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렌 암스트롱, 자비를 말하다 - TED상 수상자가 제안하는 더 나은 삶에 이르는 12단계
카렌 암스트롱 지음, 권혁 옮김 / 돋을새김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친절한 작은 행동 하나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꾸기도 한다·······


  윌리엄 워즈워스는 이 같은 상징 순간을 잘 표현했·······다.


    우리 삶에는 시간의 점이 있다.

    이 선명하고 두드러진 점은

    회복의 힘을 지녀

    거짓된 의견과 다투려는 생각

    혹은 견디기 힘들고 지독한 중압감으로 낙망할 때

    소소한 일과 만남의 일상 언저리에서

    우리 마음은 힘을 얻고 모르는 사이에 회복된다.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을 위한 ‘소중한 시간의 점’을 만들어내며, 그 시점들 중 다수는 워즈워스가 또 다른 시에서 표현한 것처럼 “작고, 이름 없고, 기억되지 않는 친절과 사랑의 행동”이며, “선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부분”을 형성한다.(139-140쪽)


정직하게 말하면, 한 번 사는 인생이니 나도 위대하고, 유명하고, 기념비적인 사람이고 싶다. 그러려면 어찌 할까? 워즈워스는 답한다. 작고, 이름 없고, 기억되지 않는 친절과 사랑의 행동을 하라. 왜냐하면 그것이 그런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부분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 가장 훌륭한 부분을 시간의 점이라 부른다.


점은 면적이 없다. 면적 없는 점 없이는 면적 있는 면 없다. 점을 누락하고 면을 이루려는 허영이 사이비 위대, 유명, 기념비를 조작한다. 거대한 돈 불법 상속 받은 재벌 총수, 독재자 아비 후광 업고 대통령 된 딸, 간 큰 사이비 영매의 후계로 지목된 비선실세, 상업인문 열풍에 편승해 가짜 치유 팔아먹는 흉내 철학가, 해탈과 구원을 볼모 잡고 영성 사기 치는 기업 종교인·······모두 거짓된 의견, 다투려는 생각, 견디기 힘들고 지독한 중압감이 주는 낙망에서 회복시키기는커녕 도리어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두억시니다.


참으로 위대하고 유명하고 기념비적인 사람은 소소한 일과 만남의 일상 언저리에 주의를 기울이며 거기 깃드는 사람이다. 깃들어 마침내 소소한 일과 만남의 일상 언저리가 되는 사람이다. 아니 참으로 위대하고 유명하고 기념비적인 사람은 그 작고 이름 없고 기억되지 않는 사람과 본디 조금도 다르지 않은 존재라는 진실을 되살리는 사람이다. 위대하다는 의식, 유명하다는 의식, 기념비적이라는 의식은 그 자체로 저주다.


엊그제 한 청년이 내 통장으로 이만 원을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백만 원가량 치료비 지급을 유예한 상태다. 그 가운데 일부를 낸 거다. 메시아라는 주장과 확신을 거듭하는 그에게 내가 요구한 것은 작은 노동이었다. 그 노동의 대가로 치료비를 지급하는 일부터 하지 않으면 메시아 주장과 확신은 모두 악마의 협잡에 지나지 않는다고 명토 박았다. 부디 그가 점점의 작은 행동을 통해 영혼의 건강을 회복하기 바란다. 작고, 이름 없고, 기억되지 않는 시민으로 3월 1일 저녁 촛불 들고 광화문에서 그를 조우한다면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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