 한다. 가벼운 몸으로 화가들의 작품을 낱낱이 살펴보아야 뿌듯할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미술관들은 모두 가보고 싶을 만큼 매혹적이다. 모르면 몰랐지 알고 나면 직접 가서 작품들을 보고 마음에 담고 싶어진다. 하지만 제한된 시간과 체력이 문제. 아쉽지만 다른 곳들은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파리에 또 가고 싶은 이유가 하나 생겼다. 다음에도 이 책이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내가 발견하지 못할 작품들을 짚어주고 안내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프랑스 미술관에 간다면 꼭 한 번 이 책을 먼저 읽고 가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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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6-12-12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과 비교하면서 직접 미술작품을 보는것 정말 좋을것 같아요. 예전에 파리 여행이 떠오르네요.
정말 좋으셨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