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된 엉뚱한 생각들 - 만화로 보는 철학이란 무엇인가 원더박스 인문 과학 만화 시리즈
마르흐레이트 데 헤이르 글.그림, 김기철 옮김, 안광복 감수 / 원더박스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만화로 보는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만화로 보는'이라는 수식어가 마음에 들었다. '철학'이라는 것은 일상 생활에서 쉽게 떠올리기 힘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소 어렵고 무거운 주제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만화'로 본다면 부담없이 읽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만화라는 매체는 손쉽게 접할 수 있어서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철학이 된 엉뚱한 생각들』을 읽으며 철학적 관심을 키울 계기를 마련해보았다.

 

 이 책의 글과 그림은 마르흐레이트 데 헤이르가 쓰고 그렸다. 신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나 만화가가 되었다는 이력이 독특하다. 2007년 <트라우> 신문에 철학 만화인 「리포츠」를 연재하기 시작했으며, 『철학이 된 엉뚱한 생각들』은 그 결과물이라고 한다. 감수자의 말을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이 책의 몇몇 부분들은 만화처럼 술술 넘어가지는 않을 듯싶다. 때로는 이해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소중한 지혜는 쉽게 얻어지는 법이 없다. 영혼과 삶을 맑고 튼실하게 가꾸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

 

 이 책은 감수자의 말대로 만화처럼 술술 넘어가지는 않았다. 난해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철학을 하느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멈춰서서 차근차근 읽어보게 된다. 일상 속에서 깊이 생각하지 않게 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고, 천천히 생각에 잠기게 된다. 철학책다운 책이고, 이해의 폭을 넓혀 주어서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철학이라고 하면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이 책에서는 친구와 이야기하는 듯 쉽게 풀어서 썼다. 철학은 우리 삶과 가까이 있는 친구같은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에는 서양철학의 기초부터 중세철학을 거쳐 중세 이후의 철학까지 전체적인 흐름을 짚어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현대 철학 부분에서는 분량 문제로 더 많은 내용을 담지 못했나보다. '할 말도 남았고, 그림으로 그리고 싶은 내용도 많은데......키르케고르, 칸트, 쿤, 마르크스도 넣고 싶었어......'(118쪽) 우왕좌왕하며 땀뻘뻘 흘리는 모습을 보며, 좀더 책을 두껍게 해서 상세하게 다룬다고 해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좋을텐데 아쉬움이 느껴졌다.

 

 깔끔한 그림체와 한 눈에 들어오는 글은 철학적인 생각에 잠길 계기를 마련해준다.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서양철학에 한 걸음 다가가는 느낌을 받게 된 책이다. 이런 식의 구성, 정말 괜찮다. 만화로 보는 철학책, 『철학이 된 엉뚱한 생각들』은 철학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얇지만 알찬 구성에 읽는 시간이 오래 걸렸고, 생각도 많이 하게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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