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민주주의 - 새로운 위기, 무엇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가
야스차 뭉크 지음,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얼마전 선거가 있었다. 평소에 정치에 큰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그 무렵 만큼은 관심을 갖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외면해버리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미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민주주의는 우리 사회의 정치 체제이며 그것이 최선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은 '위험한 민주주의'라 말한다. 열렬하게 사수해 온 민주주의는 이미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번영의 시대가 끝났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위협에 대처하라!'고 경고한다.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위험한 민주주의》를 읽어보게 되었다.


 


권위주의적 포퓰리즘의 부상은, 민주주의를 더 이상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미래의 정치 체제로 가정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 훌륭한 책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것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에 크게 기여한다.

_마이클 샌델,《정의란 무엇인가》저자

 


이 책의 저자는 야스차 뭉크. 포퓰리즘의 부상과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연구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학자이자 작가이며 연설가이다. 현재 하버드 대학에서 정치 제도에 대해 강의하고 있으며, 미국의 정치 분야 싱크 탱크인 뉴 아메리카 재단의 수석 연구원이자 토니블레어 국제 변화 연구소의 전무 이사로 재직 중이다.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평화롭고 번영한 시대에 살면서 부귀를 누려 왔다. 지난 몇 년 동안의 사건들이 혼란스럽고 심지어 어쩔 줄 모를 만한 것이었을지라도, 우리는 여전히 더 나은 미래를 만들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30년이나 15년 전과 달리 지금은, 더 이상 느긋한 마음으로 미래의 영달을 기대할 수 없다. 민주주의의 적들은 수호자들보다 사회의 틀을 바꾸는 일에 더 몰두하고 있다. 평화와 번영을, 국민자치와 개인의 권리를 보존하고자 한다면, 지금이 평상시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이 특별한 때에 특별한 길로 나아가야 한다. (서론 중에서)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서론 '환상에서 벗어나기'를 시작으로, 1부 '자유민주주의의 위기'에는 권리 보장 없는 민주주의, 민주주의 없는 권리 보장, 무너져 내리는 민주주의를, 2부 '위기는 어디서 왔는가?'에서는 소셜 미디어, 경제 침체, 사람 잡는 정체성을, 3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서는 민족주의 길들이기, 경제 뜯어고치기, 시민들의 신뢰 되찾기에 대해 설명한다. 결론 '신념을 위해 싸우자'로 마무리된다.

 


민주주의는 이미 무너지기 시작했지만, 우리는 '에이, 설마' 하는 생각으로 넘어갈지도 모른다. 제목과 초반에서 약간 미심쩍은 느낌으로 읽기 시작했다면, 저자 야스차 뭉크는 차근차근 하나씩 반박하며 논리적으로 차분하게 설명해나간다. 어느덧 '아, 그렇구나'하는 생각으로 그의 말에 수긍을 하면서 읽어나가게 된다.


특히, 바로 우리가 격변의 시대에 살고 있고, 지금 시대의 우리와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기에 솔깃하게 읽어나간다. 바로 우리가 수상한 시대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는 수상한 시대에 살고 있다. 정치 영역에서 큰 위험이 실재한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가 결정적 순간에 옳은 일을 하려면, 기꺼이 희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 우리가 포퓰리스트들과의 다음 전투에서 패배한다면, 전쟁은 너무 빨리 끝날 것이다. (339쪽)


쉽게 읽어나가게 되는 책은 아니지만 꼭 한 번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평소에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어느 순간 한 번쯤은 정치에 대해 눈여겨 보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정치의 현주소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앤 마리 슬로터의 추천사에 동의한다. 일단 펼쳐들면 이 책이 예리하게 짚어줄 것이다. 정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짚어보고 싶을 때,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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