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선술집, 오술차의 기적 - 장사는 "악악"대며 하는 게 아니다
엄륭.김경환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관심분야가 아니어도 눈길을 끄는 책이 있다. 이 책에서 풍기는 자신감이라고 할까, 에너지 넘치는 열정때문이었을까. 선술집을 할 생각이 없으니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으나, '주인이 잘 놀아야 장사가 잘 된다!'는 말에 공감하며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은 선술집이라면 인간친화적인 주인이 제격일 것이다. 열심히 일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놀고 어울려야 꾸준히 오래가는 장소가 될 것이다. 만화『심야식당』도 그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계속 보게 되었고, 이 책도 사람 냄새 나는 공간을 보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펼쳐보게 된 것이다.

 

술집에 대해 잘 모르니 이 책을 통해 오술차라는 곳을 처음 보게 되었다. 오술차는 사당역에 있는 작은 선술집으로 '오천 원의 술상 차림'이라는 의미이다. 이곳에 가면 손님을 친구로 만들며 재밌게 장사하는 주인장과 그들과 술 한잔 기울이며 인생의 고민과 기쁨을 나누는 손님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가깝다면 그곳 분위기가 궁금해서라도 한 번 들러보고 싶은 곳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더욱 그런 느낌이 들 것이다. 처음에는 그냥 이런 곳이 있나보다 정도의 생각을 했는데, 계속 읽다보니 이런 곳이 주변에 있다면 꼭 한 번 가보고 싶어진다.

 

프롤로그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물론 장사를 하는 데에는 특별히 정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하는 것은 외식업 선배들의 조언과는 반대의 방향이다. "휴일 없이 빡세게 영업하기, 죽을 각오로 일해라, 인테리어는 고급스럽게 해야 오래 써먹는다, 권리금이 높더라도 좋은 자리에 들어가라……." 큰일이다. 일반적으로 상식처럼 알려져있는 방법과 정반대로 행동했다는데 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물론 잘 되었으니 이렇게 책을 출간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이렇게 신나게 창업하고 장사해도 안 될 건 없구나' 하고 독자들의 생각을 조금 더 넓힐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한다. 같은 업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교훈일 것이다.  

우리는 외식업을 시작하려면 '죽을 각오부터 해라.'는 말보다는 '즐길 준비를 해라.'가 훨씬 더 좋은 조언이라 생각했다. 우리에겐 '주인장이 즐거워야'는 있으면 좋고 없어도 되는 옵션이 아니었다. 외식업을 시작하기 전에 내린 분명한 결론이었다. (20쪽)

 

감동과 정보를 모두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는 영업의 기술이라기 보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푸근한 느낌이 들었다.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을 우리는 잊고 지낸다. 무조건 부지런히 죽을 각오로 달려들면 잘 될 줄 안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은 이야기해준다. 이 책의 저자들은 그냥 설렁설렁 놀면서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손님의 감정을 건드려 추억을 만들어줄지 온통 고민한 흔적이 이 책에 고스란히 느껴진다. 단골들에게 개인 잔을 선물하고 개인 잔 보관함을 한 곳에 마련해둔 다거나 각종 이벤트를 연다든지, 손님의 감정을 헤아려준다. 가끔은 혼자서도 오는 단골 손님 이야기를 보면 누구든 편안하게 갈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선술집에서 맛있는 메뉴는 기본, 아이디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돋보인다.

 

일이라고 생각하고 하면 흥미를 잃기 쉽다. 하지만 즐긴다고 생각하면 아이디어가 샘솟는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며 알 것 같다. 저자들은 하고 싶은 일이 많다고 한다. 가맹사업 이외에도 술 공장도 짓고 싶고, 식자재 물류회사도 운영하고 싶고, 직영 농장도 갖고 싶고 외식업 벤쳐캐피탈이라는 영역도 개척해보고 싶다고.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한다.

 

외식업을 준비하는 사람 및 시작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즐겁게 읽으며 자신만의 멋진 창업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반드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에 나온 것이 물론 정답인 것만은 아니겠지만, 자신에게 맞는 부분을 잘 찾아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이 책이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자기스타일로 진행해나가는 데에 힘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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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1-25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오술차 컨셉이 저랑 딱일것 같은데... ㅋ 가까우면 정말 한번 가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